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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25]유럽 1위 노리는 LG전자, 키워드는 '실용주의'류재철 사장 "현지 매출 5년 내 2배 목표"…B2B 강화 초점

베를린(독일)=김도현 기자공개 2025-09-05 16:55:25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5일 13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는 실질적으로 시장에 어떤 제품이 나가는지에 집중했다. 고객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전시 공간과 유사한 크기의 거래선 상담 공간을 마련했다. 역대급으로 큰 규모다."

류재철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솔루션(HS)사업본부장(사장)은 독일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25' 현장에서 4일(현지시각)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LG전자가 이번 행사를 대하는 태도를 잘 보여준다. 같은 맥락에서 전시장 내부에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등에서 구현했던 화려한 파사드 대신 유럽 적합형 인공지능(AI) 가전이 배치됐다.

◇지역맞춤형 제품 전면, '빌트인·투트랙' 병행

LG전자는 IFA를 유럽 공략의 교두보로 삼고 있다. 이 자리에서 현지 트렌드와 고객 요구사항을 파악해 것이 핵심 포인트다.

류 사장(사진)은 "LG전자는 수십년 동안 고객의 삶을 연구하면서 어떤 업체보다 고객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자부한다"며 "유럽도 마찬가지다. 이곳에서 통할 신모델을 대거 공개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것이 유럽 내 수요가 많은 빌트인 가전이다. 좁은 가옥 구조를 갖춘 유럽의 특성을 반영한 지점이다.

빌트인은 건설사가 주거시설을 지을 때 직접 가전까지 납품하거나 내장재 공급업체가 가전까지 같이 제공하는 전통적인 기업 간 거래(B2B)다. 진입장벽이 크지만 지속적인 파트너십으로 대규모 매출을 유지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류 사장은 "유럽에는 터줏대감 밀레와 보쉬,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국 기업, 튀르키예 가전 제조사까지 더해져 경쟁이 치열한 지역"이라며 "유럽인의 삶을 끊임없이 리서치하고 이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빌트인 가전을 내세웠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유럽 내 빌트인 매출을 2030년까지 10배 이상 증대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B2B 전문조직을 강화하면서 합리적 가격과 고급 기능을 갖춘 매스 프리미엄 브랜 'LG 빌트인'을 내세운다. 해당 사업 운영국가도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유럽 위주에서 서유럽, 북유럽 등으로 확대 전개할 방침이다.

더불어 프리미엄과 볼륨존 투트랙 전략을 이어간다. 프리미엄 영역에서 인정받은 품질과 기술을 볼륨존에 이식해 시장 지배력과 수익성을 모두 높이겠다는 의도다. 그 일환으로 유럽에서 화두인 에너지 절감에 집중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코어테크 기반한 최고 수준의 고효율 제품을 내놓을 심산이다.

류 사장은 "LG전자 주력인 프리미엄존은 리딩하고 있다는 판단"이라며 "현재 부족한 보급형이나 엔트리 모델 쪽이 보강되면 계속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중장기적으로 유럽 구독 사업도 추진한다. 현재 LG전자는 아시아권 위주로 구독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류 사장은 "인건비가 비싼 유럽에서 케어십 매니저 역할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서 "아직 현지에서의 구독 모델을 확정 못 했는데 조만간 내부 스터디가 정리되면 유럽에서도 구독 사업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궁극적으로 LG전자는 유럽 매출은 5년 내 2배로 키우고 유럽 1위 가전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대해 류 사장은 "단순한 구호 수준이 아니라 반드시 달성하도록 전략적으로 집중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존재감 커진 중국이 무서운 이유는 '속도'

이날 중국발 공세도 거론됐다. 중국 기술력보다는 생산력, 원가경쟁력 등을 경계하는 분위기였다.

류 사장은 "중국의 위협이 엄중한 건 사실이나 우리가 넘지 못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며 "(JDM, 중국 부품 투입) 등 중국 생태계를 잘 활용하면 보급형에서의 경쟁 구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신 중국의 속도를 주목했다. 과거 우리나라가 그랬던 것처럼 '패스트 팔로워' 전략으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어서다.

류 사장은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위기를 느끼고 해답을 찾아왔다"며 "LG전자 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좀 더 가세되면 중국도 충분히 물리치고 갈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미국 관세 등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대한 고민도 묻어났다. 류 사장은 "우리 전략은 어디서도 다 공급이 가능하도록 유연생산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유럽 상황도 어렵지만 현지 제품 경쟁력, 고객에 대한 이해로 극복해나갈 것"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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