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CFO]'기조실 베테랑' 양영근 현대차증권 CFO가 만든 반등⑧부임 직후 유증→손실흡수능력 증대…RCPS·부동산 PF 파고 넘어 '어닝 서프라이즈'
최은수 기자공개 2025-08-25 08:02:41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8월 19일 15시55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증권은 기반으로 정통 IB와 그룹사 계열사 시너지(캡티브)를 주안점에 두고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경쟁이 심화하며 현대차 시너지의 한 축인 캡티브 연결고리가 약해졌다. 사업 다각화 목적으로 시작한 부동산 금융(PF)도 성과보단 리스크로 다가왔다. 이 과정에서 CFO가 1년만에 교체되고 양영근 CFO(상무·사진)가 작년 말 새롭게 보임했다.양 CFO는 부임 직후 현대자그룹 기획조정실을 거치며 쌓은 관리 경험을 토대로 대규모 유증을 단행했고 전환상환우선주(RCPS)와 부동산 PF 등 큰 리스크 덩어리를 털어내며 도약의 기반을 만들었다. 이에 힘입어 현대차증권은 올해 반기만에 작년 순익을 넘어섰다. 중장기 경영계획 '비전 2030' 실현을 위한 첫 단추를 훌륭히 뀄다는 평가다.
◇'기조실만 20년' 기획·재무통 '애착' 큰 현대차증권 CFO로
양 CFO는 1968년생이다.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고 2000년 현대캐피탈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현대캐피탈 기획실 내 법무팀에서 근무하다 현대캐피탈의 1호 해외 ABS 발행을 계기로 재경팀으로 자리를 옮기며 기획·재무통으로서의 경력을 시작하게 됐다.
현대캐피탈에선 주로 자금조달과 관련된 일을 했는데 2004년 6월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로 발령이 났다. 이후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에서 줄곧 근속했다. 2024년 말 현대차증권 CFO로 보임한 걸 고려하면 21년가량 기조실 생활을 했다.

그룹 기획조정실 합류 초기엔 계열사들 M&A와 지분 투자 관련 업무들을 주로 담당했다. 현대차증권의 전신인 신흥증권 인수의 실무작업을 맡기도 했다. 업계에선 기조실 베테랑이던 양 상무가 현대차증권 CFO로 보임한 것도 신흥증권 인수와 현대차증권 출범 당시를 경험한 인물이기 때문으로 본다.
기조실 생활을 계속하던 중 2014년부터는 현대자동차, 기아 등 완성차 계열사들에 대한 경영관리 업무를 담당고 2019년부터는 기조실 내 기획 파트 쪽으로 넘어갔다. 기획 파트에선 비제조 계열사들에 대한 중장기 전략 수립 업무를 맡았다. 관련 계열사들의 사업 전략과 현대차그룹의 비전을 함께 공유하는 작업을 주로 했다.
비제조 계열사에는 금융사인 현대차증권도 포함돼 있었고 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 특히 그룹 기조실은 관리·감독이 아니라 수평적인 위치에서 컨설팅과 가이드를 제시하는 조직으로 기능한 점을 고려하면 당시부터 증권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온 셈이다. 양 CFO 스스로도 현대차증권에 애착이 깊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적기 유상증자로 손실흡수능력 제고→오버행 불식하며 수익성 제고 까지
양 CFO가 부임할 당시만 해도 현대차증권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부동산 PF의 부침으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수익성을 방어하면서 손실에 대처하기 위한 운영자금도 마련해야 했다. 전환상환우선주(RCPS)에 대한 대응을 통해 오버행 우려도 잡아야 했다.
양 CFO는 부임 직후 부동산 PF의 경우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으면서 리스크를 진화했다. 그룹 기조실에서 그룹 내 PF 전반을 관리·감독하며 현대차증권의 사업구조와 위험 요인을 이미 속속들이 파악해온 이력이 바탕이 됐다.
그가 CFO로서 단행한 단행한 가장 큰 재무 이벤트는 유상증자다. 그룹 기조실에서 현대차증권에 유상증자가 필요하단 걸 감지했고 부임 후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부동산 PF 등 대처 국면에서 회사의 손실흡수능력을 키우지 않으면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판단해 결정을 내렸다. 유상증자로 약 1683억원을 조달하며 유동성 부담에 숨통이 트였다.
올해 초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올라온 기존 주주들의 불만은 RCPS 소각으로 대처했다. 5월 2일 소각을 목적으로 약 804억원을 들여 잔여 RCPS 704만2728주를 사들였다. 앞서 현대차증권은 2019년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총 1036억원 규모의 RCPS를 발행했었다. 일부 현금상환된 일부를 제외한 전량을 소각하면서 상당한 오버행 이슈를 털었다.
리스크는 털어낸 올해 상반기 현대차증권의 영업실적은 크게 반등했다. 연결 당기순이익은 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252억원 대비 59.1% 늘었다. 2024년 현대차증권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362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66.1% 증가한 541억원이다. 2024년 영업이익 547억원에 근접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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