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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CFO]김도형 현대모비스 전무, '스마트 모빌리티' 위해 콜업③현대차 시절부터 재무 중심 커리어…'그룹 대전환' 고려한 영전 성격 인사

최은수 기자공개 2025-08-18 08:06:47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8월 06일 08시06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모비스의 CFO 자리는 그간 인물 교체가 드물었다. 또 역대 CFO 대부분이 오래 근속한 뒤 계열사 대표 등 요직으로 영전했단 점에서 위상과 중요도를 가늠할 수 있다. 그런데 올해 7월 부임 2년 차였던 박기태 전 현대모비스 CFO가 갑자기 물러나고 김도형 현대건설 전무(사진)가 신임 재무총괄로 세워졌다.

이번 현대모비스 CFO 선임은 외형적으로 보면 기존 인사 코드와 달라 보인다. 그러나 전환점에 선 현대모비스와 그룹의 상황 등 이면을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 자동차 부품 기업인 현대모비스는 10조원을 들여 '스마트 모빌리티 기술기업'으로 변신을 예고했다. 그룹의 대전환 작업에도 참여한 상황에서 재무 기반을 다질 적임자로 김 CFO가 낙점됐다.

◇'1970년대생' 김도형 CFO, 그룹서 두텁게 쌓은 재무 경력

김도형 신임 현대모비스 CFO는 1973년생이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2000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했다. 현대자동차에선 입사 후 줄곧 재무업무를 담당한 점이 눈에 띈다. 현대자동차가 현대건설을 인수한 2011년 현대건설로 합류하며 잠시 경영분석팀을 거쳤는데 이듬해 재무관리실장으로 보임하며 다시 재무 중심 커리어를 이어갔다.


임원 명패를 받은 건 2019년이다. 2021년부터는 현대엔지니어링 감사로 재직했고 2023년 말 현대제철로 이동한 김광평 전 현대건설 CFO의 후임으로 재경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2024년 말 단행된 2025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고, 같은 해 7월 현대모비스 재경본부장으로 새로 보임됐다.

올해 7월 현대모비스 CFO로 공식 선임됐다. 전임자인 박 전 CFO가 올해 6월 말 직을 내려놓고 약간의 공백기를 거쳐 프로농구 스포츠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 과정에서 현대차그룹 주요 재무라인의 연쇄 인사이동이 일어났다. 김 전무도 그 대상자 중 하나였다.

김 전무가 1973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CFO인 점과 앞서 현대모비스 재무총괄 자리의 특수성과 입지 등을 고려하면 이번 인사는 '영전'에 가깝다. 현대모비스 CFO 자리는 인사 변동이 드물었고 재무 역량을 입증한 후 그룹 내 요직으로 이동하는 루트로 활용돼 왔다.

◇'스마트 모빌리티' 등 그룹 혁신 항로 변경서 연결고리 역할

현대모비스 내부에 지금의 CFO 조직인 재경본부가 만들어진 뒤로 4명의 CFO(최병철·한용빈·배형근·박기태)가 있었다. 이들의 재임기간을 합치면 약 20년이다. 특히 김 신임 CFO의 전임자인 박 전무가 임기 1년 반 만에 물러난 걸 감안하면 나머지 3명의 근속기간은 평균 6년이다.

또 현대모비스 재무총괄 가운데 최 전 CFO와 배 전 CFO는 현대차증권 CEO를 역임했다. 한 전 CFO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현대모비스 재경본부장을 맡다가 그룹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현대차 기획조정3실장으로 자리를 옮겨 6년 간 재직했다.

최근 변화 중 하나는 현대모비스 내부 출신 CFO가 아닌, 현대자동차 등 외부 출신 인사가 다시 CFO로 기용되기 시작한 점이다. 전임자인 박 전무는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옛 현대정공에 입사해 IR팀·세무팀장, 회계관리실장 등을 거친 내부 인사였다. 반면 김 CFO는 현대자동차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했다.

현대자동차를 거쳐 재무 경험을 두텁게 쌓은 인물이 모비스 신임 CFO로 선임된 건 현대모비스의 현 상황과 그룹의 변화 모두에서 배경을 찾을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2024년 약 10조원을 들여 스마트모빌리티 기술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했다. 스마트 모빌리티는 ICT 기술로 개인과 화물의 이동을 효율적이며 편리하게 만드는 시스템 설루션이다.

더불어 현대모비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사재를 들여가며 인수한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을 SPC인 HMG글로벌을 통해 보유하고 있다. HMG글로벌은 현대차(49.5%), 기아(30.5%), 현대모비스(20%) 등이 지분을 투자했다. 핵심 계열사들이 모두 연계해 그룹의 미래와 혁신을 향해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그룹 전반에서 진행 중인 변화와 혁신을 재무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김도형 전무의 첫 번째 과업이다. 물론 현대모비스는 사업 특성상 매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2025년 1분기 말 기준 현금 보유액은 1조1634억 원이며, 순현금 상태(8529억 원)를 유지 중이다. 차입금 의존도는 0.8%, 부채비율도 약 30%에 불과하다.

그러나 향후 진행할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 10조원 투자를 내부 현금 창출력만으로 감당하긴 쉽지 않다. 현대모비스의 잉여현금흐름(FCF)은 2023년 2조6700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내림세다. 자연스럽게 현대모비스가 예고한 투자금을 확보하고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방법론을 마련하는 것도 김전무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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