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 풍향계]은행권 '성과 모드' 회귀…사모펀드·ELS 세일즈 사력리스크 관리에서 외형 성장으로…실적 압박에 영업 재가동
고은서 기자공개 2025-08-27 13:45:01
[편집자주]
국내 WM(Wealth Management) 시장은 은행과 증권사, 운용사 등을 큰 축으로 움직이고 있다. 개인 고객과 접점을 이루는 PB(Private Banker)부터 콘트롤타워인 본사 리테일 파트, 여기에 자산을 굴리는 펀드매니저가 얽히고설켜 있는 생태계다. 더벨은 이 시장의 화두와 동향, 그리고 고민 등 생생한 얘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8월 20일 14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권 자산관리(WM) 부문에서 실적 중심 기조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과거 홍콩 ELS 사태를 계기로 리스크 관리와 안정성에 방점을 찍던 분위기가 최근엔 달라졌다. 멈춰 있던 사모펀드 판매가 재개되고 영업점 단위의 성과 경쟁 체계도 부활하는 모습이다.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부 은행 WM 부문은 하반기부터 사모펀드 판매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분기에 한 차례꼴로 신상품을 내놓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앞으로는 공급 빈도를 높여 판매 볼륨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증권사들이 이미 사모펀드 판매에 적극적인 가운데 은행권도 속도를 맞추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외형적인 KPI 지표는 변함이 없지만 내부 분위기는 달라진 셈이다. 그간 자성 차원에서 중단했던 프로모션과 문책성 회의가 다시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일부 영업점에서는 '왜 판매 실적을 내지 못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강화되면서 사실상 줄세우기식 압박이 재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은 수년간 영업점 간 판매 성과 경쟁을 당연시해왔다. 그러나 홍콩 ELS 사태 이후 고객 피해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한동안 성과 경쟁 문화는 자취를 감췄다. 대신 고객 신뢰 회복과 리스크 관리가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다시 영업 압박이 강화되면서 과거의 방식이 재등장했다는 평가다.
ELS 역시 은행권 상품 라인업에 복귀했다. 홍콩 ELS 사태 이후 고객 수요가 있어도 증권사로 안내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최근 배상 절차가 일단락되면서 은행 판매 채널에서도 다시 담기 시작했다. 꾸준한 수요에 더해 라인업 확대 필요성이 맞물리면서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찾는 대표 파생상품을 아예 제외할 수 없다는 내부 판단이 있었다"고 전했다.
은행권의 기조 변화는 업계 전반의 실적 모드 전환과 맞닿아 있다. 과거에는 고객 보호를 앞세워 사모펀드, ELS 등 고위험 상품 대신 안정성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이 강조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실적 압박이 강화되면서 다시 공격적 영업 기조가 고개를 들고 있다는 평가다. 개별 영업점보단 전사 차원에서 방향성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증권사와의 비교도 눈길을 끈다. 삼성증권, 하나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이미 사모펀드 판매 비중을 크게 늘리며 자산가 고객을 적극 공략 중이다. 은행권이 아직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제도적 제약과 내부 리스크 관리 기준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하반기를 기점으로 은행도 속도를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은행권이 증권사 수준으로 고위험 상품 판매를 확대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시장 관계자는 "은행권은 사모펀드나 파생상품을 대규모로 다루는 데 구조적 제약이 있는 만큼, 판매 속도는 점진적일 것"이라면서 "다만 성과 중심의 기조 변화는 이미 뚜렷하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흐름이 WM 부문의 경쟁 구도를 바꿀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성과 압박이 강화되면 은행권도 증권사와의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이 불가피하다"며 "하반기 사모펀드 판매 확대가 WM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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