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로펌 거버넌스TF]"과거보다 더 많은 정보로 신중하게 판단해야"세종 기업지배구조 전략센터 이동건 변호사 "원천적인 방어는 불가능…증거 확보+전문가 조언"
허인혜 기자공개 2025-09-11 08:13:37
[편집자주]
연이은 상법 개정으로 기업 거버넌스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각종 법률 리스크 요소를 점검하고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기업 거버넌스 자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법조계에서는 전문 조직들이 연속적으로 꾸려지고 있다. theBoard는 주요 로펌마다 신설된 개정 상법 대응 조직을 릴레이 인터뷰하고 그들의 조언을 시장에 전달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9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무법인 세종은 자본시장·지배구조 패러다임 변화와 상법 개정에 따른 수요 확대를 일찌감치 예견했다. 기업지배구조팀과 주주·경영권분쟁팀을 통합해 기업지배구조 전략센터를 출범시킨 배경이다. 통합 센터의 목표는 진단과 의사결정 지원, 분쟁 대응까지 자문과 송무를 한 데 묶은 원스톱 솔루션이다.세종의 기업지배구조 전략센터와 센터를 이루게 된 팀들은 그간 굵직한 현안들과 함께해 왔다. SM엔터테인먼트-행동주의펀드 대응,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속 영풍·MBK 연합 대리인, 한미약품그룹 주주간 분쟁,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 소송 등이 대표적이다. 상법 개정안이 통과된 직후에는 세미나를 통해 현안을 짚고 실무 대응책을 제시했다. 그만큼 상법 개정안과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노하우가 겹겹이 쌓였다.
센터에는 센터장인 이동건 변호사(사진)와 부센터장인 이숙미 변호사 등 베테랑 변호사들이 포진해 있다. 이동건 변호사를 만나 상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에 대한 법적 대응 방안을 들었다. 이 변호사는 기업지배구조 분야 및 주주간 분쟁 분야에서 업계 최고의 전문성을 지닌 변호사로 평가 받는다.
◇"이사의 책임 강화, 회사·주주 이익 고려했다는 근거 갖춰야"
개정안 중 현재 기업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 새 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법안은 지난 7월 22일 공포 즉시 시행됐다. 이사는 주주 전체의 이익을 보호하고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
이사진의 민형사상 책임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새로운 이사회 준비와 더 강력한 이사 보호 정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 변호사는 "기업들은 이사회를 준비할 때 어떤 자료를 공개하고 어떤 쟁점까지 검토하라고 가이드라인을 주어야 하는 지까지 고민하고 있다"며 "그런 과정 속에서 기동력 있는 의사 결정이 어렵고 보수적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기업들은 주시 중"이라고 했다.

법적 리스크 대응 방안으로는 확실한 증거와 결정의 근거를 확보하라고 제언했다. 이 변호사는 "과거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이 의사 결정이 회사 및 전체 주주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의 근거와 로직을 갖추는 한편 세부 논의를 거치고 심사숙고했다는 증거도 남기라"고 조언했다.
기업의 인프라와 자금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이사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나 이사 결정에 대한 배임죄 인정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2027년부터 적용될 전자주주총회 의무화도 행정 부담을 늘린다.
보완 입법에 대해서는 형사책임 완화 논의가 바람직하다고 봤다. 상법상 특별 배임죄가 없어지더라도 형사 배임죄가 남아있고, 형사 배임죄는 범죄행위로 분류되는 만큼 이사책임 보험에서도 해결해줄 수 없어 현실적인 문제가 남는다는 지적이다.
또 일본과 미국 등에 도입된 법안인 포이즌 필(poison pill) 역시 긍정적으로 봤다. 포이즌 필은 특정 투자자의 지분 비율이 기준을 넘어서면 기존 주주에게 할인가로 신주를 살 권리를 부여해 적대적 M&A를 제동하는 이사회와 회사 차원의 방어 장치다.
◇"집중투표제, 경영권 향방 바꿀 수도…'원천 봉쇄' 불가능, 해법은"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를 두고서는 "이론적으로 경영권의 향배가 바뀔 수 있을 만한 영향력"이라고 진단했다. 8월 말 국회를 통과한 이 법안은 자산 2조원 이상의 대규모 상장사의 경우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분리선출 규모를 최소 2인으로 확대한다는 게 골자다.
이 변호사는 "소수주주 측에 있는 이사들이 이사회에 진입할 가능성이 훨씬 커진 셈"이라면서도 "다만 전혀 진입을 하지 못하게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시기를 늦추거나 그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사전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봤다.
시차 임기제와 이사 상한 수 도입, 선임 임원수를 선결하거나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분리해 집중투표를 하는 등의 방안을 언급했다. 다만 원천봉쇄 수단이 아닌 대안책이라고 짚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를 두고서는 "분리선출이 시행되면 최대주주의 영향 밖에서 선출될 인원이 늘어날 수 있고, 현재는 감사위원회가 3인으로 구성된 회사들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과반이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때문에 감사위원회의 정원을 늘린다거나 하는 방안을 제시한다"고 답했다.
해외사례와 기업의 우려도 언급했다. 이 변호사는 "집중투표제 의무화 국가는 극소수로 일본 등이 도입한 후 원복한 사례가 있다"며 "이질적인 이사회 구성이 성장에 방해가 되면서 반성적 고려로 선택제로 돌아간 나라들이 많다는 자료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소수주주들은 보다 단기적인 이익에 대한 고려를 많이 하겠지만, 회사의 미래가 꼭 단기적 이익만 추구해서는 안되므로 그런 측면에서 우려를 하는 분들이 있다"고 전했다.

◇"노란봉투법, 실질적·법적 지배관계 인정되지 않는 설계 필요"
또 다른 뜨거운 의제는 노란봉투법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으로 8월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은 하청 노조가 원청 기업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회사의 경영상 판단에 대해서도 노조가 파업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게 했다.
이 변호사는 노란봉투법의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만큼 기업의 트랜지션 코스트(transition cost)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변호사는 "사용자의 개념이 확대되면서 하청업체들도 단체 교섭권을 갖게 되고, 인수합병(M&A) 등의 판단적 행위도 쟁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대응 전략은 뭘까. 이 변호사는 세종의 노동(labor)팀 자문을 토대로 '지배 관계'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실질적·법적인 지배 관계가 인정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답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한 기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유예기간동안 기보유분을 어떻게 활용해야하는 지를 고심 중이다.
이 변호사는 "미래에 취득하는 자사주는 소각을 전제로 해야할 것이고, 기보유분 처리 방안을 두고서는 EB(교환사채) 발행 등이 옵션으로 제시한다"며 "다만 제3자에게 파는 방향 등은 법에 위반되지 않도록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제반사항을 고려해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된다, 안 된다의 일도양단 문제가 아니라 기업 상황에 때라 필요성과 정당성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짚었다.
결국 기업들은 여러 법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한편 대응 전략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이 변호사는 "'이 원칙만 따르면 개정 법안에서 자유로워진다'는 만능 해법은 없다"며 "전문가의 조언이 필수적"이라고 말을 맺었다. 법 개정 초기에는 판례가 어떻게 쌓여갈 지 알 수 없는 불확실하므로 이런 상황에서는 노하우를 갖춘 전문가의 조언이 꼭 필요하다는 게 이 변호사의 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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