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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배터리 반전의 서막]SK이노 신용등급 방파제 SK㈜, '밸류업' 위한 전략적 선택⑥자금회수 압박 등 리스크 다른 계열사로 확산 차단…지주사 역할 부각

정명섭 기자공개 2025-08-01 12:54:46

[편집자주]

SK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사업을 꼽으라면 단연 배터리다. SK는 에너지와 통신, 반도체에 이어 배터리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수년간 막대한 리소스를 투입했다. 그러나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와 중국 기업과의 경쟁 심화로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고 '배터리 살리기'는 어느덧 그룹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SK온 중심의 그룹 리밸런싱을 현재 진행형이다. 더벨은 사업구조의 전환점과 실적 반등 기로에 선 SK 배터리 사업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8월 01일 07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가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자본확충에 나선 건 핵심 포트폴리오로 분류되는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 하락이 다른 계열사의 신용도 하락으로 확산하는 걸 막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와 SK㈜의 주가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는 만큼 핵심 자회사의 재무건전성과 사업 경쟁력 회복은 지주사 밸류업에도 직결될 것이란 판단이 깔렸다.

SK㈜는 지난 30일 이사회를 열어 SK이노베이션의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4000억원을 직접 출자하는 안건과 복수의 국내 금융기관이 1조6000억원 규모로 참여하고 이에 대해 SK㈜가 주가수익스왑(Price Return Swap) 계약을 체결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SK㈜가 SK이노베이션의 자본확충을 급선무로 판단한 건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 하향이 지주사가 보유한 포트폴리오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SK㈜는 2024년 초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부임한 이후 그룹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3월 보고서에서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 등급 'Baa3'에서 투자 부적격 등급인 'Ba1'으로 강등했다. 작년에는 S&P가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 최하위 'BBB-'에서 투자 부적격 등급인 'BB+'로 하향했다. 같은 해 11월 SK이노베이션이 SK E&S와 합병하자 사업위험도가 감소했다고 보고 신용등급을 BBB-로 다시 상향했다.


국내 신용평가 3사(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는 2021년 이후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해왔다. 그러나 올 상반기 정기평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실적 개선 전망과 SK E&S 합병에 따른 현금흐름 개선, 모회사인 SK㈜의 신용도 등을 고려해 등급을 유지하면서도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배수를 등급 하향 검토 요인으로 제시했다.

신평사들이 내세운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는 '순차입금/EBITDA 5~7배 초과 상태 지속'이다. 작년 말 기준 SK이노베이션의 순차입금/EBITDA는 12.5배였고 지난 1분기엔 15.2배를 기록해 햐항 트리거를 충족한 상태다. 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자본확충이 없었다면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이 연쇄적으로 하향 조정됐을 것으로 추측한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부문의 대규모 설비 투자가 이어지는 중에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겹치면서 지난 1분기 말 연결기준 총차입금이 49조32241억원, 부채비율은 206.9%까지 오른 상태다.

SK㈜는 SK이노베이션의 지분 55.9%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로서 자본확충 참여를 통해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 조정에 따른 기회비용을 줄이고 성장을 앞당기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의 국내외 신용등급이 모두 투기등급으로 하락할 경우 일시적인 자금 회수 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커진다. 향후 조달 비용 증가와 금융기관 여신한도 축소 등 유동성 리스크가 일시에 발생할 수 있어서다.

SK㈜가 연결자산 215조원의 51%(약 111조원), 연결매출 125조원의 60%(약 75조원)을 차지하는 주력 자회사의 자본확충에 참여를 포기할 경우 SK㈜의 신용도를 토대로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다른 자회사들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11번가 사태에서 보듯 모회사가 대주주로서의 포트폴리오 관리 의무를 포기했을 경우 그룹 전체의 신용도에도 심각한 데미지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용호 SK㈜ 대표이사 사장 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SK이노베이션은 SK㈜에 있어 핵심 자회사로, 자본확충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의 재무구조 안정성을 확보하고 성장 전략을 실행해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궁극적으로 SK그룹의 기업가치에도 중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SK㈜ 주가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SK㈜ 주가와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약 71% 상관관계로 움직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 상승이 SK㈜ 밸류업과 직결돼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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