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HMM 인수 추진]‘산은·해수부·부울경’ 모두 만족시킬 원매자 포스코해수부 주도 HMM 경영, 파트너로 낙점…HMM 부산 이전도 포스코 체제가 수월
고설봉 기자공개 2025-09-11 07:22:06
[편집자주]
포스코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 HMM 인수를 추진한다. 그간 잠재 인수 후보로만 거론됐지만 이번에는 직접 나섰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초대형 화주라는 특성 탓에 해운업계 반발은 여전하다. 그럼에도 포스코는 결단하고 카드를 꺼냈다. 주력사업 부진이 이어지고 당국과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의미 있는 행보다. 더벨은 포스코의 인수 추진 배경과 사업·재무적 타당성 등을 종합적으로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8일 15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의 HMM 인수 검토는 관련자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요인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실제 인수에 나선다면 과정은 순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매각자인 KDB산업은행과 2대 주주인 한국해양진흥공사, HMM 본사 이전을 추진하는 해양수산부와 부·울·경 지역 정가 모두 기대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시너지 창출 넘어…정부 고민 풀어줄 포스코
포스코그룹이 현재 구상하는 방식으로 HMM 인수에 나선다면 정부의 고민거리 하나를 덜어줄 수 있다. 포스코그룹의 HMM 인수 검토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방식이다. 포스코그룹은 해진공 지분을 제외한 산업은행 보유 지분만 인수한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HMM 민영화는 해양수산부와 KDB산업은행의 오랜 숙제였다. 1대 주주인 산업은행과 2대 주주인 해수부 산하 한국해양진흥공사간 동상이몽으로 매각 작업은 표류했다. 산업은행은 BIS비율 등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HMM 지분 매각이 필요하다. 반면 해진공은 HMM 지분 매각에 소극적 입장을 고수해왔다.
HMM 운영에 있어서도 산업은행과 해진공은 미묘한 입장차를 보여왔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HMM 본사 부산 이전이다. 해진공은 적극 환영하고 있다. 또 부산에 이전해야 하는 해수부 입장에서도 HMM이 이전하면 정책적 유연성 등에서 활용도가 높아진다. 반면 산업은행은 유보적 태도를 보여왔다.
이처럼 HMM 운영 주도권을 두고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갈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그룹이 산업은행 지분 인수를 타진하면서 새로운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해수부와 해진공 등은 산업은행을 대체해 포스코그룹이 HMM 주요 주주로 들어오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포스코그룹에 대한 정부의 시각에서 이번 딜이 실제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역대정부는 포스코그룹을 일종의 공기업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포스코홀딩스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 등을 통해 포스코그룹 지배구조에도 관여해왔다. 국적 선사인 HMM의 운영을 완전 민간기업이 아닌 포스코그룹과 해수부가 공동으로 펼친다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새 정부 들어 HMM 운영의 주체로 등장한 해양수산부와 부산·울산·경남(이하 부울경) 지역 정가도 포스코그룹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현재 HMM은 부울경 지역 정가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부산으로 이전하는 해수부와 고용인원 2000명이 넘는 HMM 본사를 함께 옮기겠다는 대통령의 공략 때문이다.
포스코그룹의 HMM 인수 검토가 진행되기 이전 해수부 주도로 산업은행 지분을 부울경 지자체가 매입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해수부 산하 해진공은 그대로 HMM 주주로 남고 산업은행 보유 지분을 부산과 울산, 경남 지역 지자체들이 매입하자는 방안이었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이 직접 관련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러나 민간기업인 HMM을 무턱대고 부산으로 이전하는데 대한 반대가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상장사인 HMM을 정부 주도로 본사 이전하는 데 대한 자본시장에서의 시각도 부정적이다. 밸류업 등 주식시장 선진화를 추진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과도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한 산업은행의 부담감도 컸다. 산업은행은 정부 금융정책을 집행하는 한 주체로서 자본시장에서의 역할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이 HMM 주주로 남아 있는 상황은 본사 이전 추진에 부담을 주는 요소였다. 산업은행이 HMM 주주에서 빠지면 다른 주주 및 유관 기관의 HMM 본사 부산 이전 논의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그룹이 인수하면 HMM의 본사 이전을 훨씬 수월해 질수 있다. 최대주주가 포스코그룹으로 바뀌면 HMM은 민간기업이 된다. 또 협력 관계에 있는 2대 주주 해진공은 HMM과 해수부와 부울경 정가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된다. 정부의 의도대로 HMM을 경영할 수 있는 장치는 유지하면서 부산 이전의 명분과 방식을 한결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다.
특히 과거 포스코그룹은 본점 소재지 이전과 관련해 지역 정가와 갈등을 겪었고 결국 지역에 남기로 선택한 경험이 있다. 2023년 3월 포스코홀딩스는 제55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해 ‘본사 소재지 변경(서울→포항)’ 안건 등을 최종 결정했다. 포스코홀딩스는 당초 본사 소재지를 서울에 두기로 했으나 포항시민들이 포항 이전을 요구하자 이사회에서 본사 소재지를 포항으로 변경하는 안에 대해 의결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와 해진공, 부울경 지역 정가 등에선 HMM을 최대한 지역 기업으로 유치하려는 의지가 강한데 산업은행보단 포스코가 덜 부담스러운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며 “포스코 지배구조의 특수성과 같은 부울경 지역에 본사를 둔 기업이란 점에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아이티센글로벌, 웹3 부문 순항에 사상 최대 분기 실적
- [i-point]이브이첨단소재, 284억 규모 유상증자 계획 철회
- [영상]'캐즘인가 K-즘인가' 전기차 생태계 확대, 답은 '민간'에 있다
- [i-point]신테카바이오, ABS센터서 'AI 기반 신약개발 연구회' 개최
- 뉴진스 되찾은 어도어, 펀더멘털 회복 '시동'
- [SKT 인사 풍향계]조직개편 키워드 '강소화', 2대 사업부 중심 재편
- [i-point]'성수기 진입' 감성코퍼레이션, 3분기 '견조한 성장'
- 얼라인파트너스 공세…스틱, 자사주 활용이냐 유증이냐
- [SK증권 상품전략 리뉴얼]'상품 전문가' 면모…경쟁력 있는 헤지펀드 발굴
- NH헤지운용, 목표달성-손익차등 가동…흥행 성공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한화, 알짜 자회사 ‘금융’에서 ‘제조’ 전환
- [그룹의 변신 Before&After]최대 변수 ‘경영체제’ GS건설 분리독립 가능성은
- [thebell desk]삼성동에서 새로운 한류를 보았다
- [그룹의 변신 Before&After]'둔화된' 성장동력, 손에 안 잡히는 '솔루션'
- [닻 오른 석유화학 구조조정]'복병' S-OIL 샤힌 프로젝트, 치킨게임 가중되나
- '흑자전환' S-OIL, "호황기 다가온다"
- ‘관세 직격탄’ 벗은 현대차, 수익성 회복 시동
- 곽재선 회장의 글로벌 공략 통했다…KGM '연속 흑자'
- "'차값 인상 없다' 비가격적 요소로 승부…EV 지속 투자"
- 현대차, 관세 리스크 수익성 감소에도 'TSR 35%' 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