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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수학 천재' 조세익 스노우볼투자자문 대표 “코스피 4000 충분, SK하이닉스·스퀘어 '톱픽'”스탠포드대 금융수학 전공 출신, 국내주식 매력도 자신

성상우 기자공개 2025-08-14 10:40:39

이 기사는 2025년 08월 13일 10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몰려가는 종목엔 투자해 본 적이 없다. 모두가 망한다 해도 우리가 분석해서 좋아 보이면 그대로 밀어붙인다. 지난 10년간 시장 대비 170% 아웃퍼폼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2015년 조그만 자문사로 시작한 스노우볼투자자문의 총 운용자산은 1000억원 수준으로 모두 국내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일임계약은 100건을 넘었다. 설립 당시 대출받은 10억원을 보태 만들었던 자본금 15억원은 170억원대로 커졌다.

연평균 11%대 수익률로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한 성과를 이어갔다. 2024년까지 10년간 누적 수익률은 180%를 상회했다. 이 기간 14.4% 수익률을 낸 시장 대비 168%포인트 이상 아웃퍼폼한 셈이다.

하락장에서 방어력을 키운 점이 눈에 띈다. 코스피가 17.3% 하락했던 2018년엔 -4.2%선에서 하락폭을 방어했고 24.9% 급락했던 2022년엔 1.1% 플러스로 돌렸다. 시장이 9.6% 빠졌던 지난해엔 20.6% 수익률을 냈다.


공동 창업 멤버로 지난 10년 간 스노우볼투자자문을 이끌어 온 조세익 대표(사진)는 ‘수학 영재’ 출신이다. 2004년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D)에서 동메달을 받았고 2010년 퍼트넘 수학경시대회(Putnam Mathematical Competition)에서 톱200에 들기도 했다. 이후 서울대학교 수리통계과학부에 진학했지만 곧바로 중퇴하고 스탠포드대학교(Stanford University)로 옮겼다. 동 대학교에서 수학과 학사, 금융수학 석사를 마친 뒤 국내로 돌아와 스노우볼투자자문을 설립했다.

수학 영재이자 금융수학 전공자 출신답게 조 대표는 투자 결정 과정에서도 수리적 사고를 활용한다. 회사의 능력치를 축구 게임에서 표시되는 각 선수별 능력치 그래프처럼 수치화하는 방식이다. 개별 기업 가치를 독자적인 수리 모델로 풀어내는 접근법을 시장에 선보인 셈이다.

조 대표는 “업종에 따른 구분은 없다”면서 “바이오라고 해서 무조건 성장성이 높은 것도 아니고 사양산업이라고 해서 성장성이 낮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든 것을 수치화해서 업종별 바이어스를 없애고 하나의 잣대로 평가해 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는 산업의 특성과 해당 섹터의 호황·불황 여부, 주주 중시 여부, 경쟁력 또는 과점력 여부와 그에 따른 어닝의 지속성 여부, 유동성 등을 전부 계량화해 능력치를 부여하는 식”이라며 “여기에 현재 예상 어닝을 반영하면 그 회사의 적정 가치가 나온다고 보는 것. 그 가치에 따라 개별 종목에 알파(현재가치와의 괴리)를 부여한 수치를 보고 투자를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투자 성공 사례는 2018년에 투자해 지난해에 엑시트(Exit)한 은행주다. 하나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를 6년간 보유해 150% 넘는 수익을 거뒀다. 조 대표는 “당시 은행주는 모든 사람들이 안좋게 봤다. 우리나라 특유의 관치금융도 디스카운트 요인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주위의 평가보다 자체 분석 결과에만 집중했다. 코로나19로 저금리 상황은 예대마진을 더 붙일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고 2020년 당시 하나금융의 배당 성향을 금감원이 통제할 것이란 관치금융 편견도 보기 좋게 빗나갔다. 결국 우리 분석대로 흘러갔다”고 말했다.

당시 다수의 투자 선호가 몰렸던 ‘코로나19 관련주’를 피해 경기 방어주를 선택한 결과는 변동성을 상쇄하는 효과로 나타났다. 조 대표는 “2020년 코로나19 광풍이 불면서 투기성 주식이 많이 올랐는데 당시 30% 수준의 시장 수익률 대비 우리 수익률은 6%로 다소 부진했다”면서도 “바로 이듬해 거품이 빠지면서 시장 수익률이 3%로 빠질 때 우리의 수익률은 32%까지 올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수혜주나 테마주들이 많았는데 은행주에 투자하는 게 가장 확실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향이라고 생각한 게 주효했다”며 “지난해 밸류업 이야기가 나오면서 은행주가 한번 더 리레이팅되는 구간도 겪었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의 최근 톱픽(Top-Pick)은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의 최선호주로 이미 상당히 올라있는 게 사실이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현대코퍼레이션과 CJ대한통운,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등 내수주와 보험주도 그의 관심 목록에 담겨 있다.

조 대표는 “반도체 근원 경쟁력이 삼성전자 대비 좋아졌다고 본다”면서 “1등의 프리미엄이 이전보다 확실히 커졌다. AI 시대와 맞물려 D램 물량 싸움하던 시대에서 기술력 싸움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관세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기술적 해자와 산업 성장에서 오는 프리미엄이 크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SK스퀘어에 대해서도 “SK스퀘어 보유 지분 1주당 SK하이닉스 지분 1.1주를 갖고 있는 형태인데, 주가로 보면 26만원하는 주식(SK하이닉스) 1.1주를 14만원하는 주식(SK스퀘어) 1주가 갖고 있는 꼴”이라며 “여기에 자회사들을 매각한 현금도 안전마진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가 4000선까지는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조 대표는 “시장이 지난해까지 10년간 연복리 1.5%밖에 성장을 못했는데, 명목 기준으로 보면 물가상승률을 감안했을 때 매년 최소 4%씩 누적으로 역성장한 셈이다. 이걸 10년동안 누적시켜보면 50%가 된다”면서 “지수가 2500부터 시작한다고 보면 최소 3750선까지 올라야하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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