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입찰전]자격 갖춘 다크호스 한국증권, 참여 안 한다⑤막판까지 검토했으나 지주서 최종 불허…3자 경쟁으로
구혜린 기자공개 2025-08-29 07:16:14
[편집자주]
연기금투자풀 통합펀드를 관리하는 주간운용사 선정 입찰의 막이 올랐다. 역대 최초 복수 사업자 동시 선정 입찰이다. 주간운용사는 70조원에 달하는 공적기금을 운용한다는 명예와 더불어 기금형 퇴직연금 시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지난 25년간 자산운용사에만 주간운용사 자격이 주어졌으나, 증권사도 참가 자격을 얻게 되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더벨은 두 달에 걸친 주간운용사 입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슈를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8월 28일 13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이번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한국투자증권은 증권사 중 드물게 사모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고 과거 공적기금을 운용한 이력이 있기에 다크호스로 꼽혀왔다. 내부 실무진 사이에서도 ‘해볼 만하다’라는 반응이 나왔으나, 지주에서 수익성을 고려해 최종 불허한 것으로 전해진다.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전 조달청은 이날 오후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선정 입찰 참가자격 사전심사 평가서 접수를 마감한다. 자산운용사 중에서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증권사 중에서는 KB증권이 평가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입찰 참여사 리스트에 한국투자증권이 빠진 것을 두고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의 참여 가능성은 지난 4월부터 OCIO 업계에서 회자됐다. 사모펀드운용부 부장 등을 주축으로 인력을 모아 제안서 준비까지 했으나, 막판에 불참을 결정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반면 내부 OCIO 조직이 사실상 유명무실한 하우스이기에 애초부터 참여 의지가 없었을 것이라는 반응도 있다.한국투자증권은 사모 라이선스 보유사이기에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참여가 가능했다. 지난 2023년 일반사모집합투자업자로 등록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기본 참여 자격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한 배경과 무관하게 한국투자증권은 사전 자격을 갖춘 셈이었다. 유력 참여사인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라이선스를 확보하지 못했다면 어부지리로 이득을 취할 수도 있었다.
한때 대형 공적기금을 운용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고용노동부가 고용보험기금을 민간에 맡기도록 OCIO 체제를 도입한 그해 1기 운용사로 선정돼 약 7조원의 자금을 위탁운용했다. 2018년 NH투자증권에 내어주기까지 국토부 주택도시기금 운용도 전담했다. 2019년 고용보험기금 주간운용사 재선정 과정에서도 경쟁사 중 최고점을 득하며 약 10조원을 운용했다.
실제 이번 입찰 참여를 진지하게 검토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7일 기획재정부가 입찰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한 사전 간담회에도 참여해 의견을 청취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연기금투자풀 운용을 8년간 담당한 경력이 있어 해볼 만하다고 설득한 인력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측도 “마지막까지 내부적으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다만 한국금융지주에서 최종 승인을 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사업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의 통합펀드 운용보수율은 현재 2.92bp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입찰에서는 보수율이 더 하락할 우려가 있다. 기획재정부가 입찰 기준가격인 추정보수율을 4.12bp로 이전 입찰 대비 낮춰 제시하면서다. 투찰률 70%가 적용되면 2.88bp가 된다.
과거 한국투자증권이 OCIO 사업을 접은 이유도 수익성 때문이었다. 2023년 고용보험기금 3기 주간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수성에 실패한 것을 시작으로 30여명의 전담운용조직을 완전히 해산했다. 주요 운용역은 새로 주택도시기금을 맡게 된 미래에셋증권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이후 OCIO 조직명은 법인영업부가 기존 법인 자금 관리 차원에서 사용해왔고 신규 유입 자금은 제로(0)였다.
한국투자증권의 선택에 따라 이번 입찰은 3자 경쟁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NH투자증권 OCIO 조직은 마지막까지 참가자격 요건(일반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으나, 일정 내 금융위원회 실사 등 심사가 진척되지 않았다. KB증권은 운용 공적기금 중 가장 규모가 컸던 장애인고용기금 및 임금채권보장기금 수성에 실패했기에 연기금투자풀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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