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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의 신사업 키맨]모셔널 '창립 멤버' 로라 메이저, 기술·경영 '총괄'③로보택시 상용화 연기에 누적 손실액 3조 육박…파트너사 앱티브도 떠나며 '난항'

박완준 기자공개 2025-09-04 07:03:42

[편집자주]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 로봇과 도심항공교통(UAM), 자율주행 등 미래 먹거리 발굴 최전선에 서 있다. 단순 이동을 넘어 인류 교류의 수단으로 작용하는 모든 형태의 모빌리티를 구현하는 '사람과 사람의 연결'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신규 투자를 단행하고 사업별로 '키맨'을 배치해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한다. 이 거센 흐름을 이끄는 인물들은 누구일까. 더벨은 신사업 성과를 보이고 있는 핵심 경영진을 중심으로 그 면면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1일 14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현대차그룹은 경쟁사들의 기술을 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워'에 그쳤다. 하지만 자율주행을 넘어 도심형모빌리티(UAM)까지 공략하는 모빌리티 기업으로 탈바꿈하며 '퍼스트 무버'로 입지를 다져 나가고 있다. 경쟁사들이 가시적 성과를 얻지 못해 중도 포기를 선언한 상황에도 뚝심 있게 투자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자율주행 자회사 모셔널이 중심에 있다. 기술 확보를 넘어 미국 로보택시 시장 진출까지 목표로 매년 투자를 늘리고 있다. 다만 출범 이후 매년 적자 폭이 늘어나 사업이 휘청이고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올해 '창립 멤버' 로라 메이저를 해결사로 등판시켜 상업화에 본격 시동을 걸 전망이다.

◇기술 중심의 경영…로라 메이저, 상업화까지 '총괄'

모셔널의 전략 키워드는 '기술 중심의 경영'이다. 자율주행 시장이 아직 개화되기 전인 만큼 경영의 키는 기술 중심으로 맞췄다.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의 체계적인 상업화 전략보단 안정적인 기술 입증에 우선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이 기술 중심의 인사를 단행한 배경이다.

현대차그룹은 올 6월 모셔널의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로라 메이저(사진)를 선임했다. 앞서 그는 2020년 현대차그룹이 미국의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앱티브와 각각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씩 투자해 합작한 모셔널의 창립 멤버다.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되면서 모셔널의 자율주행 기술의 기초를 쌓았다.

로라 메이저 CEO는 미국 조지아 공과대학 산업 및 시스템 공학 학사와 매사추세츠공대(MIT) 항공우주공학 석사 학위를 갖고 있다. 미국의 비영리 연구개발기관 '드레이퍼 연구소'와 드론 전문업체 ‘아리아 인사이트’에서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솔루션 개발 업무 경력을 쌓았다.

그는 2020년 모셔널 설립부터 CTO로 선임되면서 미국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FMVSS) 인증을 받은 세계 최초의 무인 자율주행 차량 중 하나인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개발한 조직을 이끌었다. 또 머신러닝 중심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스택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라 메이저 CEO는 2023년 아이오닉 5에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로보택시를 선보이고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시범 운행까지 성공했다. 지난해 본격 상용 서비스 개시를 목표했지만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경기 침체 등으로 구조조정을 겪으며 사업이 연기됐다.

모셔널은 로보택시 상용화 시점을 내년으로 수립했다. 로라 메이저 CEO는 기존 개발하던 레이더·라이다 중심의 모듈 방식에서 카메라 중심의 앤드 투 앤드 방식으로 선회해 상용화에 속도를 붙일 계획이다. 최근 모셔널은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을 위한 인력을 대거 충원하기도 했다.

◇5조 투자에도 누적 손실 3조 '육박'…흑자 '시급'

모셔널의 최대 핵심 과제는 수익 확보다. 현대차그룹이 2020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약 5조원을 수혈한 데 반해 누적 손실이 3조원에 육박한 탓이다. 지난해 계획한 로보택시 시장 진출에 차질이 생기면서 상업화 속도가 더뎌진 점이 적자의 원인으로 꼽힌다. 손실이 쌓이면서 파트너사 앱티브도 투자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약 1조3000억원을 투자해 앱티브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11%를 인수하고, 모셔널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분율을 85%로 끌어올렸다. 로보택시 상용화 시점이 연기되면서 앱티브가 추가 투자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모셔널은 지속적인 투자에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출범한 2020년 영업손실 2315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1년 5162억원, 2022년 7517억원, 2023년 8037억원으로 현금 유출에 속도가 붙었다.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도 모셔널은 6037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뒀다. 누적 손실액은 2조906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올 2분기 모셔널에 추가 수혈을 결정했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6291억원을 투자한 내용이 골자다. 이에 현대차그룹의 모셔널 지분은 86.61%로 늘어났다. 모셔널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1년 만이다.

올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앞에서 발표한 대미 투자에도 포함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4년간 미국에 210억달러(약 30조8000억원)의 투자액 중 63억달러(8조6000억원)를 자율주행 등 미래 신기술 사업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자금을 확보한 모셔널은 상용화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은 구글 웨이모와 테슬라, 중국 바이두, 현대차그룹의 모셔널이 선두로 평가된다"며 "중국은 미국 진출이 어렵기 때문에 모셔널은 자율주행 3사로 묶여 시장 점유율 확보를 목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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