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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CFO]'첫 공채출신' 김승준 기아 전무, 내실 사수 과제로②상반기 두자릿수 영업이익률 지켜…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 성과 관건

최은수 기자공개 2025-08-14 08:21:05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8월 04일 16시0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9년 대주주가 현대자동차로 바뀐 이후로 기아 재무총괄은 모두 다른 계열사에서 경험을 쌓은 인사들의 자리였다. 2024년 말 임원 인사를 통해 기아 재경본부장(CFO, 사진)에 오른 김승준 전무는 25년만에 '순혈 기아맨 CFO'로 선임되며 전환점을 만들었다.

김 전무는 다른 계열사 이동 없이 기아 한 곳에서만 재직했다. 내부사정에 밝고 영향력 확대에도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아 역시 어려웠던 피인수 시절을 넘어 매출 볼륨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지키는 등 수익성 관리가 김 CFO의 과제로 주어졌다.

◇김승준 전무, 현대차그룹 합류 후 첫 '순혈 CFO'

김승준 전무는 1972년생이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기아가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이후 처음 실시한 2000년 대졸공채를 통해서 입사했다. 입사 후 재경기획팀과 경영분석팀에서 팀장으로 일했다. 이후 미국판매법인 재무총괄 등을 거친 뒤 2021년 재무관리실장에 오르면서 임원(상무)으로 승진했다.

2023년엔 경영관리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어 2024년 11월 진행된 2025년 그룹 정기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고 기아의 CFO인 재경본부장으로 선임됐다. 김 전무는 기아가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후 최초의 '순혈 기아맨' CFO다.


김 전무 이전 재무책임자들은 현대자동차나 옛 현대정공인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다른 계열사에서 경험을 쌓은 뒤 기아 CFO로 이동한 외부 인사들이다. 기아 내부 출신 CFO가 없었던 것과 관련한 특별한 내부 정책이 있던 건 아니다. 다만 1999년 기아 대주주가 현대차로 바뀐 것과 관련이 있다.

기아가 현대차에 인수된 후 대졸공채를 재개한 건 김 전무가 입사한 2000년부터다. 기아의 CFO 인사코드 주로 50대 중반의 남성으로 요약된다. 다만 이 흐름에 비해 2000년부터 공채를 재개한 기아 순혈 임원들의 연배가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인수 후 첫 공채 출신인 김 전무가 1972년생으로 이제 50대 초반을 지나는 인사다.

김 전무가 재무관리실장으로 첫 임원 명패를 받았던 2022년엔 주우정 당시 CFO 휘하에서 근무했다. 주 사장은 김 전무와 마찬가지로 재무관리실장을 거쳤으며 당시 부사장급으로 재경본부를 이끌었다.

그러다 주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뒤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CEO)로 영전하면서 김 전무가 배턴을 이어받았다. 주 사장 산하에 있던 내부 인사를 CFO로 올려 재무라인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재경본부 성과를 높이 사 전체에 대한 보상성 인사를 단행하면서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어가려는 내부 기조를 읽을 수 있다.

실제 기아는 대대로 CFO 및 재무조직 위상이 높은 기업이다. 역대 재경본부장 가운데 절반 이상이 사장으로 승진해 기아 또는 타 계열사 대표이사로 영전했다. 재직 기간에도 이사회 일원으로서 오너를 보좌하고 리더십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김 전무 역시 2025년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사내이사로 합류했다.

◇팬데믹 파고 넘으며 이어 온 '아웃퍼폼 기세' 지속 여부 관건

주 사장의 후임으로 내부 인사이자 순혈 멤버인 김 전무가 선임된 이유는 그간 기아의 재무 및 경영성과가 꾸준하게 아웃퍼폼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기아는 2024년 처음으로 '매출 100조' 시대를 열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창사 81년 만에 처음인데 이 기간 영업이익률도 11.8%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아가 시장 트렌드 변화에 맞춰 레저용 차량(RV)과 친환경차 등 고부가가치 자동차 중심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온 판단이 적중했다. 앞서 RV 및 SVU 등을 포함한 라인업 강화가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고부가가치 및 SUV 포트폴리오는 채산성이 좋다. 판매 증가와 수익성 개선 두 마리 토끼를 잡아냈다.


기아를 제외한 일부 완성차 회사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된 이후 대기수요가 차츰 해소되며 2024년 수익성이 2023년 대비 흔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기아는 2024년 판매량이 2023년과 비슷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세를 유지했다. 스포티지, 소렌토, 셀토스, 카니발 등 고마진 트림 판매비중이 2018년 51%에서 2024년엔 70%대로 상승했한 게 비결이다.

실적으로 승승장구하는 기아와 김 전무의 주요 과제는 예년과 같은 높은 수익성을 유지해 나가는 것으로 꼽힌다. 그가 CFO로 선임된 2024년 공개한 2028년까지 38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은 연간 6조원이 넘는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점을 고려하면 무난히 달성 가능하다.

물론 이 역시 전략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에 따라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때 가능한 이야기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기아는 아슬아슬하게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사수했다. 그러나 매출액은 늘었지만 영업이익 규모가 20% 가까이 후퇴했다.

세부적으로 기아의 올해 상반기 말 매출액은 57조3671억원이었다. 2024년 같은 기간 53조7808억원 대비 6.7% 늘었다. 더불어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판매대수(158만7161대)가 작년 상반기(155만5697대)보다 2% 늘었음다. 그러나 2025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5조7734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694억원) 대비 18.3%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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