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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CFO]이형석 현대건설 CFO, 수주 성패 가를 '재무'에 만전⑦첫 금융권 출신 인사…정체됐던 현대캐피탈 신용등급 일제 상승 성과

최은수 기자공개 2025-08-22 14:01:08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8월 18일 15시27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명 정부의 6·27 부동산 정책 발표 이후 시공사의 자금 조달 능력이 수주 성패를 가르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떠올랐다. 이주비 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했지만 건설사가 보증하는 추가 이주비 대출은 규제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높은 건설사일수록 수주전에 유리해졌다.

이형석 전무(CFO·사진)가 올해 하반기 현대캐피탈에서 현대건설로 이동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이 전무가 현대캐피탈 CFO를 맡은 뒤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상향을 이끌었다. 이 성과를 현대건설에서도 재현할지 이목이 쏠린다.

◇ '금융권 출신' 이형석 CFO, 현대캐피탈 신용등급 상승 주역

이 전무는 1972년생으로 현대건설 CFO에선 드문 금융권 출신 인사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웨스턴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현대캐피탈에 2004년 입사해 2019년까지 근무했으며 이후 현대카드로 적을 옮겨 재무실장을 역임했다.

이 전무가 현대카드에서 다시 현대캐피탈로 적을 옮길 당시는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이 공동 경영 체제를 끝내고 각자 경영 분리에 나선 시점이었다. 이 전무는 2021년부터 현대캐피탈 CFO를 맡으며 재무 안정화의 중책을 담당하게 됐다.


그의 최대 성과는 현대캐피탈의 신용등급 개선이다. 정체돼 있던 현대캐피탈의 신용도를 끌어올려 2023년 국내 신용평가 3사(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로부터 모두 AA에서 AA+로 상향을 이끌어냈다.

이어 2024년에는 현대캐피탈 창립 이래 처음으로 글로벌 신용평가 3사(무디스·피치·S&P)로부터 모두 A등급을 획득했다. 신평사들은 공통적으로 현대캐피탈의 '우수한 자산 건전성'을 등급 상향 이유로 꼽았다.

실제 현대캐피탈의 자산 및 자본건전성은 그의 재임 기간 내내 개선세를 보였다. 현대캐피탈의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6.34%, 레버리지 배율이 6.3배를 기록했다. 각각 규제 수준인 7%와 8배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변하는 건설사 업황…주주환원·수주 성과 ‘두 마리 토끼’ 과제

이 전무가 현대캐피탈에서 보여준 자산 건전성 관리 능력은 최근 재무 역량 강화가 필수로 떠오른 건설사 수주전에서도 빛을 발할 전망이다. 특히 추가 이주비 대출 금리가 수주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추가 이주비는 건설사가 사업비로 직접 조달하는 자금이다. 통상 금리가 5~6%대로 높다. 하지만 이주비 대출 한도가 2025년 3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값(9억9083만원)의 60%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금리 부담에도 불구하고 건설사가 제공하는 추가 이주비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건설사의 신용등급에 따라 추가 이주비 금리도 달라진다. 현대건설은 국내 3대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모두 AA-(안정적)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 가운데 현대건설을 포함한 13곳에 A1~A2를 유지하고 있는만큼 신용등급을 중심으로 움직일 수 있는 수주 흐름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그러나 건설업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는 밝지 않다. 포스코이앤씨 함양울산고속도로에서 노동자 사망사고와 서울광명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도 인명 피해가 이어지자 정부가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현대건설은 건설사 가운데서도 양호한 'AA'급 신용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를 수성하면서 자금 조달 성과를 내는 것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주주환원 정책 이행도 관건이다. 전임자 김도형 전무가 중장기 주주환원책을 제시한 지 불과 석 달 만에 교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 전무는 영업이익률 8%, 총주주환원율(TSR) 25% 이상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다만 이 전무는 현대캐피탈 부임 후 줄곧 무배당 정책을 이어왔다. 현대건설에선 어떤 차별화 포인트를 내놓을지 이목이 쏠린다.

현대건설이 그의 지휘 아래 국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6년 연속(2019~2024년) 1위 타이틀을 2025년에도 지킬지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까진 삼성물산(6조1702억원)이 현대건설(5조5357억원)을 근소하게 앞섰다. 다만 하반기 압구정 2구역(2조7488억원)에서 삼성물산은 이탈했고 현대건설이 단독 수의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유력해 유종의 미를 앞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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