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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거버넌스TF]"2대 주주에 유리한 상법 개정…적대적 M&A 늘어날 것"안상현 법무법인 화우 자문그룹장 "기업가치 대비 주가 낮은 기업 타깃"

박완준 기자공개 2025-09-12 07:48:03

[편집자주]

연이은 상법 개정으로 기업 거버넌스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각종 법률 리스크 요소를 점검하고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기업 거버넌스 자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법조계에서는 전문 조직들이 연속적으로 꾸려지고 있다. theBoard는 주요 로펌마다 신설된 개정 상법 대응 조직을 릴레이 인터뷰하고 그들의 조언을 시장에 전달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9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의 경영권 분쟁까지 직결될 수 있는 상법 개정안이 빠른 속도로 통과되면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올 7월 상법 개정안이 공포됐고 그로부터 두 달여 뒤 2차 상법 개정안까지 발효된 탓이다. 지배구조가 크게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들은 선제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법무법인을 찾고 있다.

법무법인 화우는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새정부정책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다. 법률 동향과 경영환경을 분석하고 기업 고객들이 선제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전략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이달 자사주 의무 소각화 내용을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 통과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가이드라인 제시에 힘을 쏟고 있다.
안상현 법무법인 화우 자문그룹장은 이달 5일 더벨과 만나 "잇따른 상법 개정안의 통과로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낮게 형성된 기업들의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박완준 기자.

화우의 새정부정책TF를 맡고 있는 안상현 자문그룹장(사진)은 이달 5일 더벨과 만나 "잇따른 상법 개정안의 통과로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낮게 형성된 기업들의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특히 합산 3%룰 적용을 받지 않는 2대 주주와 3대 주주가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 그룹장은 2차 상법 개정 후 집중투표제 관련 문의가 늘었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2차 상법 개정으로 1년 뒤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대규모 상장사는 집중투표제를 의무 도입하고, 분리 선출 감사위원을 2명으로 늘려야 한다. 특히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까지 예고해 기업들은 경영권 방어 대응 전략 수립에 나선 모습이다.

안 그룹장은 "2차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5명의 이사로 이사회를 구성하는 회사의 경우 2명의 분리선출 이사 자리에 일반 주주들이 지명한 후보가 선출된다"며 "나머지 3명의 일관선출 이사에 대해 집중투표가 적용될 시 일반 주주들이 1명의 이사를 추가 선임할 수 있으며, 이사회 과반수를 일반 주주들이 선임한 이사로 채워져 경영권이 변경되는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안 그룹장은 최대주주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기업의 2대 주주의 이사회 장악을 우려했다. 그는 "2대 주주는 개별 3%룰이 적용되기 때문에 주식을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에 분산시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 수를 늘리는 것이 가능하다"며 "행동주의 펀드와 손잡고 집중투표제를 활용해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이사회에 진입시키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그룹장은 이사의 시차임기제를 대응 전략으로 꼽았다. 그는 "집중투표제는 1인 이상의 이사 후보가 있을 때 적용되는 제도"라며 "이사의 임기를 차별적으로 만료되도록 만들어 집중투표제를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사 정원이 많은 회사는 한계가 있으며, 적극적인 IR 활동을 통해 일반 주주들의 주주 표심을 얻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안 그룹장은 이달 국회에서 논의되는 3차 상법 개정안 내 포함된 자사주 의무 소각의 법률적 타당성도 언급했다. 자사주는 법적으로 기업이 취득한 '자산'인데, 이를 반드시 없애도록 강제하는 건 기업의 재산권을 법으로 제한하는 조치라는 지적이다.

그는 "1994년 증권거래법 개정으로 10%까지 배당가능이익으로 자사주 취득을 허용했고, 98년 개정으로 10% 한도도 폐지됐기 때문에 기업들이 법을 위반해 자사주를 취득하지 않았다"며 "법원의 판례도 자사주를 ‘자산’으로 보고 있고, 세법적 관점에서도 자사주의 처분으로 얻는 이익에 대해 과세하고 있기 때문에 재산권 침해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 그룹장은 "한국은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과 달리 경영권 방어 수단이 없어 자사주를 우호세력에 처분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라며 "자사주 의무 소각을 도입하기보단 영국과 일본처럼 기존 주주들에게 우선적인 자사주 매수의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의 처분 규제 방식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안 그룹장은 상법 개정안의 빠른 입법 속도에 맞춰 경영판단의 원칙도 명문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인 동시에 경쟁력과 직결될 수 있는 기민한 의사결정과 대규모 투자 등의 경영 판단이 위축되지 않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시선이다.

안 그룹장은 "배임죄가 이사의 책임만을 의율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폐지는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경영판단의 원칙에 따른 이사의 책임 면제를 인정하기 위한 기준의 정립이 필요하며, 미국 법원처럼 선의와 충분한 정보에 기반, 회사에 이익이 된다는 합리적인 믿음이 입증된 결정에 대해 결과적으로 회사가 손해를 입어도 면책한다는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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