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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수 던진 애경그룹]"뼈를 깎는 재편 불사"…'포스트 30년' 청사진 그린다①모태산업 매각 단행, 신성장 전략 고심…‘선택과 집중’ 시험대

윤진현 기자공개 2025-10-02 07:58:14

[편집자주]

70년 역사를 쌓아온 애경그룹이 대규모 구조조정의 길 위에 섰다. 중부컨트리클럽과 애경산업 매각은 단순한 유동성 확보를 넘어 그룹 정체성의 변화를 의미한다. 오랜 기간 생활용품·화장품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애경그룹은 이제 항공·석유화학 등 주력 계열사의 불확실성과 맞물려 새로운 청사진을 구축해야 한다. 더벨이 '포스트 30년'을 그리는 애경그룹의 전략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9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애경그룹은 뼈를 깎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다. 30년 뒤에도 지속할 수 있는 미래 성장 동력을 찾겠다."

고준 AK홀딩스 대표이사가 연초 밝힌 발언은 그룹의 체질 전환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창립 이후 70년 역사를 쌓아 온 애경그룹은 중부컨트리클럽과 모태 계열사인 애경산업 매각을 연이어 단행하며 대규모 구조조정의 길 위에 섰다. 이번 결단은 단순한 현금 확보 차원을 넘어, 그룹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해야 하는 과제를 남기고 있다.

이번 변화는 AK홀딩스 고준 대표의 의지와도 맞닿아 있다. 베인앤컴퍼니 출신의 그는 자산 매각을 통해 그룹의 숨통을 틔우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시장은 애경그룹이 어떤 미래 로드맵을 제시할지 주목하고 있다.

◇ 70년 역사, 모태산업 매각으로 ‘대전환’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태광산업·티투프라이빗에쿼티(PE)·유안타인베스트먼트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본격적인 애경산업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실사와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연내 SPA 계약 체결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럼에도 지분 가치에 대한 양측의 협의는 얼추 마무리 되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번 거래는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 등이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63%를 매각 하는 방식이다. 태광산업이 애경산업 지분 100%를 7000억~8000억원 수준에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태광산업 컨소시엄이 4000억원 후반대로 지분을 인수하는 방향을 세웠다.

애경그룹의 근간으로 여겨진 애경산업 매각까지 단행하자 의문 부호가 붙는 것도 사실이다. 애경그룹의 뿌리는 1945년 설립된 대륭양행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1954년 애경유지공업을 세우며 생활용품 기업으로서 기반을 다졌다.

1960년대 들어서는 자동 연속식 비누 공장과 국내 첫 주방세제 ‘트리오’를 선보이며 생활용품 시장을 선도했다. 이후 석유화학 분야로 외연을 넓혔다. 국내 제1호 석유화학 등록업체 인증을 획득한 데 이어, 애경케미칼(옛 애경화학)을 설립해 화학사업 기반을 구축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애경개발과 중부컨트리클럽을 세우며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애경그룹이 생활용품·화학·레저를 아우르는 복합 기업으로 자리 잡은 시발점이다. 애경그룹은 현시점 기준 △생활용품 △석유화학 △백화점 △레저 △항공 △부동산 등의 다채로운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이렇듯 축적된 사업 포트폴리오에도 불구하고, 최근 항공·석유화학 업황 불확실성과 소비재 부문의 성장 한계가 맞물렸다. 제주항공은 유가 변동과 수요 회복 지연으로 수익성이 흔들리고 있고, 애경케미칼 역시 글로벌 석유화학 시황 악화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생활용품·화장품 부문마저 성장 정체에 직면해 포트폴리오 재편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도 여겨졌다.

◇ 고준 대표의 리밸런싱 시험대, 방향성 주목

앞서 애경그룹은 올해 중부CC 매각을 완료했다. 알짜 자산으로 평가받던 골프장까지 정리하면서 애경이 전통적인 캐시카우와 안정적 현금원천을 동시에 내려놓은 셈이다. 이 같은 일련의 행보는 고준 대표(사진)가 밝힌 구조조정 의지를 실행에 옮기고 있음을 방증한다.

애경그룹의 지주사, AK홀딩스의 고준 대표는 올해 연초부터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해 왔다. 향후 30년간 성장하기 위한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하단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베인앤컴퍼니 출신으로, 기업 가치 제고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애경산업 매각 역시 그의 전략적 구상에 따른 조치로 알려졌다.

고 대표는 자산 매각을 통해 단기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동시에 장기적 사업 재편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실제로 애경그룹은 항공·석유화학 등 주력 계열사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확보한 자금을 재무 안정화에 우선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애경그룹이 단순히 방어적 매각에 머무를지, 아니면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투자 범위를 넓혀갈지가 관건이다. 시장에서는 물류·부동산 개발, 항공·관광 연계 사업 등이 잠재적 신사업 카드로 거론된다.

고 대표의 실험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그룹 체질을 바꾸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캐시카우를 잃은 공백을 어떤 방식으로 채워나가느냐에 따라, 구조조정이 단순한 자산 매각으로 끝날지, 진정한 대전환의 기점이 될지가 갈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경그룹이 단기적으로는 현금 확보를 통해 숨통을 트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 동력을 다시 짜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며 "생활용품과 화장품을 정리한 만큼 항공·석유화학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신사업 발굴이 뒤따르지 않으면 매각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애경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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