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에스이 IPO]소액주주 "상장 재고하라"…엘티씨는 '당위성' 설득"중복상장 해당" vs "적시 자본 조달 차원"
권순철 기자공개 2025-07-14 08:03:07
이 기사는 2025년 07월 11일 18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엘에스이 상장을 두고 모회사 엘티씨와 소액주주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소액주주 연대 대표들은 상장 철회 혹은 그에 상응하는 투자자 보호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상장보다는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쪽이 더 낫다는 의견도 있다.반면 엘티씨와 기관 투자 참석자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적시에 자금을 조달하는 차원에서 엘에스이 상장이 필요하다고 본다. 수주 변동성이 큰 장비 사업의 특성, 영업과 경영이 독립돼 있는 법인별 상장이 수익 창출에 보다 효율적이라는 현실 등을 고려할 때 상장이 최선이라는 얘기다.
◇엘티씨 소액주주연대·액트 "엘에스이 중복상장 해당, 다시 생각해야"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엘티씨는 전일(10일)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주주 간담회를 개최했다. 반도체 세정 장비 자회사인 엘에스이 상장과 관련해 주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회사의 입장을 소개하는 자리다. 엘티씨 측 고위 관계자와 더불어 소액주주 연대 및 행동주의 플랫폼 액트 관계자, 기관 투자자들의 위임 주주들도 참석했다.
소액주주 연대는 엘에스이 상장이 중복상장에 해당된다는 논리를 전개했다. 지난해 연결 실체에 대한 매출 기여도만 70%가 넘는 '알짜 자회사'가 상장하면 엘티씨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볼 것이라는 주장이다. 기존 주주의 이익이 침해될 수 있는데 이날 회사가 제시한 투자자 보호책은 지난 3월 주주총회 때보다 진전되지 않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엘티씨는 자기주식 매입 및 소각, 무상증자, 현물배당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년부터는 알짜 자회사인 엘티씨에이엠 등 소재 사업의 매출 기여도가 확대됨에 따라 장비 사업 의존도도 낮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엘티씨에이엠의 상장 여부에 관한 질의도 제기됐지만 엘티씨 측은 추가 상장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또한 주주들의 요구를 반영해 다음 번 주주 간담회 때는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투자자 보호책을 마련해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액주주 연대는 엘에스이 상장이 원천적으로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액트 관계자는 "엘에스이와 같은 장비 회사는 캐파를 크게 확대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었다. 또 "지금 수준의 캐시플로와 유동성으로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는 의견과 "상장 강행은 재무적투자자(FI)들의 엑시트를 위한 수단이 아닌가" 등을 언급했다. 일부 소액주주는 상장 철회가 불가능하다면 엘에스이 주식을 현물출자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문의했다.
엘에스이 유상증자가 대안으로 나온 배경이기도 하다. 액트 측의 또 다른 소액주주는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경우 엘에스이와 합병한 뒤 증자를 시행하면 주주들이 크게 반대할 이유가 없지 않겠냐"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반면 엘티씨 측은 예상 합병 비율 등을 고려할 때 최대주주 지분이 지나치게 희석돼 경영권 안정에 문제가 생긴다는 입장이다.
◇엘티씨 "엘에스이 상장, 그룹 성장 동력 확보와 연관"
엘티씨는 엘에스이 상장이 그룹의 성장을 위해 거쳐야 할 마일스톤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엘에스이를 연결 실체에 포함한 상태에서 증자 및 기타 자금 지원을 단행할 경우 모회사는 성장을 위해 키워야 할 핵심 사업 부문에 리소스를 온전히 투입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엘티씨 관계자는 "그룹의 미래 성장은 소재가 기반으로 소재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물론 지난해 재무제표만 놓고 보면 연결 실체에서 소재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반도체 장비 사업 대비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장비 사업은 고객사의 자본적 지출(CAPEX)이 꾸준히 이뤄질 때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라 실적 변동이 크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실제로 2023년 반도체 다운사이클로 SK하이닉스가 투자를 유보하자 장비 납품도 급감하며 엘에스이의 매출액은 2022년(1137억원) 대비 2배 넘게 감소했다.
