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N수생 점검]레메디, KB증권만 재신임…매출 확보 절실하다주관사단 재차 손질, 사업성 보완 '무게'
권순철 기자공개 2025-09-30 07:54:5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6일 10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휴대용 방사선 진단기기 제조 기업 레메디가 세 번째 기업공개(IPO) 도전에 나선다. LG전자가 2대 주주로 등재돼 있는 등 기술력이 강점인 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3년 전부터 상장 출사표를 던졌지만 예비심사 문턱을 넘지 못한 횟수는 어느 새 두 차례로 늘어났다.기술특례 심사 잣대가 전반적으로 강화된 가운데 사업성 측면에서 점수를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로부터 매출 볼륨을 키워오라는 주문을 받은 가운데 레메디는 KB증권을 단독 주관사로 발탁해 이른 시일 내로 예비심사 재도전을 계획하고 있다.
◇코스닥 예비심사 두 차례 낙마…"매출 키워라" 피드백
레메디의 상장 도전 시도는 이번이 세 번째다. 2012년 이레나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의공학실 교수가 창업한 레메디는 방사선 피폭 리스크를 최소화해 질환을 검진할 수 있는 '레멕스(REMEX)'로 유명세를 탄 회사다. 2020년 LG전자의 전략적 투자는 레메디의 기술력에 대한 호평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결정이다.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기술특례상장에 도전했지만 거래소의 시선은 달랐던 것으로 관측된다. 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임해 2022년 5월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5개월 넘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쳐 피어그룹 주가가 급락한데다가 거래소로부터 사업성 미흡이란 의견을 전달 받은 뒤 내린 결정이었다.
레메디는 이후 '영업통' 조봉호 대표가 이레나 창업주 대신 조타수를 쥐며 상장 전략을 전면 재검토했다. 주관사도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으로 교체한 뒤 지난해 10월 17일 재차 심사 청구했지만 이번에도 거래소를 설득하지 못했다. 4개월이 지나서도 거래소 심사역과 주관사단 실무자들이 만남을 가졌지만 끝내 철회 의사를 전했다.
이번에도 사업성과가 발목을 잡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지난해 별도 기준 11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창사 이후 최대 성과를 거뒀을 뿐더러 흑자 전환(13억원)에 성공했다. 그러나 거래소는 여전히 사업성이 부족하다고 판단, 레메디가 지금보다 매출 볼륨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피드백을 레메디와 주관사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높아진 기술특례 심사 문턱에 걸린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다. 2022년과 달리 기술특례 상장은 2023년부터 시행된 표준 기술평가모델을 따르는데, 레메디가 속한 의료기기 업종이 평가 받는 '사업성' 배점 비중은 종전 30~50%에서 50~60%로 상향 조정됐다. 성장 추이나 고객사 신뢰 여부 등 매출의 질적 측면도 여전히 중요하지만 기술이 실제 사업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낮다고 관측되면 매출 규모를 지적하기도 한다.
◇IPO 3수 도전 임박…KB증권과 동행
지난해 처음으로 연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만큼 비즈니스에 탄력이 붙은 상황이라 조만간 상장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앞선 두 번의 심사 과정에서 거래소가 특정한 수준의 매출을 요구한 것은 아니었지만 2년 연속 100억원대 매출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지난해 거둔 성과가 반짝 그치지 않음을 어필할 수 있게 된다.
주관사단에도 재차 변화를 줬다. 본래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주관사단 멤버였지만 3수 도전에 앞서 신한투자증권을 제외하고 KB증권과만 동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KB증권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레메디 지분 1.33%(8만4720주)를 보유하고 있다. 레메디 입장에서는 KB증권까지 교체하기엔 부담이 따를 수 있는 상황으로 관측된다.
KB증권이 상장 조타수를 홀로 쥐게 된 것은 현재 증권가에서 IPO 주관 역량이 가장 돋보이는 하우스라는 평가도 일부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6일 기준 8033억원의 실적을 쌓으며 2년 연속 주관 1위에 등극할 가능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레메디와 전략적 투자 관계를 맺고 있는 동국생명과학은 지난 2월 NH증권과 KB증권이 상장시킨 회사이기도 하다.
레메디는 이와 더불어 글로벌 시장 공략과 매출처 다변화 전략에 공을 들일 전망이다. 회사는 43개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지난해 기준 해외 매출은 52억원에서 95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매출의 절반 가량(56억원)을 고객사 두 곳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 사업성을 입증하는 측면에서 고객사 추가 발굴에도 무게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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