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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협상 타결]달라질 현대차그룹 미국법인 위상…생산법인 힘실린다⑪미국 수출물량 줄고 현지생산 늘고…'HMA·KUS' 판매법인 위축

고설봉 기자공개 2025-08-06 07:47:59

[편집자주]

한국이 미국과 치열한 협상 끝에 관세 조정안에 전격 합의했다. 8월부터 부과될 25%의 상호관세는 15%로 낮아졌고 자동차에 대한 관세도 15%로 낮추기로 했다. 유럽연합(EU)과 일본에 이어 관세 협상 막차에 탄 한국은 당장 한숨 돌리게 됐다. 이번 관세 협상은 단순한 무역 조건 변화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한국의 입지를 재정의할 변곡점으로 평가된다. 더벨은 국내 산업계와 주요 수출 기업에 어떤 기회와 과제가 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8월 05일 07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품목관세 15%를 적용받는 가운데 향후 현지 법인들의 역할과 위상이 재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완성차 수입 및 판매에 주력해 온 현대차의 HMA와 기아의 KUS 등 법인들은 외형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지 완성차 생산을 위해 설립한 현대차의 HMMA와 HMGMA, 기아의 KaGA 등 생산법인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현지 생산체계가 중기적으로 120만대까지 늘어나는 만큼 생산법인들의 매출과 수익성 증대가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미국 내 생산판매 핵심 현지법인

현대차그룹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현지 법인을 통해 미국시장에서 영업활동을 펼친다. 현대차는 한국과 미국 공장 및 멕시코 기아 공장에서 위탁생산한 차량을 기반으로 시장을 공략한다. 기아는 한국과 미국, 멕시코 공장과 현대 미국 공장에서 위탁생산한 차량을 미국에서 판매한다.

현대차그룹은 생산과 판매, 수입과 내수 등 원활한 자동차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현지에 여러 법인들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현대차는 총 3개 법인, 기아는 총 2개 법인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에 침투했다.

현대차는 미국에 총 3개의 핵심 법인을 설립해 영업활동을 펼친다. 완성차 및 부품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Hyundai Motor America(HMA)를 설립해 미국 시장 지휘본부로 삼았다. HMA는 현대차의 미국 대표 법인 역할을 수행한다.

HMA는 자회사로 완성차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Hyundai Motor Manufacturing Alabama, LLC(HMMA)와 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LLC(HMGMA)를 설립했다. 지배구조는 현대차가 HMA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다시 HMA는 HMMA와 HMGMA 지분 각각100%를 보유하는 형태다.


기아도 현대차와 똑같은 형태로 미국 내 체계를 구축했다. Kia America, Inc.(KUS)가 미국 내 완성차 및 부품 판매를 영위한다. 그 자회사인 Kia Georgia, Inc.(KaGA)가 미국 내 생산 및 판매를 총괄한다. 지배구조는 기아가 KUS 지분 100%를 보유하고 다시 KUS가 KaGA 지분 100%를 갖는 형태다.

또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내 자동차 판매를 원활히 지원하기 위해 자동차금융을 영위하는 Hyundai Capital America (HCA)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HCA 지분은 HMA가 80%, KUS가 20%를 가각 보유 중이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생산 및 판매 전략은 HMA와 KUS가 지휘하는 형태다. HMA와 KUS는 각각 미국 이외 현대차와 기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를 미국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세부적으로 HMA를 통해 미국에서 판매되는 현대차 가운데 미국 이외 국가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수입해 딜러사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주로 현대차 한국공장과 기아 멕시코공장에서 위탁생산한 현대차를 HMA가 미국 시장에 수입한다.


이외 미국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현대차 물량은 HMMA와 HMGMA가 자체적으로 소화한다. 각각 생산 시설을 가동해 미국에서 팔리는 물량을 직접 생산해 현지 딜러사에 공급한다. 또 두 공장은 일부 차종을 미국 외 제3국으로 직접 수출한다. 주로 중형 이상급 SUV 차량을 생산해 케나다 등에 공급한다.

기아도 전략이 똑같다. KUS가 미국 이외 한국과 멕시코 등 기아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을 수입해 미국에서 판매한다. 또 일부 물량은 현대차 미국 공장(HMMA와 HMGMA)에 위탁생산해 판매한다. KaGA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일부 차량을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자체 생산해 판매한다.

◇현지생산 키우고, 수입량 줄고…생산법인 실적 상승세

지난해 기준 현대차는 미국에서 총 91만1805대를 판매했다. 이 가운데 미국 현지공장인 HMMA와 HMGMA에서 생산한 물량은 33만8473대에 그쳤다. 두 공장은 지난해 총 36만67대를 생산했지만 일부 물량을 캐나다 등으로 수출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판매한 대다수 물량을 HMA를 통해 미국에 수입했다. 지난해 HMA는 미국 판매량의 71.73%인 65만4128대를 수입했다. 이중 63만7638대는 현대차 한국공장에서 미국으로 수출한 물량이다. 1만6490대는 HMA가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 위탁생산한 물량을 수입한 것이다.

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총 79만6488대를 팔았다. 이중 62.72%인 49만9534대를 KUS를 통해 미국에 수입했다. 세부적으로 35만7839대는 기아 한국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또 14만1695대는 멕시코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했다. 기아가 미국에서 직접 생산해 판매한 물량은 지난해 29만6954대에 그쳤다.


관세 영향으로 향후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생산 및 판매 전략은 변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대차는 관세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현지 생산량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이미 현대차와 기아 합산 연산 100만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보유했다. 향후 HMGMA 증산으로 120만대까지 생산능력을 늘릴 전망이다.

또 미국 내 생산 물량 가운데 외국으로 수출하던 물량도 줄일 것으로 보인다. 북미 자유 무역 협정(NAFTA)이 유명무실해지면서 캐나다 등으로 일부 물량을 수출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졌다. 이어 멕시코로부터 수입하던 물량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현재 미국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 중이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완성차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 내 생산능력이 중기적으로 120만대까지 늘어나면 한국발 수입량을 줄여야 한다. 15% 관세를 물면서 한국에서 완성차를 생산해 미국에 팔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 내 현대차 법인들의 실적도 엇갈릴 전망이다. 현재까지는 현대차와 기아 모두 미국 내 완성차 판매를 담당하는 HMA와 KUS의 볼륨이 컸다. 그러나 현지 생산이 늘면 현지 완성차 생산을 담당하는 현대차의 HMMA와 HMGMA, 기아의 KaGA의 매출 등 실적이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 HMA가 지난해 거둔 매출은 46조3151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1조5460억원으로 순이익률 3.3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HMMA는 매출 15조4734억원, 순이익 3148억원을 거둬 순이익률 2.03%를 기록했다.

기아의 경우도 KUS가 매출 등 면에서 현지 생산법인인 KaGA보다 큰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난해 KUS는 매출 39조4082억원, 순이익 845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KaGA는 매출 15조822억원, 순이익 1조175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향후 현대차 HMA와 기아 KUS의 매출과 순이익은 관세 영향으로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HMMA와 올해부터 본격 가동된 HMGMA의 매출과 순이익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 역시 현지 생산법인인 KaGA의 경영성과가 중장기적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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