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조명받는 공동재보험]재보험사 하나론 부족, 3곳과 순차 계약④시장 주도하는 삼성생명·신한라이프…자산유보형 정착, 손보사 계약에 기여
정태현 기자공개 2025-08-04 12:44:25
[편집자주]
보험업계 역마진 리스크 부각으로 공동재보험이 재조명받고 있다. 금리 하락과 자본 규제 강화가 동시에 닥치면서다. 앞서 판매했던 고금리 저축성보험의 마진이 크게 떨어졌다. 기본자본 중심의 새로운 킥스비율 규제까지 예고되면서 공동재보험이 대안으로 부상했다.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힌 시장 구도와 금융당국의 제도 지원을 중심으로 공동재보험의 현주소와 향후 과제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7월 31일 08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보험과 신한라이프생명보험은 국내 공동재보험 시장을 주도하는 키 플레이어들이다. 수요가 적었던 초창기엔 코리안리와 함께 공동재보험을 시장에 안착시켰고, 최근엔 외국계 재보험사 두 곳과 연달아 계약을 맺으면서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일임식 자산유보형이 도입되는 오는 10월이 새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공동재보험 계약을 분산해 온 삼성생명과 신한라이프가 새 방식에도 선제적으로 접근할지 관심이 쏠린다. 재보험사 중에는 코리안리가 보다 적극적으로 계약을 추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생명·신한라이프, 전 재보험사와 이전·유보형 모두 체결
국내에서 공동재보험을 운용하는 재보험사 모두와 계약을 맺은 원수보험사는 삼성생명과 신한라이프 두 곳이다. 삼성생명은 코리안리와 2건, 스위스리 1건, RGA 1건 등 총 4건의 공동재보험 계약을 맺었다. 신한라이프는 재보험사 세 곳과 각 1건씩 총 3건을 체결했다.

삼성생명과 신한라이프 모두 코리안리와 첫 계약을 체결했다. 코리안리는 2022년 1월 신한라이프와 체결한 2400억원 규모의 첫 딜을 시작으로 2022년과 2023년 삼성생명과 매해 각 1건씩 5000억원이 넘는 대형 딜을 성사했다. 삼성생명과 신한라이프는 코리안리와 함께 국내 공동재보험 정착에 큰 기여를 했다.
국내 전업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외국계인 스위스리와 RGA보다 상대적으로 금융당국과 제도 관련 소통이 원활했던 게 장점으로 작용했다. 애초 신한라이프는 통합 출범하기 전인 2020년 오렌지라이프 시절 외국계 재보험사와 공동재보험을 추진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외국계 재보험사는 100억원 규모의 소형 딜을 준비하던 상황이었다. 공동재보험 제도가 갓 도입된 때라 세부적인 절차에 관해 금융당국과의 정밀한 협의가 불가피했다. 현지 보험사를 통해 축적한 다양한 노하우도 큰 소용이 없었다. 우선 테스트딜 성격의 소형 딜로 금융당국과의 계약 승인 과정을 파악한 뒤 향후 거래 규모를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이후 외국계 보험사에 공동재보험의 활로를 열어준 곳도 삼성생명과 신한라이프였다. 삼성생명은 코리안리와의 계약 경험을 토대로 2023년에는 스위스리와 3000억원 규모의 공동재보험을 체결했다. 이는 스위스리의 국내 첫 계약이자 약정식 자산유보형의 첫 계약이었다. 신한라이프도 올해 4월과 6월 각각 RGA와 스위스리와 공동재보험을 맺었다. RGA와는 자산이전형을, 스위스리와는 약정식 자산유보형을 체결했다.
삼성생명과 신한라이프 모두 세 곳의 재보험사를 통해 자산이전형과 약정식 자산유보형을 체결했다. 계약 조건이 다른 공동재보험을 여러 재보험사와 나눠 체결해 출재 물량을 극대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곳에만 계약이 쏠릴 경우 해당 재보험사의 담보 제공 여력이 제한된다는 걸 고려하는 전략이다. 스위스리는 두 곳과의 자산유보형 계약 경험을 토대로 이후 메리츠화재와도 수천억원대 대규모 계약을 맺었다.
◇외국계 가격 인하 전략도 영향…일임식 유보형 도입 '새 분기점'
삼성생명과 신한라이프의 계약 분산은 외국계 재보험사의 영업 강화 기조와도 맞아떨어졌다. RGA와 스위스리는 시장 초기 여러 제약으로 코리안리에 뒤처진 걸 만회하기 위해 최근 공격적인 영업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비교적 자금 여력이 크다는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반면 코리안리는 가격보다는 리스크관리 솔루션에 초점을 맞춰 영업하고 있다. 맞춤형 공동재보험 구조를 설계해 원수사의 자산·부채 듀레이션 갭을 효율적으로 줄이는 데 집중한다. 출혈 경쟁은 중장기적으로 펀더멘털 악화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걸 고려했다. 코리안리가 안정적인 언더라이팅 수익성을 유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시장 초기인 2022~2023년에는 코리안리의 점유율이 컸고 2024~2025년에는 스위스리와 RGA의 약진이 돋보였다. 지난해 이후 코리안리가 총 2500억원 규모의 공동재보험 2건을 체결하는 동안 RGA와 스위스리는 각각 4건(1조2500억원), 2건(1조6000억원)을 성사했다. 최근 스위스리가 전체 거래 규모 기준으로 코리안리를 넘어섰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가격, 기대 수익률 등을 고려해 재보험 출재 당시 상황에 맞춰 재보험사를 선정한다"며 "리스크 헷지 차원에서 여러 곳과 계약을 맺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일임식 자산유보형이 새로 도입되는 올해 10월이 새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금융감독당국이 새 방식을 안정적으로 관리·감독하기 위해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을 개정하는 만큼 도입 초반에는 제도 관련 대응력이 중요해진다. 그간의 추이를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코리안리가 유리한 고지에 있는 셈이다.
계약 분산 효과를 중시해 온 삼성생명과 신한라이프가 코리안리와 3년여 만에 새로운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도 감지된다. 감독당국에 따르면 한 재보험사가 오는 하반기 계약을 목표로 일임식 자산유보형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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