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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팹리스 난항' 원익, 계열사 티엘아이 '불어나는 차입금'LG·삼성 매출 감소, 원익디투아이 합병 철회 등 악재 지속

노태민 기자공개 2025-08-22 08:05:55

이 기사는 2025년 08월 21일 16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티엘아이가 올 상반기 운영 자금 부족으로 300억원을 차입했다. 5년 연속 영업적자와 주요 고객사 매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원익디투아이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6억원으로 계속기업으로 존속하기 위해서는 자금 조달이 불가피했다.

재무구조 악화에 더해 7월 1일로 예정됐던 원익디투아이와의 합병까지 무산되면서 원익그룹의 팹리스 사업 운영은 한층 더 불투명해졌다. 업계에서는 원익그룹이 결국 팹리스 사업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21일 티엘아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분기 중 '강남농업협동조합 외 9개소'로부터 300억원을 차입했다. 이에 따라 회사의 단기차입금은 반기 말 기준 302억원까지 늘었다.

티엘아이가 단기차입에 나선 것은 운영 자금 부족 때문이다. 티엘아이의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6억원 수준으로 파운드리 칩 생산 등을 위해서는 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티엘아이는 2019년 이후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도 반기 누적 기준 9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올렸다. 지난해 티엘아이의 반기 영업손실이 56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영업손실은 지난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티엘아이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15억원에 불과하다. 전년 동기 대비 19.64% 감소한 수치다. 추가 자금 조달 없이는 계속기업으로서 존속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자금을 조달로 급한 불은 껐지만 당분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전방산업인 디스플레이 업황이 악화되면서 타이밍컨트롤러(T-Con)와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고객사가 이탈했다. 티엘아이의 LG디스플레이향 매출은 2023년 111억원에서 2024년 47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반기에는 LG디스플레이에 8억2246만원 규모의 제품 밖에 팔지 못했다. 두 번째로 큰 고객사였던 삼성전자향 매출액은 전체 외형에서 10% 이하 비중으로 떨어졌다.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삼성디스플레이향 매출 확대다. 원익그룹이 DDI 사업에 진출한 배경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매그나칩이 중국게 사모펀드에 회사 매각을 추진하자 삼성디스플레이는 DDI 공급망관리(SCM)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원익에 러브콜을 했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향 제품 공급은 아직 요원하다. 반기보고서를 보면 올해 1분기 티엘아이의 주요 고객사로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름을 올렸다. 정작 관련 매출은 15억1560만원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제품 매출이 아닌 개발용역매출이다.

실적 약화를 이유로 원익그룹은 팹리스 사업 전략을 전면 손질하고 있는 중이다. 앞서 7월 1일로 예정됐던 원익디투아이와의 합병을 취소한 것도 그 일환이다. 당시 회사는 "소액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진행할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합병이 무산된 가운데 티엘아이가 원익디투아이에 대여한 50억원을 과연 상환 받을 수 있을 지 의문시된다. 운영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차입금의 일부를 다시 원익디투아이에 내준 상황이다. 대여금의 변제기한은 올해 11월 9일이다.

문제는 원익디투아이의 상환 여력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앞서 원익디투아이는 원익홀딩스로부터 빌린 대여금 가운데 311억원을 영구전환사채로 발행했다는 점 등이 그 이유다. 해당 영구채의 만기일은 2045년 5월 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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