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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이사회 평가]HMM, 1년 만에 38점 '껑충'…경영성과가 견인[총평]255점 만점에 169점…참여도 최고, 개선프로세스·정보접근성 미진

고진영 기자공개 2025-09-05 07:46:39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Board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8월 21일 16시21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MM의 이사회 평가점수가 불과 1년 만에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theBoard가 이사회를 육각형 모델로 평가했을 때 작년엔 지표의 태반이 5점 만점에 2점대 평점을 받았는데 올해는 대부분 3점대를 웃돌았다.

대폭 개선된 경영성과, 배당정책 발표 등이 점수를 끌어올렸다. 다만 평가개선프로세스와 견제기능 관련 제도는 여전히 미진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theBoard는 자체평가 툴을 제작해 '2025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4년 사업보고서, 2025년 1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HMM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69점으로 산출됐다.

지난해 131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38점이나 점프했다. 총점 상승을 주도한 것은 ‘경영성과’ 점수다. 2024년 23점(55점 만점)이었는데 43점으로 올랐다. 평점 역시 2.1점(5점 만점)에서 3.9점으로 높아졌다. 2024년 HMM 매출(11조7000억원)이 전년보다 39% 증가한 데다 영업이익은 약 6배, 순이익은 약 4배 가까이 늘어난 덕분이다.

경영성과 지표만 개선되진 않았다. 나머지 지표도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총 18점이 추가로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특히 ‘참여도’와 ‘정보접근성’ 지표가 각각 5점씩 점프했다. 경영성과를 제외하면 가장 상승폭이 큰 지표들이다.

정보접근성은 19점(35점 만점)에서 24점으로 뛰면서 2점대였던 평점 역시 3.4점으로 상향 조정됐다. 정보접근성 점수 개선에는 ‘주주환원정책을 사전에 충분한 기간을 두고 공시하는가?’를 묻는 항목이 크게 기여했다.

애초 HMM은 배당을 꾸준히 하긴 했지만 예측 가능한 주주환원정책을 미리 공개하지 않아왔다. 하지만 올 초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세우면서 2030년까지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밝혀 가점 요소가 됐다. 추후 배당성향 30%와 시가배당율 5% 중 작은 금액을 기준으로 그 이상을 배당하겠다는 설명이다.

참여도의 경우 40점 만점에 36점이 매겨졌다. 연간 사외이사 교육 횟수가 1회에서 5회로 확대됐고 감사위원회를 비롯한 위원회 회의 개최수가 늘어난 점 등이 플러스 요인이 됐다. 참여도는 6개 지표를 통틀어 HMM이 가장 높은 평점(4.5점)을 획득한 부분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참여도를 채점하기 위한 총 8개 문항 가운데 2개를 제외하면 모두 만점을 받았다.


그 다음으론 ‘구성’ 지표가 23점(45점 만점)에서 27점으로 4점 올랐다. 그간 이사회 내 위원회 가운데 감사위원회 위원장만 사외이사가 맡고 있었는데 지난해 7월 ESG 위원회를 신설, 위원회장을 우수한 사외이사에게 맡긴 점 등이 점수에 보탬이 됐다.

‘평가개선프로세스’ 역시 구성 지표와 마찬가지로 4점이 오르면서 15점(35점 만점)을 기록했다. 점수가 좋아진 것은 사법 이슈와 관련한 패널티 요인이 사라진 덕분이다. 작년의 경우 김경배 전 대표가 근로자 불법 파견 혐의로 기소돼 2023년 11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면서 점수를 깎아먹었다. 반면 올해는 채점 기준상 직전연도 이슈에 대해서만 감점처리를 하는 만큼 점수 차감이 없었다.

다만 개선에도 불구 평가개선프로세스는 HMM이 가장 취약한 지표로 드러났다. 7개 문항 가운데 5개 문항이 최하점인 1점에 그쳤다. 이 지표 항목들의 평점이 2.1점에 그친 원인이다. 이사회 평가에 소홀한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밖에 ‘견제기능’의 경우 45점 만점에 24점을 얻어 지난해와 동일하게 채점됐다. 평점은 2.7점으로 평가개선프로세스 지표 다음으로 낮았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는 점, 경영진의 간섭없이 사외이사만 참여하는 회의가 연간 한 차례도 열리지 않는 점, 임원들의 보수 산정에 주주가치 제고 성과 등을 반영하지 않는 점 등이 주요 감점요인으로 작용했다.

그중에서도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HMM은 현대상선 시절이던 2016년 현대그룹에서 분리됐으며 현재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각각 지분 36.02% 35.67%를 보유 중이다. 채권단 관리체제인 만큼 상대적으로 투자에 신중하고 CEO 인사도 채권단의 입김 아래 있다.

매각과 관련해 불확실한 전망을 감안하면 당분간 승계정책을 손보긴 어려워 보인다. 다만 회사 측은 “추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도입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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