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 선 교촌F&B]무색한 정도경영, 슈링크플레이션·가맹점주 소송 논란①가맹점주와 잇따른 소송전 휘말려, 커지는 리걸 리스크 고심
변세영 기자공개 2025-09-30 09:11:25
[편집자주]
기업의 리스크 관리는 단발적 사건 대응이 아니라, 누적되는 불확실성을 제어하는 역량으로 좌우된다. 교촌F&B는 한때 '윤리·정도 경영'의 아이콘이었지만 가맹점 갈등과 소송 리스크, 중량 논란까지 작은 균열이 거듭되며 상징성이 흔들리고 있다. 더벨은 교촌F&B가 직면한 구조적 리스크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6일 13: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1년 구미에서 시작한 교촌에프앤비는 ‘정도경영’이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경영철학 역시 ‘정도·나눔·고객 중심’으로 구체화해 바른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윤리경영을 기반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정도경영의 의미와는 달리 최근 교촌에프앤비는 ‘슈링크플레이션’ 논란과 가맹점주와의 소송 리스크 등에 휘말리고 있다. 본래의 경영 철학이 현실 악재 속에서 시험대에 올랐다는 해석이다.
◇“신뢰와 명성이 가장 귀중한 자산”…슈링크플레이션 비판 여론 확산
교촌에프앤비는 그간 상생과 정직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정도경영’을 강조해 왔다. 교촌치킨의 창업주인 교촌에프앤비 권원강 회장이 펴낸 자서전 ‘최고의 상술’에 따르면 권 회장은 “정직을 경영 철학으로 삼으면 성공의 기준이 달라진다. 순간의 매출 지표나 화려한 성과에 눈을 돌리지 않는다. 그 대신 신뢰와 명성이 가장 귀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했을 정도다.
다만 최근 연이은 겹악재를 맞닥뜨리며 경영철학이 다소 무색해진 상태다. 대표적인 게 슈링크플레이션 이슈다. 교촌치킨은 최근 순살치킨 메뉴 용량을 기존(조리 전 중량) 700g에서 500g으로 29%나 줄이면서 메뉴 상세정보 페이지에만 용량을 표기했을 뿐 소비자에게 대외적으로 알림 조치를 하지 않았다. 정부가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상품에 대한 용량 등을 축소하는 행위를 부당한 소비자 거래행위로 지정하며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는 점에서 두드러진 행보다. 소비자 알권리를 충족하기 위해 슈링크플레이션 고시 대상을 프랜차이즈업계로 확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원재료도 다소 달라졌다. 교촌치킨은 기존에 순살치킨을 닭다리살로 만들었지만 일부 닭가슴살 안심을 혼합해 사용하기로 했다. 단가가 높은 닭다리살 대신 비교적 단가가 낮은 부위를 섞고도 고지하지 않고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다. 정도경영으로 ‘투명성’을 강조한 것과는 달리 사실상 두 자릿수 퍼센트 가격을 올리고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닭 공급 부족, 가맹점주 본사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고려’
가맹점주와의 소송 리스크도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올해 초 교촌치킨 가맹점주 200명 이상이 모여 교촌치킨 가맹본부인 교촌에프앤비를 상대로 각 100만원씩 차액가맹금을 돌려달라는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각종 물품을 공급하고 받는 대가에서 적정 도매가격을 뺀 차액으로 유통 마진이다.
차액가맹금은 그동안 업계의 관행처럼 여겨져 왔는데 최근 법원이 본사와 점주 간 ‘합의’ 없는 차액가맹금은 부당이득이라고 판단하면서 프랜차이즈업계에 불똥이 떨어졌다. 앞서 한국피자헛 사례를 보면 1심과 2심에서 점주들이 승소해 210억원 반환을 명령받은 상태라 프랜차이즈 업계로 비슷한 판결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닭 수급 이슈로 가맹점주들의 항의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 올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닭고기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도 닭 정육 확보에 애를 먹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촌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닭고기를 충분히 공급하지 않아 매출이 줄었다며 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예고한 상태다.
이들은 계약상 가맹본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닭고기를 구매할 수 없도록 규정해 매출 공백 피해가 커졌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경쟁사인 BHC의 경우 자체적으로 닭고기 매입가 인상분을 반영하며 수급을 원활하게 한 것과 대조적이라는 평가도 많다. 심지어 일부 교촌 점주들은 본사가 닭 공급 손실분만큼 보전해 주기로 약속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 제12조에 따르면 가맹점사업자에 대하여 상품이나 용역의 공급 또는 영업의 지원 등을 부당하게 중단 또는 거절하거나 그 내용을 현저히 제한하는 행위는 불공정거래행위로 금지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닭고기 수급이 어려워서 제공을 못한 게 ‘부당’한 행위로 볼 수 있을지는 타 프랜차이즈와 비교해 상황을 좀 더 따져봐야겠지만, 만약 본사가 손실 보전을 약속해 놓고도 이를 지키지 않은 거면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해당할 수 있다”라고 짚었다.
더벨은 닭고기 수급 및 가맹점주 대응과 관련해 질문했으나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답변드리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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