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니아 R&D 리바운드]국내 1호 바이오 벤처의 33년 자산, 과학은 살아있다①국내 최초 유전자 합성 기술 기반 벤처, 캐시카우에 가려진 신약 개발 잠재력
김성아 기자공개 2025-09-18 08:48:06
[편집자주]
1992년 '바이오'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불모지에 대한민국에서 첫 바이오 벤처로 등장한 바이오니아. 1990년대부터 유전자 합성 기술이라는 첨단 기술 영역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여전히 건재한 과학적 기반을 통해 신약 도전을 한다. 건기식이라는 탄탄한 캐시카우까지 장착한 바이오니아의 R&D 전략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7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타공인 국내 바이오 벤처 1호 바이오니아. 벤처라는 말조차 낯설던 1992년 국내 최초 PCR(유전자 증폭) 장비를 개발하며 K-바이오의 불씨를 만들었다. 연구자 출신 창업주가 내세운 과학에 대한 의지는 단순한 성과를 넘어 국가 차원의 바이오 주권을 고민하는 출발점이 됐다.30여년이 지난 지금 시장의 평가가 늘 우호적이지만은 않았음에도 바이오니아의 R&D가 꺼지지 않았던 이유는 탄탄한 과학적 지지기반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전공학 전문성을 바탕으로 분자진단과 RNA 분야에서 이어온 실험 정신은 여전히 살아 움직이고 있다.
◇최초 역사 써내려간 원조 바이오 벤처, 받쳐주지 못한 실적 성장세
바이오니아는 1992년 유전자 기술의 완전 국산화를 목표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1호 연구원 창업기업으로 설립됐다. 외국산 연구용 장비에 의존하는 국내 연구 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직접 장비 개발에 나섰다.
당시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전자 기술의 확립이 채 되지 않았을 시기다. 유전체 생명공학의 단초라고 여겨지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완성된 것도 바이오니아 설립 10년 후인 2003년이다.

바이오니아는 국내 바이오 벤처 1호로 최초의 역사를 써내려갔다. 아무도 도전하지 않았던 유전자 공학 분야에서 유전자 핵심기술인 DNA 합성과 PCR 시약을 국내 최초로 생산했다. 이를 기반으로 2005년 기술특례상장제도 첫 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이후 바이오니아는 장비나 시약뿐만 아니라 △진단 플랫폼 △siRNA 신약 △나노바이오 등 유전자 합성 생물학 전 영역으로 사업 분야를 점차 넓혀나갔다. 이 과정에는 모두 최초라는 타이틀이 함께 했다.
2001년 세계 최초로 384병렬 DNA 합성기를 개발해 대량 DNA 합성 서비스를 제공했고 고감도 RNA 검출 플랫폼을 바탕으로 아시아 최초 유럽 체외진단 규제 CE-IVD를 획득했다. HIV 정량 RT-PCR 키트는 아시아 최초로 WHO 사전 적격성 평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siRNA 역시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개발 성과는 학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실적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PCR 키트 등 분자진단 사업의 영향으로 팬데믹 기간인 2020년과 2021년 흑자전환을 이루는 듯 했으나 엔데믹 이후 다시 역성장의 길을 걸었다. 2024년 말 바이오니아 별도 기준 매출은 전년대비 축소된 382억원, 영업손실은 378억원이었다. 오히려 팬데믹 이전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캐시카우에 집중된 기업가치, 꺼지지 않은 신약 개발의 꿈
본업인 유전자 합성 기술에서 좀처럼 실적이 나지 않자 바이오니아는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 때 찾은 해법이 2006년 개발한 항비만 유산균주 'BNR17'을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사업이다.
2017년 설립된 건강기능식품 전문 자회사 '에이스바이옴'은 BNR17 기반 다이어트 유산균 제품 '비에날씬'으로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해 에이스바이옴의 매출액은 2688억원으로 전체 연결 매출의 91%를 차지했다.

에이스바이옴의 매출 비중이 점점 높아지면서 바이오니아의 정체성은 '주객전도'됐다. 유전자 합성 기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낮아지고 신제품 개발 등 에이스바이옴의 모멘텀을 바이오니아의 모멘텀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바이오니아는 오히려 때를 기다렸다는 입장이다. 많게는 수조원의 자금이 투입되어야 하는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캐시카우 확보는 필수적이었다. 견조한 현금창출력을 유지하고 있는 에이스바이옴을 기반으로 자금을 확보한 바이오니아는 다시금 본업인 유전자 합성 기술을 활용한 신약 개발 고도화에 나선다.

현재 바이오니아는 자회사 써나젠테라퓨틱스를 중심으로 자체 siRNA 합성 플랫폼인 'SAMiRNA'를 고도화시키고 있다. 대표 물질인 SRN-001은 특발성폐섬유증(IPF)뿐만 아니라 대사 이상 관련 간염·항비만 등 다양한 적응증을 타깃으로 현재 임상 1b상을 준비 중이다. 내년 상반기 1상 최종 결과 보고서(CSR) 수령을 목표로 임상 진전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박한오 바이오니아 회장은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siRNA 신약 개발은 계속 연구는 거듭해왔지만 아직까지 고도화시키기엔 내외부적으로 시기상조라는 판단이 있었다"며 "이제는 siRNA 신약에 대한 관심도와 신뢰도가 시장에 형성돼있어서 신약 개발을 본격화해도 되는 시점이라고 판단해 속도를 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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