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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이앤씨 안전사고 파장]'매출 10%' 인프라 수주 포기…영업정지 수준 '선조치'송치영 신임 사장, 비상 경영 선포…취임식 없이 안전관리 실태 점검

정지원 기자공개 2025-08-07 07:27:16

[편집자주]

포스코이앤씨가 공사 현장의 잇단 사고로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에만 수차례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대통령이 강력한 어조로 질타하기도 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안전관리 체계를 전면 재검토하고 나섰지만 사고는 끊이질 않았다. 급기야 대표이사마저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기업 경영 전반으로 불씨가 번지고 있는 셈이다. 더벨은 잇단 안전사고가 포스코이앤씨에 불러오는 파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8월 06일 19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이앤씨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지난 5일 송치영 포스코홀딩스 그룹안전특별진단TF 팀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한 지 하루 만에 전격적인 조치를 마련했다.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경영 시스템을 재정비할 것을 약속한 가운데 하도급 구조 개선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인프라사업 신규수주도 잠정 중단한다. 올해 중대재해가 발생한 5개 현장 중 3개 현장에서 토목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이 사고들로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거나 중태에 빠졌다. 회사 차원의 책임을 통감하고 선제적으로 영업정지에 준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경영 시스템 재정비, 하도급 구조 개선 등 추진 약속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지난 5일 선임됐다. 정희민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당일 임기를 시작했다. 송 사장은 이날 6일 바로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중대재해로 인해 회사가 전례 없는 경영 불확실성에 놓인 가운데 전사적 신뢰 회복과 안전 혁신을 위해 조직과 시스템의 전면 쇄신에 나설 예정이다.

송 사장은 이날 '광명~서울 고속도로 1공구' 건설현장을 찾아 이달 초 사고 경위를 확인하고 현장 안전관리 실태를 집중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막중한 책임감과 사즉생의 각오로 재해가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전사적 안전관리 시스템을 근본부터 개편하고 현장 중심의 실효적인 안전문화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인프라 사업 분야 신규 수주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국민적 신뢰가 회복되기 전까지 사업 확장을 하지 않기로 판단했다. 포스코이앤씨는 건축사업본부, 플랜트사업본부, 인프라사업본부를 두고 있다. 토목 공사 등을 인프라사업본부가 수행 중이다.

올해 중대재해가 일어난 현장 중 토목 공사 현장이 다수 포함돼 있던 점이 신규수주 중단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에서는 올해 총 5건 산재 사고가 발생했다. 4월 광명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는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7월 함양~울산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는 1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이달 초 광명~서울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는 1명이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났다.

포스코이앤씨 전체 매출에서 인프라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대를 넘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별도기준 9조1619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 중 국내 인프라 도급 공사로 벌어들인 매출이 1조230억원이다. 약 11.2% 비중이다. 해외 인프라 도급 공사 매출도 3532억원, 3.9%를 차지한다.

기발주 사업장들에서 공사가 진행된다고 해도 장기적으로는 인프라 분야 신규수주 중단에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 및 일부 매출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프라 분야 외 건축부문과 플랜트부문에서 신규수주를 이어간다고 해도 전사적인 신뢰도 타격으로 인해 추가 사업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주택사업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가 신규수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현대건설의 자리를 위협하는 도시정비사업 강자로 주목받았다. 올해 하반기에도 개포우성4차 재건축,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 재개발 등 사업에서 경쟁사와 수주전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일련의 사고들로 시공사 선정까지 악조건이 추가된 상태다.

◇HDC현산 영업정지 효력정지, 현대엔지니어링 신규수주 전면 중단

건설사가 중대재해로 신규수주 전면 중단을 선제적으로 발표한 사례는 드물다. 통상 산재 사고 등으로 인해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면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통해 신규수주가 중단되는 상황을 막는다.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 등이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이고 실제 신규수주가 막힌 적은 없다.

가장 최근에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자체적으로 신규수주 중단 결정을 내렸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올해 산재 사망사고가 다수 발생한 건설사다. 올해 2월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후 3월에는 경기 평택시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이에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4월 말 토목사업을 포함해 전 사업부문에서 신규수주를 전면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아직 신규수주 활동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3개월 이상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신규수주 재개 계획을 내놓지는 않았다.

포스코이앤씨 역시 일단 인프라 분야 신규수주 중단 계획을 발표한 만큼 전사적인 이미지가 확실히 회복하기 전까지는 영업에 복귀하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송 사장 역시 "당장의 경영성과보다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언급했다.

이날 포스코이앤씨는 하도급 구조 개선에 대해서도 약속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건설사 산재 사고의 근본적 원인을 하도급 구조로 꼽은 바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전문가 의견 수렴을 통해 제도적, 실질적 보완책을 단계적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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