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신화' 강덕수 사단, 경영 복귀 신호탄 쐈다'STX OB 결집' 디오션자산운용 통해 SK오션플랜트 인수 추진
박기수 기자공개 2025-09-02 08:09:16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1일 13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0년대 STX그룹을 재계 13위까지 끌어올렸던 '샐러리맨 신화' 강덕수 전 회장이 SK오션플랜트 인수를 토대로 경영 복귀에 신호탄을 쐈다. 강 전 회장은 2021년 대법원에서 징역을 선고받았지만 이듬해 경제인 특별 사면으로 취업제한이 풀렸다. 약 3년 동안의 공백기를 뒤로 하고 다시 한번 조선업계로의 복귀를 앞둔 모습이다.◇작년 디오션자산운용 설립, SK오션플랜트 인수로 경영 복귀 가능성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사진)이 설립한 에스엠유글로벌의 100% 자회사 디오션자산운용이 SK오션플랜트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유력한 상황이다.디오션자산운용은 세부 실사 등을 거쳐 SK에코플랜트의 경영권 지분인 36.98%를 인수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한 지분 가치만 보면 1일 시가 기준 약 4700억원 규모다. 디오션자산운용은 작년 설립된 자산운용사로 STX그룹 시절 핵심 인력들이 포진돼있다. 디오션자산운용은 이번 딜에 전략적 투자자(SI)와 함께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회장은 2022년 복권으로 취업제한이 해제됐지만 그간 공개적으로 경영 활동에 나서지는 않았다. 이번 SK오션플랜트의 인수 주체인 디오션자산운용과 모회사 에스유엠글로벌에서도 강 전 회장은 등기이사진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는 않다.
다만 강 전 회장은 특수관계인 등 최측근을 비롯해 STX그룹 경영 시절 핵심 인물들을 다시 재결집했다. 에스유엠글로벌은 STX그룹 재직 당시 비서였던 강선옥 대표와 강 전 회장의 배우자인 배단 여사의 가족인 배인 대표가 이끌고 있다. 디오션자산운용은 STX그룹 지주사 STX의 재무관리실장이었던 정중수 대표가 수장이다. 최근 STX 재무기획실장 출신인 이호남 사장이 PE 본부장으로도 취임했다.
인수 과정에서 강 전 회장이 직접 일선에 나서고 있지는 않지만 SK오션플랜트 인수 이후 경영 일선에 복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때 재계 13위까지, 강덕수 사단 '역전 드라마' 준비
강 전 회장은 2010년대 STX그룹을 국내 대기업집단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대형 그룹으로 성장시켰던 장본인이다.
1950년생인 강덕수 전 회장은 1973년 쌍용양회(현 쌍용C&E)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2001년 외환위기 여파로 흔들렸던 쌍용중공업을 사비 20억원으로 인수해 '오너'로 올라섰다. 이후 STX조선해양(대동조선) 인수, STX에너지(산단열병합발전소) 인수, STX팬오션(범양상선) 인수 등 적극적인 M&A 활동으로 그룹 외형을 불려갔다.
강 전 회장의 STX그룹은 조선업 호황기를 맞이하며 승승장구했다. 선박 건조 물량이 급증해 2006년에는 수주 잔량이 세계 6위권까지 올랐다. 핵심 계열사인 STX조선해양은 2009년 30억달러 수출 기록을 내기도 했다. 벌크 선사인 STX팬오션도 2008년 매출 10조원을 기록하는 등 그룹 성장의 주역이었다.
성과는 빛났다. 다만 진정한 조선업계의 강자는 불황 속에서도 살아남는다. STX그룹은 그렇지 못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오고 조선업이 휘청거리면서 STX그룹의 '거품'이 일순간에 꺼지기 시작했다.
단번에 성장했던 STX그룹은 거짓말처럼 무너졌다. 재무구조 개선 일환으로 2010년대 초반 공격적으로 사들였던 팬오션 등을 매각하려 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결국 STX조선해양과 STX중공업, STX엔진은 채권단 관리 체제로 들어갔다. STX팬오션과 STX건설은 법정관리 대상이 됐다. 심지어 STX그룹은 순환출자 구조였다.
실적 대비 부실했던 재무구조와 지배구조, 그 와중에 찾아온 대형 외부 악재로 STX그룹은 동력을 잃었다. 강 전 회장은 2014년 초 13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퇴장했다. STX팬오션과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대표 자리에서도 내려왔다.
이번 SK오션플랜트 인수가 강 전 회장을 비롯한 전 STX그룹 사단의 '역전 드라마'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아이티센글로벌, 웹3 부문 순항에 사상 최대 분기 실적
- [i-point]이브이첨단소재, 284억 규모 유상증자 계획 철회
- [영상]'캐즘인가 K-즘인가' 전기차 생태계 확대, 답은 '민간'에 있다
- [i-point]신테카바이오, ABS센터서 'AI 기반 신약개발 연구회' 개최
- 뉴진스 되찾은 어도어, 펀더멘털 회복 '시동'
- [SKT 인사 풍향계]조직개편 키워드 '강소화', 2대 사업부 중심 재편
- [i-point]'성수기 진입' 감성코퍼레이션, 3분기 '견조한 성장'
- 얼라인파트너스 공세…스틱, 자사주 활용이냐 유증이냐
- [SK증권 상품전략 리뉴얼]'상품 전문가' 면모…경쟁력 있는 헤지펀드 발굴
- NH헤지운용, 목표달성-손익차등 가동…흥행 성공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영상]'캐즘인가 K-즘인가' 전기차 생태계 확대, 답은 '민간'에 있다
- 디오션의 SK오션플랜트 밸류업 계획 '조선업 재개·투자 지속'
- SK에코플랜트의 차입금 부담, 오션플랜트 매각 불가피
- [PE 포트폴리오 엿보기]JTC, 코로나 딛고 본 궤도…'어펄마 효과' 추가 기대
- [M&A 인사이트]전기차 생태계, 결국 답은 '민간'에 있다
- '부동산 개발업체' 스노마드, 홈플러스 인수 LOI 제출
- 홈플러스, 복수 원매자 LOI 제출
- 농협, 홈플러스 인수 필요조건 '이자 부담 경감'
- [M&A 인사이트]저점이 기회다?…EV 충전 사업에 투자하는 PE들
- [M&A 인사이트]캐즘 아닌 K-즘, 대기업 떠난 시장에 남겨진 FI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