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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삼성물산이 주목하는 사업, 베일 벗는 '데이터 CRO'네이버, 제이앤피메디 투자로 가시화…삼성물산, 3월 정관 변경 'M&A' 가능성

이기욱 기자공개 2025-08-22 07:51:05

이 기사는 2025년 08월 21일 10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일에 가려졌던 AI(인공지능)가 접목된 '데이터 CRO(임상수탁기관)'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임상을 직접 대행해주는 건 아니지만 연구개발(R&D) 및 임상과 관련한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 및 서비스해주는 사업이다.

네이버가 그간 소극적이지만 분명한 방향성을 보여줬던 헬스케어 사업의 일환으로 투자 및 MOU로 관련 사업 진출을 알렸다. 삼성물산도 올해 3월 정관변경을 통해 관련 사업 진출의 의지를 드러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빠른 사업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단순 임상 대행과는 달라, '데이터 컨설팅' 주목

AI 데이터 CRO 사업은 기존 임상 대행 서비스와는 차원이 다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약·의료기기 등 R&D 전략을 세우는 건 물론 기술이전 등 사업화 전략도 함께 수립한다. 계약 협상 등 컨설팅도 제공한다. 자체 개발한 플랫폼을 통해 국제 표준에 기반한 임상 데이터 관리와 운영, 품질관리 등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 AI 데이터 CRO 시장에 지대한 관심을 지닌 굵직한 대기업은 삼성물산과 네이버다. 시작은 삼성물산이지만 준비는 네이버가 먼저였다.

네이버는 2021년부터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대한 야욕을 드러냈다. 기존 연세의료원에 위탁하던 '네이버 홈닥터' 서비스를 본사 내 부속병원이 독자 운영하면서 네이버의 IT 역량을 헬스케어에 접목했다.

나군호 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를 헬스케어연구소장으로 영입했고 컴퓨터공학과 출신 차동철 이비인후과 전문의 등도 혁신의료센터장으로 합류했다. 네이버클라우드 내 AI 연구 부서와 유기적인 협력을 통한 서비스 개발에도 나섰다.

하지만 경쟁사 카카오가 카카오헬스케어를 내세워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에 빠르게 진출하는 동안 네이버는 소극적이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를 시장에 출시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네이버는 아직 사내 부속 의원을 대상으로 하는 베타서비스 등에 그쳤다.

NAVER CARE(헬스케어연구소) 사내 부속의원

병원 예약과 사전 문진, 진료 등 의료 과정에 AI를 접목한 Smart Survey 솔루션과 Patient Summary 등 서비스를 대학병원에 공급하는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는 사내 부속 의원에서만 활용 중이다. 베타서비스 등 준비 기간이 길어지자 네이버 헬스케어 사업의 실체에 대한 시장의 궁금증도 깊어져 갔다.

최근 네이버는 데이터 CRO라는 새로운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임상시험 플랫폼 기업 '제이앤피메디'에 투자하기도 했다. 제이앤피메디는 제약과 바이오, 의료기기 기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데이터 플랫폼을 제공한다. CRO 서비스와 투자 지원, 라이선스 컨설팅도 지원한다.

◇오류 검증 기능 등으로 효율성 개선, 추가 투자 기회 확보

제이앤피메디의 핵심 역량은 데이터 관리다. 네이버는 보유 역량인 소프트웨어와 AI 기술을 기반으로 제이앤피메디의 임상시험 플랫폼 고도화에 협력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지만 네이버의 AI 모델 클로바X와의 결합 등이 기대된다. 클로바X가 갖고 있는 데이터 정합성 판단 모델 등을 활용하면 임상 데이터 처리 과정과 라이선스 작업 등의 효율성을 대폭 개선시킬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가장 기본적으로 클로바X의 시나리오 및 데이터 정합성 판단 기능을 접목하는 모델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기입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데이터 오류 등을 자체적으로 검증 수 있는 모델을 갖추면 개발 과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네이버는 제이앤피메디를 통해 타 바이오기업과의 접점을 확보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제이앤피메디의 플랫폼을 활용하는 국내외 바이오기업들의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향후 투자 기회를 더욱 넓혀 나갈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헬스케어 사업의 주요 부문 중 하나가 투자 사업이기 때문에 기업형 벤처캐피탈 조직 네이버 D2SF의 스타트업 투자포트폴리오 중 18% 정도가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라며 "제이앤피메디는 우수한 바이오 기업들이 많이 거쳐가는 플랫폼 회사라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물산도 일반 임상수탁 아닌 데이터 초점, 그룹 밸류체인 기대

네이버가 오랜시간 헬스케어 사업에 대한 고민 끝에 제이앤피메디를 통한 데이터 CRO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삼성물산은 아직 표면적으로 드러난 건 없다. 올해 3월 정관 변경을 통해 CRO 사업 진출 준비를 마쳤다는 점 정도가 그나마 눈에 띄는 행보일 뿐이다.

아무래도 국내 최고의 대기업집단이기 때문에 특정 사업 진출에 대해선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삼성물산 공식입장으로는 CRO 진출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구체적으로 사업은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임상을 대행해주는 일반적인 임상수탁이 아닌 데이터 CRO로 방향도 설정했다. 2022년부터 대략 3년여 전부터 해당 사업 진출에 대해 고민한 것으로 전해진다.

총대를 맨 인물은 김재우 삼성물산 경영기획실 Life Science Biz. T/F장(부사장)이다. 김 부사장은 삼성그룹 바이오 사업의 밑그림을 그리던 인물로 삼성바이오에피스 생산본부장을 맡다가 삼성물산으로 이동했다.

파악된 바로는 사업 진출은 M&A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S의 클라우드·데이터 분석 등 그룹 차원 밸류체인과 함께 삼성물산 상사 부문의 글로벌 네트워크 등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그룹이 보유한 의료 및 병원사업과의 시너지가 가능하다면 더욱 효과가 커질 것으로도 예상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CRO 사업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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