[저축은행 매물 분석]상상인저축의 명암, '알짜'와 '부실' 사이OK금융 인수협상 막바지, 통합여부 주목…경인권 영업 '장점'
유정화 기자공개 2025-07-08 13:00:09
[편집자주]
저축은행업계 전반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저축은행 79곳 중 잠재매물로 거론되는 매물은 20여곳에 이른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영업 여건이 악화하며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을 필두로 수년간 멈춰 섰던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원매자들의 시선은 어떤 저축은행을 향할까. 더벨은 시장에서 거론되는 저축은행 매물들의 히스토리와 강점과 약점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7월 07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K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실사에 착수한 이후 약 7개월간 이어진 협상에서 가장 큰 쟁점은 매각가였지만 최근 양측간 이견이 좁혀지며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막바지 단계에 접어 들면서 인수 후 합병을 진행할 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성남 분당구에 본점을 두고 있는 상상인저축은행은 OK저축은행엔 없는 인천·경기도 '알짜' 영업구역을 보유했다. OK금융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영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과거 상상인저축은행의 고성장을 이끌었던 기업대출 특화 포트폴리오는 강점이자 위험 요인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은 현재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전성에 직격탄을 맞으며 수익성도 크게 악화된 상태다.
◇매각가 이견 좁히며 협상 급물살…업계, 별도 운영 전망

상상인그룹은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해왔다. 2019년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가 저축은행법 위반 혐의로 직무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상상인그룹은 금융당국으로부터 계열 저축은행에 대한 주식 처분 행정명령을 받은 데 따른 조치다.
업계 관계자들은 OK금융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가 9부 능선을 넘었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상상인은 매각을 서둘러야 하는 입장"이라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금까지 고려해 OK금융이 제시한 가격과 근접한 수준에서 막바지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수 이후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당초 OK저축은행이 상상인저축은행을 흡수 합병하는 식으로 자산 규모 1위 저축은행으로 도약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그러나 올 1분기 자산 기준으로 이미 SBI저축은행을 넘어선 만큼 최근엔 두 법인을 별도로 운영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합병보다는 별도로 운영하는 게 시장 대응력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두 법인이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 전략, 상품 구성, 금리 정책 등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합병을 위한 과정도 단순하지 않아 상상인그룹, J트러스트그룹, 다우키움그룹 등도 각각 2개 저축은행을 두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과 내부 시스템 통합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며 "장기적으로는 비용 절감 측면에서 합병이 유리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분리 운영이 효율적인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대출로 뜨고 진 상상인저축, 부실채권 매·상각 '주력'
상상인저축은행의 전신은 1972년 설립된 한진실업이다. 임대업을 주업으로 하던 한진실업은 그해 말 상호신용금고 인가를 받는다. 한진상호신용금고, 경기솔로몬상호저축은행, 공평저축은행 등의 상호를 거쳤다. 이후 상상인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상상인(옛 텍셀네트컴)이 인수하면서 2018년 상상인저축은행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상상인그룹에 편입된 이후 전성기를 맞았다. 부동산 담보대출과 전환사채(CB) 투자 등 기업금융 중심의 영업 전략을 펼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8년 말 1조4808억원이었던 자산은 2022년 말 3조5422억원까지 늘었다. 특히 부동산 호황기 부동산 담보대출에 주력하면서 수익성을 챙기며 자산 성장을 이뤄냈다.
여신 포트폴리오를 보면 올 1분기 총여신(1조8545억원)에서 기업대출(1조3772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74.3%다. 2022년 말에는 기업대출 비중이 85.9%에 달했다. 담보별 대출금을 보면 총여신의 49.3%가 부동산 담보 대출, 15.7%가 동산담보대출로 나타났다.
반면 OK저축은행은 비교적 고른 포트폴리오를 보유했는데, 가계대출 비중이 더 높다. 올 1분기 기준 총여신(10조8537억원) 중 기업대출이 4조9109억원(45.2%), 가계대출 5조3070억원(48.9%) 수준이다. 2022년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비중이 53.7%, 41.7%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가계대출에 보다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가파른 성장 배경에는 '알짜 영업구역'도 한 몫했다. 성남 분당 본점을 중심으로 인천·경기권에 탄탄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인구, 산업구조가 수도권에 집중된 만큼 OK금융 입장에선 여신 확대가 용이한 영업구역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OK저축은행의 영업구역은 서울, 충청, 호남권 등 3곳이다.
잘 나간던 상상인저축은행은 2023년부터 침체에 빠졌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자, 앞서 내준 대출에서 부실이 잇따라 발생했기 때문이다. 보수적 영업과 동시에 부실자산 정리에 주력하면서 자산은 올 1분기 2조3165억원까지 줄었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이 상승하면서 건전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상상인저축은행은 대손충당금을 대거 쌓아 부실채권 매각과 상각에 집중하고 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2022년 888억원, 2023년 1788억원, 지난해 1482억원, 올 1분기 165억원이다. 같은 기간 대손충당금 중 총 3605억원을 부실채권 정리에 썼다. 2022년 3.58%에 수준이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꾸준히 상승해 올 1분기 9.81%로 나타났다.

부동산 신용공여액도 감소세다. 올 1분기 부동산 신용공여액은 6000억원 수준이다. 2년 전(1조1626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 들었다. 다만 금융당국의 부동산PF 사업성 재평가 등으로 부동산대출 내 고정이하여신은 2024년 3분기 이후 줄곧 300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OK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려는 목적 중 하나는 영업권역 확대"라며 "현재 기업금융 영업 여건이 좋진 않지만, 시장이 회복될 경우 기업금융에 초점을 둔 별도 법인으로 수익을 다각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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