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시시각각 변하는 경영환경, '정책통' 사외이사 역할은이민호 포스코·고려아연 사외이사 "사외이사 아이디어 잘 살릴 수 있어야"
이돈섭 기자공개 2025-09-22 08:22:26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9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환경은 시시각각 변한다. 최근 들어서는 그 변화의 속도가 앞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빨라졌다. ESG 활동 분야도 마찬가지다. 기업 경영에 몰두하는 이 입장에선 환경 변화를 제때 포착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이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 중 하나가 사외이사다. 지난 17일 오후 법무법인 율촌 ESG연구소장(고문)으로 일하면서 포스코와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민호 사외이사(사진)를 만났다.이민호 사외이사는 정통 관료 출신이다. 서울대 지질과학과 83학번인 그는 대학시절 격변하던 사회 속에서 의미 있는 일을 모색하다가 환경 분야에 천착, 기술고등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1992년 환경부 지구환경과 사무관으로 시작해 2017년 환경정책실장(차관보)을 마지막으로 그가 환경부에 적을 둔 기간만 26년에 이른다. 배출권 거래제 도입과 기후변화 협상 업무에 관여한 건 굵직한 커리어 이력으로 남았다.
자타공인 환경분야 정책통인 그가 공직 사회에서 나오자 공공과 민간을 불문하고 러브콜이 쏟아졌다. 그렇게 포스코와 고려아연과 인연을 맺었다. 환경부 재직 기간 동안 '지속가능 발전'이라는 화두를 놓치 않아 온 그로서는 시장 주도 ESG 활동이 확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사회 활동 제안이 반갑게 느껴졌다. 이 사외이사는 현재 두 기업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에 각각 위원장과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사외이사는 "민간 기업들이 가장 관심 두 영역 중 하나가 ESG 최근 동향과 전망, 특히 글로벌 시장 흐름에 맞춰 우리나라 정부가 어떤 정책을 추진하느냐"라면서 "오랜 기간 공직에 있었고 현재까지 정부 민관합동 ESG 정책협의회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보니 기업이 필요한 내용을 제공할 수 있고 법무법인 연구소장으로 재직하고 있어 안전분야와 지배구조 등 다양한 전문가를 주선해 도움을 주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비상장사로 사외이사 기용 의무가 없는 포스코가 사외이사를 기용해 위원회를 꾸린 건 그만큼 이 분야 의지가 상당하다는 방증이다. 이 사외이사는 "ESG 전략과 매출 전략 간 정합성 문제를 포함해 정책 방향성과 추진 속도 등에 대해 수시로 조언을 하곤 한다"면서 "기업 입장에서 ESG 활동을 한다는 건 결국 자원을 투입하는 것인데 트렌드 변화 속도에 맞춰 흐름에 너무 앞서거나 뒤처지지 않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이사회 진입과 같은 시기 고려아연 이사회에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가 이사회에 합류한 2022년 고려아연은 이른바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선보였다. 신재생 에너지 사업이 자원순환 사업으로 연결하고 이것을 다시 차전지 소재사업과 다시 신재생 에너지 사업으로 선순환하는 구조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이 사외이사는 "기업이 축적한 제조업 역량 강점을 접목해 ESG 활동을 추진하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고려아연은 이후 사모펀드와 경영권 분쟁을 겪는 과정에서 거버넌스 체계화 작업을 거쳤는데 이 과정에서 ESG 역량이 업그레이드되기도 했다. 상법 개정으로 집중투표제를 포함한 새로운 제도들이 도입되고 있는데 고려아연은 이미 새 제도를 채택해 운영하고 있다. 이 사외이사는 "집중투표제 등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때 방향성과 효과, 부작용에 대해 논의했고 시대적 흐름을 앞선다는 자부심도 느꼈다"고 했다.
이 사외이사는 이어 "상법 개정으로 사외이사 명칭도 독립이사로 바뀌는데 정말 중요한 건 사외이사가 이사회 안에서 자유롭게 생각을 개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면서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아 이사회를 운영하거나 사외이사만으로 이뤄진 회의를 개최하는 것, 사외이사 대상 교육을 실시하는 것의 효과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회사 안으로 가져오는 데 생각보다 상당히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 영향으로 ESG 활동에 대한 국내외 관심은 많이 사그라진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기후위기는 실존적 위험이며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 역시 바뀌지 않는다는 게 이 사외이사의 생각이다. 그는 "미래 문명이 탈탄소 중심이라는 건 아주 중요한 포인트"라면서 "정부와 민간이 반반씩 힘을 합쳐야만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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