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CFO]'현대제철 58억달러 대미 투자' 지휘할 김광평 전무④산업현장·M&A·바이아웃 등 실무 경험 축적…비주력자산·사업 정리도 과제
최은수 기자공개 2025-08-19 08:01:10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8월 07일 08시23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은 보호무역을 강화하는 미국 시장을 비집고 들어갈 틈새를 대규모 대미 투자를 통해 발굴할 계획이다. 한화로 9조원에 육박하는 58억달러 베팅 계획을 내놨는데 이를 뒷받침할 재무 체력을 마련하는 것도 과제로 떠오른다.어느 때보다 CFO의 역할이 중요해진 지금, 현장과 실무를 두루 경험한 김광평 전무에 이목이 집중된다. 2023년 말 현대제철에 합류한 김 전무는 비효율 사업 정리와 재무 안정화 등을 통해 글로벌 투자 시점을 조율하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더불어 현대차와 현대건설에서의 재무 경험을 토대로 현대제철 CFO의 역할론을 재정립하고 있다.
◇김광평 전무, 현대차·건설 거쳐 2023년 현대제철 합류
김 전무는 1969년생이다. 인헌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재경사업부 등에서 실무를 익혔다. 특히 현대차 재정기획팀 팀장까지 오르며 재무 능력을 입증했다.
2011년 현대건설이 그룹에 편입될 무렵, 현대건설 재경사업부장으로 합류했다. 당시 현대건설은 워크아웃을 막 마치고 재무 안정화에 주력하던 시기였다. 이 시기 재무 안정화 작업의 핵심 실무를 맡으며 내부 입지를 다졌다.

현대건설 합류 4년 만인 2015년 임원(상무보B)에 오르며 경영관리실장으로 보임됐다. 이후에도 재무 리스크 축소에 집중하면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대표적으로 미청구공사 정리를 통한 현금흐름 개선과 부산정관에너지 매각 등 구조조정이 꼽힌다.
앞서의 성과가 지지 기반이 되면서 2년마다 승진 코스를 밟았다. 승승장구 끝에 2021년 전무로 승진했고 현대건설 CFO에 보임됐다. 현대건설 CFO로 2년간 재직하는 동안 그는 재무 안정과 리밸런싱에 초점을 맞췄다. 부임 직전인 2021년 말 현대건설의 차입금 의존도는 11.5%였는데 김 전무 2년 체제를 거치며 10.1%로 낮췄다. 현금창출력을 가늠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9294억원에서 9884억원으로 증가했다.
김 전무가 현대제철 CFO로 합류한 건 2023년 말이다. 같은 시기 2019년부터 2020년까지 현대제철 CFO를 역임한 서강현 사장이 CEO로 선임됐다. 업계에선 현대제철의 서 사장과 김 전무의 부임을 두고 현대차에서 역량을 입증한 재무 전문가가 현대제철 C레벨에 자리한 '재무 투톱 체제'가 꾸려졌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현장 경험 자부심…루이지애나 투자 앞두고 재무 감각 시험대
그간 현대제철 CFO들의 이력을 살펴보면 정통 재무 전문가 비율보다 경영기획이나 인사(HR) 쪽에서 경력을 쌓은 경우가 더 많았다. 그룹 재무통으로 손꼽히는 김 전무가 현대제철에 부임한 것을 통해서도 CFO의 역할이나 과업 변화를 전망할 수 있었다.
더불어 김 전무는 재무 외에도 현대건설 시절 해외 현장을 직접 경험한 인사다. 마침 현대제철이 중대한 사업적 전환점을 맞은 때 재무와 현장을 함께 아는 인사를 CFO로 배치했다. 이는 그의 다양한 경험을 자산 삼아 결과를 보여 달라는 그룹의 시그널로 해석된다.
당장 대규모 대미 투자가 선결 과제로 자리해 있다. 현대제철은 루이지애나주에 자동차용 강판 제철소를 짓겠다고 공식화했다. 총 투자액은 58억달러(8조5000억원) 규모다. 자본과 부채를 절반씩 부담하는 구조로 리스크는 나눴지만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대규모 베팅이다. 이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재무 불안을 불식하는 것이 그의 핵심 역할이다.
앞서 대미 투자를 위한 재원 조달 방식도 구체화되고 있다. 전략적 투자자 확보와 주주 구성 조정에도 김 전무가 실질적으로 관여할 전망이다. 현재로선 현대제철이 전략적 투자자를 끌어들여 루이지애나 제철소를 종속기업으로 편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회계상 부채를 줄이는 전략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이 대규모 투자를 선언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유는 관세 폭풍 등 대외 불확실성이 수익성 부침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 19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현대제철이 분기 기준 영업적자는 2020년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5년 만이다.
이 밖에 현대스틸파이프와 현대IFC 등 자회사 매각 추진과 포항공장 중심의 인력 재배치를 통한 수익 구조 개선도 김 전무의 과업이다. 여러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이라, 지금은 CFO로서 그의 판단력이 시험대에 오른 시기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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