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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VC 자본시장 활용법]'책임투자' LB인베스트, CB·유증 없이 1.5조 운용사로LG그룹 자본금 기반 'GP커밋' 투입, '통큰 배당' 주주친화 행보 병행

이성우 기자공개 2025-07-24 08:04:52

[편집자주]

글로벌 시장에서 벤처캐피탈(VC)이 주식 시장에 상장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이와 달리 한국에선 유독 많은 VC들이 증시에 입성해 거래되고 있다. 더벨은 한국의 상장 VC들의 증시입성 이유를 돌아보고 이들이 어떻게 자본시장을 활용하고 있는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7월 23일 08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설립 29년차 LB인베스트먼트는 LG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탄생했다. 300억원 자본금으로 출발한 하우스는 이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운용사출자금(GP커밋)을 투입했다. 덕분에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발행 없이 운용자산(AUM) 1조5000억원을 넘긴 중견 벤처캐피탈로 자리매김했다.

2023년 코스닥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 역시 대부분 펀드 출자에 사용하며 LB인베스트먼트는 책임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이익뿐만 아니라 손실도 함께 지겠다는 의지에 출자자(LP)들도 하우스에 신뢰를 보내고 있다. 더불어 상장 이후 2년 연속 통큰 배당을 실행하면서 주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29년차 벤처캐피탈, AUM 1조5000억 돌파

LB인베스트먼트의 전신인 LG창업투자는 1997년 7월 설립됐다. 1990년대 후반은 벤처 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지는 시기였다. LG그룹은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벤처 생태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미래 기술을 확보하고자 했고 LG전자와 LG전선이 공동 출자해 LG창업투자를 설립했다.

2000년에는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되며 LG벤처투자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를 통해 자유롭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다. 2008년에는 현재 사명인 LB인베스트먼트로 이름을 변경했다. 하우스는 당시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서 사모펀드(PEF), 기업구조조정펀드(CRC) 등으로 투자 분야를 확대했다.

이후 대규모 펀드들을 조성하며 운용자산(AUM) 규모를 키웠다. 2009년 12월 934억원 규모 제16호 LB제미니신성장펀드를 결성했다. 2014년에는 1159억원 규모 미래창초LB선도기업투자펀드20호를 결성해 AUM 5000억원을 넘겼다. 이후 △LB혁신성장펀드(1245억원) △LB넥스트유니콘펀드(3106억원) △LB혁신성장펀드II(2803억원) 등을 결성하며 2022년 AUM 1조원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3030억원 규모 'LB넥스트퓨처펀드'를 결성했다. 더벨이 국내 63개 벤처캐피탈을 대상으로 집계한 '2025년 상반기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LB인베스트먼트의 올해 상반기 AUM은 1조5091억원이다.

◇대규모 자본금으로 펀드 결성·GP커밋 투입

전사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B인베스트먼트는 2000년부터 공시를 시작했다. 공시에 따르면 하우스는 2000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단 한 차례도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발행을 하지 않았다. 이는 LB인베스트먼트의 설립 당시 자본금이 상당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LB인베스먼트는 LG전자와 LG전선으로부터 각각 150억원씩 출자받아 자본금 300억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설립 자본금이 50억~100억원 수준인 다른 VC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큰 규모다. 덕분에 1998년 결성한 100억원 규모의 '정보통신전문LG투자조합'에 55억원을 출자할 수 있었다. 나머지 45억원은 당시 정보통신부가 출자했다. 이 펀드는 안철수연구소, 퓨처시스템 등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총 344억원을 회수했다.

1999년 결성된 100억원 규모의 'MIC 99-3 LG투자조합 2호'에도 LB인베스트먼트는 50억원을 출자했다. 같은해 20억원 규모 밀레니엄 LG투자조합 3호도 결성했는데 여기에도 10억원을 출자했다. 또 100억원 규모 'LG CEO펀드'에도 27억7000만원, 100억원 규모 '뉴프론티어 LG투자조합 5호'에도 70억원, 100억원 규모 '에이스 LG투자조합 6호'에도 60억원을 출자했다. 2000년 말 기준 LB인베스트먼트의 총 GP커밋은 272억7000만원에 달했다.

2001년에는 펀드에 출자한 금액이 자본금을 초과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설립 초기 단기 및 장기 차입을 통해 일부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보인다. 1999년 말 기준 LB인베스트먼트는 하나은행에서 5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을,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는 총 110억원 규모의 장기차입을 각각 실행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외화 784만달러(약 90억원)도 장기차입했다. 2001년부터는 단기차입을 실행하지 않았다. 2013년엔 장기차입금을 모두 상환했다. 이후 LB인베스트먼트는 단 한차례도 차입하지 않았다.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은 상장이 유일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2023년 3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203억원을 조달했다. 하우스는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 중 약 140억원을 GP커밋에 사용했다. 이후에도 LB인베스트먼트는 꾸준히 GP커밋 투입에 공을 들였다. 올 1분기 기준 운용 중인 12개 펀드 중 GP커밋 비율이 10%가 넘는 펀드는 총 5개다. 540억원 규모 'LB기술금융펀드 1호'의 GP커밋 비율은 18.52%다.

특히 최근 결성한 3030억원 규모 'LB넥스트퓨처펀드'에는 200억원을 출자하며 책임 투자를 강조했다. 이 펀드의 주요 LP는 산재보험기금, 중소기업중앙회,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군인공제회 등으로 LB인베스트먼트의 책임 투자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상반기 기준 LB인베스트먼트가 운용 중인 펀드에 GP커밋 출자를 약정한 금액은 1025억1000만원이다. 1997년 300억원으로 시작한 하우스의 자본금은 1999년 495억원으로 늘었다. 2000년에는 871억원, 지난해에는 1190억원으로 증가했다.

◇2연속 통큰 배당…범LG가 지배구조 지속

LB인베스트먼트는 상장 이후 매년 배당을 실행했다. 상장 당해인 2023년에는 12월 결산배당으로 1주당 200원씩 총 45억9908만8600원을 현금배당했다. 이듬해에도 같은 규모의 배당을 결정하며 2년 연속 꾸준한 배당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견조한 실적이 2년 연속 통큰 배당의 기반이 됐다. 2023년 LB인베스트먼트는 매출 275억원, 영업이익 84억원, 당기순이익 6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302억원, 영업이익 108억원, 당기순이익 85억원을 기록했다.

지배 구조 변화도 크지 않았다. 설립 당시 LB인베스트먼트 지분은 LG전자와 LG전선이 반씩 가지고 있었다. 이후 1999년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넷째 아들인 구자두 전 LB인베트먼트 회장의 장남 구본천 LB 부회장이 LB인베스트먼트 지분 39.5%를 인수했다.

이후 LB가 LB인베스트먼트 지분을 전량 인수했다. 이후 LB인베스트먼트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LB가 보유한 지분율은 79.5%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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