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LG엔솔 PRS 협상 테이블…중대형 증권사 5곳 '윤곽'거래 규모 조단위, 매각시 비용 부담 고민
권순철 기자공개 2025-09-22 08:10:12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8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유동화로 주가수익스와프(PRS)를 낙점한 가운데 협상에 참여한 증권사 윤곽이 드러났다.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그룹이 자본시장에 등판할 때마다 중용했던 파트너들이 이변 없이 등장했다.거래 규모만 조단위를 훌쩍 넘어선데다가 고려해야 할 이해관계가 복잡해 난도가 높은 딜로 회자되고 있다. LG화학 차원에서도 LG엔솔 지분을 매각했을 경우 펼쳐질 시나리오와 감수해야 할 비용 부담을 계산하느라 속도가 붙지 않는 것으로 관측된다.
◇'조단위 PRS' 시동 건 LG화학…협상 테이블 앉은 '익숙한' 파트너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유동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PRS를 낙점, 국내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2~3조원 조달을 타진하고 있다. 하우스별로 인수할 지분 규모나 금리는 논의 중이지만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이 테이블에 앉은 것으로 관측된다.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끌어들일 때마다 익숙한 파트너를 기용하는 그룹의 특징이 고스란히 반영된 모습이다.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이제 막 영향력을 키우려는 증권사 입장에서 공략하기 가장 어려운 대기업 그룹사는 단연 LG그룹으로 꼽힌다. 커버리지 '빅3'인 KB, NH, 한국증권과 더불어 신한, 미래, 대신증권이 파트너 후보로 굳혀진 영향이 컸다.
SK그룹이 자본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때와는 대조적인 분위기로 관측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8월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던 당시 그룹과 친밀한 관계를 갖던 대형사(KB, NH, 한국, 신한, 미래)뿐만 아니라 커버리지 네트워크가 상대적으로 헐거웠던 삼성, 키움, 하나증권 등에도 거래 창구를 열었다.
증권가에서는 대신증권이 들어선 것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LG화학이 조달하려는 자금 규모를 감안하면 증권사별로 최소 4000억원을 소화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이 정도 규모의 북(book)을 단번에 집행하려면 자기자본 사이즈가 두드러진 대형사가 유리할 수 밖에 없는 반면, 대신증권은 삼성, 키움, 하나증권보다 밀린다.
다만 연초 종투사로 등극한 뒤 신용공여 한도가 개선되면서 IB 파트의 투자 스탠스가 공격적으로 전환된 모양새다. 그간 리스크 부서의 엄격한 잣대에 걸려 북을 보수적으로 운용해왔지만 영업 전선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변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LG그룹과 과거부터 다진 네트워크가 돋보여 협상 테이블에 발을 내딛을 수 있었다는 평이다.
◇LG화학, PRS 비용 부담 고심…LG엔솔 지분 매각 후 시나리오 '저울질'
딜 클로징까지 LG화학의 결정만을 남겨뒀지만 회사 측이 비용 부담을 세밀하게 따지면서 논의가 길어지는 것으로 관측된다. 블록딜의 경우 매각 당시 할인율만 감수하면 되는 반면, PRS는 증권사에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4~5% 안팎의 이자율이 유력하지만 매각 규모가 워낙 커 매년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소화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구나 LG화학은 LG엔솔 지분을 되사오기 힘든 입장이라 PRS 계약이 끝나도 만기를 연장하거나 새로운 딜 구조를 모색할 공산이 크다고 여겨진다. 어느 쪽을 택하든 적잖은 비용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LG화학의 LG엔솔 지분율은 80%를 넘어가는 터라 글로벌 최저한세를 부담하지 않기 위해 지분 매각이 절실한 상황이다.
규모가 워낙 클 뿐더러 고려할 이해관계도 복잡해 난도가 높은 딜로 분류되지만 클로징까지는 순항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LG엔솔 주가 하향세에도 올해에는 조단위 영업이익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돼 대기 수요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LG엔솔 지분을 매각한 적이 없어 실무상 소통이 길어지고 있을 뿐 투자 수요가 예상보다 미달될 우려는 낮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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