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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이사회 평가]HD현대, 약점 아닌 약점 '경영성과'[Weakness]평점 2.9점, 오일뱅크 차입 부담 탓…'순풍' 조선업이 만회

고진영 기자공개 2025-09-05 07:59:24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Board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1일 13시24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HD현대의 이사회 운영을 6개 지표로 평가한 결과 가장 발목을 잡은 부분은 경영성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점수가 2배 이상 점프했는데도 다른 지표들보다 여전히 뒤처졌다. 조선업 슈퍼사이클을 타고 고공행진 중인 실적을 생각하면 뜻밖의 결과다.

저득점의 이유는 재무건전성에 있다. 주요 종속회사인 HD현대오일뱅크의 차입 부담이 상당한 상태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조선업이 벌어들이는 현금을 감안할 때 문제될 수준으로 보긴 어렵다.

theBoard가 진행한 '2025 이사회 평가'를 보면 HD현대는 ‘경영성과’ 부분에 최저점이 매겨졌다. 평점이 5점 만점에 2.9점 총점은 55점 만점에 32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평가는 경영성과를 포함해 △구성 △참여도 △견제 기능 △정보 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등 6개 공통지표로 채점했다.

경영성과의 경우 2024년 평가에선 15점(평점 1.4점)에 불과했다가 올해 크게 개선됐는데 여전히 2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주가와 실적 성장률 관련 항목에선 대부분 최고점을 받았지만 부채비율,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순차입금, 이자보상배율 등 재무건전성 부분에서 고전한 탓이다. 채점은 KRX300 평균치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말 HD현대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80%로 KRX300 평균인 90%를 크게 상회했다. 순차입금/EBITDA는 2.31배, 이자보상배율은 3.07배로 계산됐다. 각각 KRX300 평균치인 1.01배, 11.16배보다 떨어지는 수치다. 순차입금/EBITDA는 낮을수록, 이자보상배율은 높을수록 좋다.

차입 부담이 비교적 높게 나타난 이유는 자회사에 있다. 지주사인 HD현대는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사이트솔루션, HD현대일레트릭 등을 주요 자회사로 거느린다. 이중 HD현대오일뱅크가 HD현대 전체 차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의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8조6100억원을 기록했다. HD현대의 연결 순차입금이 8조9000억원 수준인데 그 대부분을 HD현대오일뱅크가 채우고 있는 셈이다.

다만 조선과 전력기기(HD현대일렉트릭) 부분을 중심으로 잉여현금을 대거 창출하면서 HD현대의 전체 순차입금은 가파르게 줄어드는 흐름을 그리고 있다. 2023년 13조원대였다가 거의 5조원이 감소했다. 이런 급격한 변화는 조선사업 덕분이 컸다.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잉여현금이 3조3000억원을 넘었다. 차입은 대폭 줄고 현금은 쌓여 2024년 말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3조7400억원에 달했다. 채점은 연말을 기준으로 했지만 올 상반기 말엔 -6조4700억원 수준으로 더 불어났다. 가진 현금성자산에서 총차입금을 빼고도 순현금이 6조원을 넘는다는 뜻이다.

조선업 불황기엔 HD현대오일뱅크 등 다른 계열사들이 HD현대그룹을 지탱했는데, 이젠 반대로 조선이 현금 창출을 이끌고 있다. 앞으로도 조선업 호황이 이어질 전망이라는 점에서 HD현대 재무건전성을 걱정할 국면은 아니다. 경영성과 점수 부진이 그리 아쉽지 않다.

경영성과 다음으론 ‘구성’ 지표 점수가 낮았다. 총점 45점 만점에 29점, 평점은 3.2점이 매겨졌다. 이사회 의장을 권오갑 대표이사가 겸하고 있는 점, 이사회 규모가 5명으로 비교적 작다는 점 등이 점수를 깎은 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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