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20년차 펀드매니저가 진단한 '코스피5000' 가능성[thebell interview]주주환원펀드 운용 장희준 다올운용 이사 "PBR 0.8배 상속증여세법 필요"

구혜린 기자공개 2025-09-11 17:47:52

이 기사는 2025년 09월 09일 08시00분 theWM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순이익이 첫 200조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펀더멘탈만으로 업사이드 요인은 충분하다. 그 이상 가는 건 정책이 필요하다. 주요 밸류업 정책이 하나씩 확정될 때마다 주가가 레벨업이 될 것이라고 본다. 코스피가 과거 고점을 찍은 게 PBR(주가순자산비율) 2배를 찍고 조정됐었다. 지금 기준으로 생각하면 6000, 5000은 불가능한 지수가 아니다.”

장희준 다올자산운용 이사(사진)는 최근 서울 여의도 다올자산운용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장 이사는 9000억원 규모 공모주 펀드를 운용하는 다올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팀장을 맡고 있다. 공모주 펀드와 더불어 운용에 집중하고 있는 펀드는 ‘다올 주주환원펀드’다. 펀드 콘셉트에 맞춰 정부의 정책방향을 매일 면밀히 체크하고 있는 상태다.

◇"신정부 정책 '강화된 밸류업'…시대적 흐름"

지금의 국내 시장은 20년차 펀드매니저인 그에게도 기대를 갖게 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장 이사는 “일본 밸류업 시기에 충분히 수익을 못 낸 외국인 투자자가 많은데 이들이 한국 주식시장 타이밍을 보면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막내시절 뮤추얼 펀드 열풍 이후로는 국내증시가 박스피에 갇혔었는데 외인이 관심을 가지면서 다시 한번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희준 이사는 신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이 갑작스럽게 등장한 게 아니라 시대적 흐름이라고 짚었다. 장 이사는 “고성장시기엔 기업이 배당을 하는 것보다 현금을 가지고 재투자하는 게 기업가치를 올리는 길이었고 실제로 수익성도 더 좋았다”며 “반대로 저성장국면인 지금은 투자 기회도 많지 않고 투자를 하더라도 잘못된 투자를 할 가능성이 높아진 시기”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구조적으로 주주환원 국면에 진입했다는 의미다. 그는 “지금은 현금을 쌓아둔다고 PBR 1배를 받을 수 없고 환원을 하는 게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가를 올리는 길”이라며 “기업이 하루 아침에 할 수 없는 걸 정책이 추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신정부 정책도 지난해 시행된 밸류업의 연장선인데 더 강화되서 나온 것”이라며 “밸류업은 시대적 흐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장희준 이사는 PBR 0.8배 상속증여세법을 가장 중요한 동력으로 꼽았다. 이는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만성적인 한국 주식 저평가 문제를 해소할 묘안이라며 대표 발의한 상속 증여세법 개정안이다. PBR 0.8배 미만인 상장주는 비상장주처럼 세금을 매기도록 해 경영권 승계를 앞둔 최대주주가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추는 행위를 막도록 하는 게 골자다.

그는 “PBR 0.8배 상속증여세법이 다시 한번 이슈가 됐으면 좋겠다”며 “현재 0.8배 밑에 있는 기업이 굉장히 많은데 0.8배까지라도 올려야 한다고 자극을 받으면 코스피 리레이팅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장희준 이사는 “주주환원펀드 운용에 최근 가장 집중하고 있어 정책 팔로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정책 흐름을 잘 따라가는 게 (펀드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금융주 주주환원율 '50% 천장' 뚫린 것 주목"

주주환원펀드는 다올자산운용 내에서 양질 고르게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 우선 지난해 최초 설정한 펀드가 주주환원 콘셉트 공모펀드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다올자산운용은 이 기세를 몰아 지난달 목표전환형(채권혼합형)으로 주주환원펀드 ‘시즌2’를 설정했는데 리테일에서 약 510억원이 모였다. 시즌1 펀드에 다올자산운용과 계열사가 100억원을 투자해 트랙레코드를 만드는 노력을 했다.

최초 펀드를 기획한 건 2023년 하반기. 고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종목에 시장 관계자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던 때다. 펀드 설정일이 1월16일인데 이때는 밸류업 정책도 발표되기 전이다. 장희준 이사는 “2023년에 일본 시장이 매우 좋았는데 밸류업 정책 때문이었다”며 “자사주를 소각해서 주가가 많이 올라가는 기업들을 보며 다음 순서는 한국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고 말했다.

타 공모펀드 대비 압축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게 운용 특징이다. 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주주환원수익률,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 등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 후보군 50~60종목을 선정하고 마켓 타이밍에 따라 펀드에 30개 종목을 편입하고 있다. 그는 “30개 종목을 3.3%씩 편입하는데 동일가중 헤어컷(가치 재조정)을 하다보니 매수단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들어 가장 기여도가 높은 종목은 금융주였다. 특히 그는 금융주의 주주환원율 50% 천장이 깨진 데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이사는 “KB금융이 2분기 실적 발표 후 자사주 정책 발표한 걸 계산해보면 주주환원율이 50%가 넘는다”며 “국내 금융 주주환원율 50%가 천장이었는데 이게 뚫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 은행들은 주주환원율을 60%까지 올리고 주가가 400% 올랐다”고 덧붙였다.

최근 금융증권주와 지주사주가 조정을 받고 있으나, 연말로 접어들수록 반등이 예상된다고 그는 의견을 밝혔다. 장 이사는 “7월 중순 이후로 너무 올라서 쉬어가는 타이밍인데 정책에 불확실성이 생기며 조정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며 “주요 정책이 몇 개라도 가시화가 되면 조방원(조선, 방산, 원전)이 잠시 주춤했다가 불을 뿜은 것처럼 지주사, 금융주도 다시 올라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