반면 박리액(Stripper) 등 소재는 고객사의 공정 가동이 멈추지만 않으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게 엘티씨 측 설명이다. 주요 고객사들의 투자 지출이 감소해 장비 사업 실적이 하락세를 띄는 국면에서는 소재 사업이 커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엘티씨 관계자는 "실적 변동성이 낮은 소재 사업에 집중하되, 실적 변동성이 큰 장비 사업 익스포져는 축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엘티씨는 엘에스이 차원에서도 캐파 확대를 위한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단지 수주 공백 기간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실탄을 마련하는 목적을 넘어 재무 부담을 누적시키지 않는 조달 수단이 중요함을 어필했다. 고객사들로부터 1차 벤더라는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선 재무 안정성이 중요한 평가 요소로 알려져 있다.
엘에스이 상장이 FI들의 엑시트를 염두에 두고 결정된 사안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과거 전환사채(CB) 및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하며 외부 투자자들을 유치했지만 상장 시한 등을 명시한 조항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유상증자를 고려하지 않는 배경에 대해서도 "그동안 수차례 증자를 하며 피로감이 누적된 측면도 있고 증자에 동의하지 않는 주주들도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모회사와 자회사의 매출처가 각각 삼성디스플레이와 SK하이닉스로 달라서 사업 모델과 경영 효율상 분리된 회사 형태로 운영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봤다"고 언급했다.
◇감정 격화 우려 시선도…엘티씨 "주주 소통 이어가겠다"
일부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감정이 고조되는 흐름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한 소액주주는 간담회 자리에 모인 주주들을 향해 함께 엘에스이 상장 철회를 외치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참석한 다른 한 주주는 "상장하면 무조건 소액주주들이 손해를 보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입장은 매우 단기적인 관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시간을 갖고 회사에서 준비하는 주주 보상 및 환원 대책을 지켜보는 게 필요하다"고 발언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정적으로 격화되다 보니 루머에 대한 해명 요구까지 나오고 있는데 문제의 본질에서 벗어나 있다"며 "간담회 자리도 서로 비난하고 결국 상장을 철회하란 말을 하기 위해 마련된 게 아니기 때문에 타협점을 찾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엘티씨도 주주와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간 기업설명회(IR) 이력이 부재했던 것도 사실이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공감대는 뚜렷한 모양새다. △정기적인 IR 활동 진행 △주주 간담회 개최 △IR 전용 홈페이지 개설 △IR 소통 채널 강화 등은 엘티씨가 간담회를 계기로 약속한 주주 소통 계획들이다.
추후 주주 간담회 개최도 예고됐다. 엘티씨는 IPO 추진을 지속할 경우 주주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보상 대책 등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탑런 그룹 줌인]홍순광 에이피솔루션 사장 "OLED 장비 역량 입증"
- [그룹의 변신 Before&After]미래 이끌 주역 LS MnM, 메탈 넘어 소재로
- [에이치엔에스하이텍 줌인]글로벌 ACF 강자, 자사주 대량매입 '주주환원 총력'
- 우리은행, 위험가중자산 감소 추세 끝났다
- [상상인저축은행 M&A]'투 뱅크' 노리는 KBI그룹, 시너지 전략은
- 노용훈 예가람저축 대표 연임, 쇄신 보단 안정
- [이사회 분석/현대커머셜]어피니티 추천 사외이사 신규 내정…2석 체제 유지
- 글로벌 네트워크에 힘주는 교보생명, 신중현 전진 배치
- [금융지주 CEO 연임 시험대]BNK금융 경영 승계...독립성 확보 시금석
- [금융사 정보보호 체계 점검]삼성카드, AI 시대 겨냥 중장기 보안 로드맵 마련
권순철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그린광학 IPO]수요예측·일반청약 연타석 흥행…K방산 접점 늘린다
- [Korean Paper]해진공 포모사본드 '3연타'…대만 투자자 신뢰 정착
- [케이뱅크 IPO]코스피 예비심사 청구 확정…공모규모 줄였다
- [큐리오시스 IPO]공모 흥행 덕본다…'R&D 업그레이드' 실탄 확보
- 엔화 외평채에 담긴 의미
- [증권사 CEO 연임 기로]신명호 대표 체제 2막, '볼링핀 전략' 성과 관건
- 이지스 디지털 트윈 시연, 글로벌 스포트라이트 '집중'
- [영상]공모주 단타와의 전쟁, 패러다임이 바뀐다
- 새둥지 마련 LX홀딩스, 투자수요 '1조' 모았다
- [Deal Story]삼성 일가 대규모 블록딜, 브랜드파워 앞세워 '속도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