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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IMA 경쟁서 멀어진 KB증권, 영업 일선은 '불안'한투·미래·NH 격차속…라이센스 없는 삼성·메리츠에도 자본 밀려

김슬기 기자공개 2025-08-29 11:18:41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8월 27일 11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초대형 투자은행(IB)들이 너도나도 종합투자계좌(IMA)경쟁에 뛰어들면서 기업금융 강자인 KB증권의 입지가 애매해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금융당국이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추가로 내줄 예정이라는 것도 부담이다. 현재 5개 증권사가 인가 신청을 한 상태다.

KB증권은 국내에서 명실상부한 기업금융 강자지만 최근 증권사들이 발행사에 어느 정도 한도의 북(book·자체운용한도)을 쓸 수 있는지를 영업 포인트로 삼으면서 한계가 분명해졌다. 특히 기업금융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이나 NH투자증권 등이 IMA 사업을 진행하게 되면 KB증권이 불리해질 여지가 크다는 해석이다.

◇IMA 망설이는 KB지주, 증권 경쟁력 강화 의지없나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하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초대형 IB 4곳 중 KB증권만 IMA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 KB증권의 경우 올 상반기 자기자본 6조7247억원이며 발행어음 운용규모는 10조5222억원이다. 자기자본 대비 156%를 발행어음으로 사용하는 구조다.

KB증권이 IMA 자기자본 기준인 8조원을 맞추려면 모회사인 KB금융지주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떨어진다. 이미 경쟁사인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부터 일찌감치 IMA 경쟁을 예고했고, NH투자증권은 최근 NH농협금융지주가 6500억원 증자를 단행하면서 자기자본 규모 8조원을 맞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이 모회사의 지원을 받는다고 하는데 KB증권은 금융지주의 반대로 인해 IMA 사업 진출이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금융지주에 속한 증권사의 특성상 지주 연결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맞추기 위해 위험가중자산(RWA)을 관리해야 하기에 이익 증가를 통해 자기자본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 이 경우 모회사 지원이 절실하지만 KB금융지주의 경우 KB증권의 IMA 사업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지주 내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경우 전통적인 리테일(소매금융) 강자다. KB증권이 원금보장형 상품인 IMA 사업을 하게 되면 KB국민은행 고객과의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자기잠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룹 내에서 IMA 상품 라인업을 늘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반면 NH농협금융지주의 경우 은행과 증권 고객 타깃이 다르다.

◇자기자본 영업 강화 추세에 KB증권 위협

KB증권이 IMA 진출을 망설이는 반면 NH투자증권은 IMA 준비에 서두르면서 기업금융 파트의 경쟁력 저하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올해 KB증권은 부채자본시장(DCM) 대표주관실적만 33조316억원을 기록, 전체 시장점유율 25.83%다. 2024년까지 12년 연속 1위를 기록했고, 올해에도 현 성적을 유지하면 13년 연속 1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DCM 강자라는 것은 그만큼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등 수많은 기업 커버리지가 탄탄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기업 공모채에서 KB증권의 참여가 당연하게 여겨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공모채 외에 돈 되는 상품들은 다른 증권사로 모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자체 북을 활용해 인수하는 신종자본증권이나 주가수익스와프(PRS) 등에서 KB증권은 참여가 어렵고, 참여하더라도 물량이 크지 않다"며 "IMA 사업뿐 아니라 발행어음 후발주자들도 많아질텐데 워낙 공격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어 나중에는 KB증권의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발행어음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증권사 중에서는 KB증권 대비 자기자본 규모가 큰 곳들도 있다. 초대형 IB지만 아직 발행어음 인가를 받지 못한 삼성증권은 자기자본 7조890억원이며 메리츠증권은 올해 상반기 7조609억원까지 늘렸다. 이들이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2배까지 활용할 수 있고 운용자산 절반은 기업금융을 담게 된다.

또 최근 한국투자금융지주가 한국투자증권에 9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하면서 자기자본 확대에 힘을 실어줬다.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11조대로 올라서면서 IMA까지 허용되면 30조원대의 자산을 굴릴 수 있게 된다. 한국투자증권이 탄탄한 커버리지를 기반으로 북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KB증권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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