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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기업 후폭풍]리스크 커지는 현대차그룹, '경영 전략'도 쟁의 대상현대차 노조 "신사업, 해외 조립공장 증설 미리 알려라" 요구…계열사 확산 우려

고설봉 기자공개 2025-09-08 08:07:44

[편집자주]

노란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국내 산업계의 노사문제 대응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계약관계가 단순했던 과거와 달리 원청과 하청으로 촘촘한 생태계가 구성된 현재 법안 개정의 여파가 클 것이라는 평가다. 사용자의 책임 확대와 함께 경영상 결정까지 쟁의범위에 포함되며 변수가 커졌다. 더벨은 노란봉투법 주요 내용이 산업에 미칠 영향을 짚어보고 현안과 업권별 대응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4일 13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이 노조 리스크에 다시 직면했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7년간의 무쟁의 교섭 기록을 깨고 올해 생산현장을 벗어났다.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국회 통과 이후 노조 활동에 힘이 실리면서 국내 최대 자동차 노동조합인 현대차 노조가 전면에서 움직이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 안팎에선 현대차를 시작으로 다른 계열사로 리스크가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현대모비스 노조는 현대차 노조와 함께 파업에 참여한 상태다. 기아 등 계열사 전반에 걸쳐 쟁의가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7년만에 생산라인 멈춘 현대차 울산공장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7년 만에 파업에 돌입했다.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난항을 겪으면서 지난 3일부터 사흘간 부분 파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현대차 울산 5개 공장 생산라인이 모두 멈췄다.

교섭에 진전이 없을 경우 추가 파업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 노조 조합원들의 파업 의지가 높은 만큼 노조활동이 힘을 받는 모습이다. 지난달 25일 현대차 노조 전체 조합원(4만2180명) 대상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86.15%가 찬성했다. 투표율은 94.75%였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경.
이번 파업으로 현대차 노사의 7년 연속 무쟁의 교섭 타결은 무산됐다. 노사는 2019년부터 코로나19 대유행 등 국내외 상황과 성과에 따른 보상 등을 바탕으로 지난해까지 파업 없이 단체교섭을 마무리했지만 올해는 실패했다.

현대차 노조 파업에 대한 우려가 큰 이유는 단순 쟁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 집행부는 파업에 나서며 ‘신사업 통지 의무’를 올해 단체협약에 추가하는 방안을 사측과 협의하고 있다는 내용을 조합원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경영상의 판단에 대해서도 노조가 개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회사가 신사업에 뛰어들거나 해외에 조립공장을 증설할 때도 노조에 미리 알려야 한다’는 조항을 단체협약에 넣자고 회사 측에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구체적으로 현대차 노조는 신사업 통지 범위를 기존 반조립공장(CKD)에서 부분조립생산(SKD)까지로 확대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있다. 현재 현대차는 해외 공장 설립 등에 대해선 노사가 참여하는 고용안정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했다. 이번에 노조는 사전 통지 범위를 SKD까지로 확대하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을 포함해 재계에서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노란봉투법 개정안 통과 이후 노조가 회사의 경영전략 등에 개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개정안은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의 결정’도 쟁의 대상에 넣었다. 고용 조건에 대한 협의를 넘어 경영전략 등으로 노조의 쟁의 대상이 확대되면서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 우려…생산체계 전체 불안감

현대차그룹 전반으로 위기감은 확대되는 모습이다. 현대차가 쟁의를 시작한 만큼 기아와 다른 부품 계열사 등 연쇄적으로 파업이 확산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현대차가 무쟁의 교섭을 펼쳐왔던 만큼 다른 계열사들도 파업을 지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현대차 노조 파업으로 상황이 바뀌고 있다. 현대차 노조 산하 현대모비스위원회 소속인 현대모비스 노조도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등 공장에 모듈을 공급하는 만큼 완성차 라인이 멈추면 자동으로 공장을 가동할 수 없다.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 전경.
관심은 기아 노조의 파업 여부다. 현대차보다 늦게 협상을 시작한 기아는 4일 4차 본교섭을 진행 중이다. 기아 노조는 현대차보다 임단협 요구 조건이 높다.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결렬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아는 4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어가고 있지만 올해 기록이 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른 계열사들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이미 현대제철에선 하도급 노조(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 비정규직 지회) 주도로 리스크가 커지는 모습이다. 하도급 노조는 노란봉투법 국회 통과 사흘 만인 지난달 27일 현대제철 경영진을 상대로 서울 대검찰청에 ‘현대차그룹·현대제철 파견법 위반 고소장’을 제출했다.

재계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개정 이후 주요 노조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소송 등을 남발하는 것을 두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신사업 등 주요 경영상 결정을 내리려면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을 수 있어 위기감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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