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CFO]'비계열 사업 확장' 이끄는 이노션 신승호 CFO⑩현대 기조실 거친 재무통…잇단 자사주 매입으로 성장 자신감 피력
최은수 기자공개 2025-08-29 08:18:08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8월 27일 08시1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의 광고계열사 이노션은 2005년 출범 후 재무라인 변동이 드물었다. 그러나 창립 이후부터 줄곧 이노션의 곳간을 책임지던 윤석훈 전무가 회사를 떠나고 2021년 신승호 재경지원실장(전무·사진)가 새로 부임했다.신 CFO는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 출신 인사로 계열사 매출을 넘어선 이노션의 미래 사업확장전략을 책임지고 합류했다. 부임 후 주주와 임직원에게 회사의 성장과 목표 달성에 대한 확신을 주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했고 주주환원정책도 강화한 점이 눈길을 끈다.
◇신승호 CFO '서울대경영·그룹기조실' 출신 재무통
신 CFO는 1968년생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곧바로 현대자동차그룹에 합류했다. 현대자동차 기획조정실에서 오래 근무했다. 현대차 기조실은 '그룹 컨트롤 타워'격에 해당하는 조직으로 그룹 차원의 재무 전략과 인사를 책임지는 곳이다.

현대차는 2018년 이후부터 현대차 기조실 출신 인사들을 계열사 CFO로 선임했다. 그 가운데 한 명이 신 실장 또한 이 가운데 중용된 인물이다. 이 변화 속에서 '현대차 기조실'과 '서울대 경영학과' 인사들이 부각됐다. 이는 신 실장의 커리어를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이기도 하다.
2021년 12월 이노션 재경지원실장에 선임되기 전엔 현대차 CPM 팀장(상무)으로 1년간 일했다. CPM은 'Corporate Performance Management'의 줄임말이다. '경영성과관리'를 담당하는 부서로 회사가 당초 세운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는지 수시로 확인해 그 결과를 경영진과 유관 부서에 보고하고 전달하는 게 주 업무였다.
신 실장이 현대차 CPM 팀장으로 재직할 당시 현대차는 2021년 1월 발표한 경영 계획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10월에 한 차례 목표치 정정이 있었지만 CPM의 조밀한 성과 관리를 통해 조기 내부 조정이 일어났고 한 해 농사를 순조롭게 마무리할 수 있었단 뜻이다.
특히 2021년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전 세계 불안정성을 배가하는 여러 변수가 많았다. 이 상황에서도 현대자동차가 목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건 CPM팀이 꾸준히 시장 변화를 예측·분석하고 이를 기업 역량 제고에 보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 CFO는 이노션으로 부임할 당시 상무 직함을 달고 있었다. 부임 후 사내이사 선임(2022년)과 승진(2023년) 연이어 이뤄졌다. 이노션의 사업 확장 전략이 제대로 수행되고 있는지 관리하고 지원하는 것과 더불어 M&A를 통한 인오가닉 경쟁력 제고와 미래 신규 사업 확보 등 과제를 부여받았다.
◇성장 자신감, 자사주 매입으로 피력…캡티브 넘은 신사업 성과 가시권
신 CFO는 현대차그룹의 컨트롤 타워 조직이나 다름없는 현대차 기조실에서 오래 근무한 까닭에 그룹 내 위상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그룹은 기조실 출신을 계열사로 보내 재무 개선을 꾀하려는 시도를 여러차례 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이노션 임직원들에게 그룹 기조실 출신인 신 전무는 낯선 인물이다. 전임자인 윤석훈 전 재경지원실장이 2005년 이노션의 창립 멤버였던 점을 고려하면 차이점이 더욱 부각된다.
다만 부임 후 그에게 주어진 과업이 이노션의 성장을 지원하고 내부를 관리하는 역할인만큼 이를 위한 몇 가지 특별한 결단을 내렸다. 2024년 2월 4400만원 어치의 회사 주식 2000주를 매입한 게 일례다.
당시 기조실 출신인 현대차그룹 CFO 가운데서 자사주를 매입하는 사례 자체가 드물었다. 그룹 12곳의 상장계열사 CFO를 살펴봐도 기보유주식을 포함하더라도 부임 후 자사주를 보유한 CFO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단 점 고려하면 이례적 행보다.
신 CFO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크지 않지만 CFO가 직접 자사주를 매입해 회사 성장에 대한 확신을 대외에 나타낸 셈이다. 더불어 부임 후 배당성향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며 지속적으로 주주친화행보를 펼치고 있다. 이 주주환원정책 역시 신 CFO 부임 후 달라졌다.
외연 확장과 미래사업에 도전한 이노션의 성과는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2024년 상반기 말 -926억원이던 이노션의 잉여현금흐름(FCF)은 올해 상반기 말엔 -146억원으로 개선됐다. 여전히 음(-)의 지표이기는 하나 구글 AI '제미나이'와 손잡은 신규 캠페인 등 비계열사 신사업 성과가 가시화되며 반등을 시작한 점이 긍정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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