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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오른 석유화학 구조조정]나주시장, LG화학 공장장 '긴급 면담' 배경은SAL 설비·인력 대산 이전에 유감 표명…LG화학, 경쟁력 저하로 이전 불가피

정명섭 기자공개 2025-09-08 08:04:48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4일 13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병태 나주시장이 최근 LG화학에 긴급 면담을 요청했다. LG화학이 나주공장 설비 일부를 철거하고 관련 인력을 대산공장으로 이전하면서 일자리 축소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나주시는 신규 투자 지원 의지를 피력했지만 LG화학 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은 얻지 못한 상황이다.

4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윤 시장은 지난달 말 LG화학 나주공장을 찾아 노건교 공장장과 면담했다.

LG화학이 연 2만톤 규모의 스타이렌아크릴레이트라텍스(SAL) 생산설비 철거를 추진해 지역 일자리가 줄어들 우려가 커진 탓이다. SAL은 산업용·건축용 접착제와 코팅제의 원료다. LG화학은 SAL 설비와 관련 인력을 충남 대산공장으로 이전한다는 방침이다. 올 하반기 시운전을 거쳐 상업 가동을 시작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윤 시장은 면담에서 나주공장 생산라인 축소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신규 투자 건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나주시 측은 공장 일부 폐쇄가 전체 폐쇄나 이전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나주공장은 LG화학(당시 ㈜럭키)이 1984년에 설립한 공장이다. 옥탄올과 부탄올, 친환경 가소제, 아크릴산 등을 생산해왔다. LG화학 나주공장 근무 인원은 협력업체 소속 직원을 포함해 500여명으로 알려졌다.


나주공장은 여수와 대산공장 대비 생산 규모가 작다 보니 생산효율이 떨어지는 데다가 내륙에 있어 원재료와 완제품 등을 철도로 운반해야 해 물류비가 추가로 들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LG화학은 2023년부터 나주공장 생산능력을 줄이고 있다. 그해 말 설비가 노후화한 아크릴산 생산라인을 폐쇄됐다. 아크릴산은 주로 화학섬유와 도료, 접착제, 코팅제 등의 핵심 원료로 사용된다. 작년 말에는 알코올(2-에틸헥산올) 생산라인이 가동 중단됐다. 두 품목 모두 여수공장으로 생산이 일원화됐다. 나주시는 대안으로 LG화학에서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 분야에서 협력하자고 제안했지만 아직 긍정적인 답변을 얻지 못한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황이 좋지 않다 보니 시 차원에서 기업의 생산라인 축소 결정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도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협력을 제안했지만 본사에서 결정이 나야 한다는 답변을 받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나주시는 과거 LG화학의 대규모 투자 기회를 놓친 적이 있다. LG화학은 2017년 나주공장 유휴 부지에 고부가 첨단소재 연구센터를 신설하고 친환경 가소제 공장을 증설하려고 했으나 충남 대산공장 쪽으로 투자처를 바꿨다.

당시 나주시가 주민 반발과 지방선거 표심을 의식해 인허가 절차를 1년 넘게 미룬 탓이다. LG화학은 이후 나주시 내 추가 투자를 포기했다. 당시 나주시의 정책적 판단 착오가 LG화학 나주공장 축소로 이어졌다는 평이다.

나주공장은 설립될 당시만 해도 주거 지역과 떨어져 있었다. 이후 인근(나주시 송월동 일대)에 KTX 나주역과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등 주민 생활권이 확대되자 나주공장은 타의로 시내 중심부에 자리잡게 됐다. 현재 나주공장 1km 내에는 아파트와 유치원, 학교가 몰려있다. 주변 인구는 11만명 규모로 추산된다. 악취와 소음, 대기오염 등 나주공장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도 증가하는 추세다.

LG화학은 ESG 경영 면에서 나주공장에 대해 "공장의 환경 안전 사고 발생 시 인구 밀집 지역에 큰 영향이 예상되며 공장의 규모 축소 역시 지역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소"라고 진단했다. 다만 지역사회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경우 신규 투자와 고용 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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