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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MO 2025]한미약품의 항암불씨 'HM97662' 고형암서 효과 입증4년 개발 결실, ESMO 2025서 임상 1상 성과 첫 공개

김찬혁 기자공개 2025-10-21 08:30:08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0일 0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이 4년 넘게 개발한 후성유전학 기반 항암 신약 후보물질이 첫 인체 대상 임상시험에서 항암 활성을 입증했다. 임상 1상 결과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일부 고형암 환자에서 의미 있는 반응이 관찰됐다. 경영권 갈등과 리더십 교체로 연구개발 초점이 비만, 당뇨 등 대사질환으로 이동하는 와중에도 항암 분야의 기술력을 지켜온 한미약품의 결실이라는 평가다.

◇'유전자 스위치' 조절 기전, 고형암 미개척 영역

한미약품은 17일부터 21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5)에서 HM97662 임상 1상 결과를 공개했다. HM97662는 암세포의 후성유전학적 조절 메커니즘을 표적으로 하는 EZH1/2 이중 저해제다.

EZH 계열 약물은 암세포의 '유전자 스위치'를 조절하는 신개념 치료제다. EZH1과 EZH2 단백질은 암 유발 단백질 복합체인 ‘폴리콤 억제 복합체 2(PRC2)’를 구성하며 암세포 성장과 분화를 조절한다. 이 두 단백질을 동시에 제어하면 강력한 항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는 EZH2 저해제 '타즈베릭'과 EZH1/2 이중 저해제 '발레메토스타트' 두 약물이 허가돼 있다. 타즈베릭은 희귀 혈액암과 특정 육종에 사용되지만 고형암에서는 반응률이 낮고 특정 유전자 결손 환자에 효과가 국한됐다. 발레메토스타트는 일본에서 림프종 치료제로 승인됐으나 그 외 지역에서는 상업화되지 않았다.

HM97662의 강점은 EZH1과 EZH2를 동시에 억제해 암세포의 내성 발생 가능성을 줄인다는 점이다. EZH1은 EZH2가 억제된 뒤에도 암세포가 살아남는 '백업 경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두 효소를 동시에 차단하면 더 강력하고 지속적인 항암 효과를 낼 수 있다.

후성유전학이라는 새로운 메커니즘에 기반한 이중 저해제를 개발했다는 점 외에도 HM97662는 한미약품이 항암제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을 상징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미약품은 2021년 비임상 연구를 진행하며 개발에 착수했다.

당초 2022년 2분기 임상 1상과 용량 증량 및 확장 연구를 계획했으나 실제 임상은 지연됐다. 그럼에도 이번 임상 1상 결과는 그간의 개발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음을 보여준다.

◇안전성 양호·고형암서 반응 확인, '이중 저해' 잠재 입증

이번 1상에는 표준 치료에 실패했거나 내약성이 없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들이 등록됐다. HM97662는 28일 주기로 1일 1회 투여됐다.

2025년 6월 기준 50mg부터 350mg까지 7개 용량 수준에서 총 28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았다. 환자들은 중앙값 4차례의 선행 치료를 받은 중증 치료 경험군으로 다른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상황이었다. 가장 흔한 종양 유형은 난소암 6명으로 전체의 21.4%를 차지했으며, 췌장암 14.3%, 폐암 10.7%로 뒤를 이었다.



안전성 측면에서 250mg까지는 용량 제한 독성(DLT)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300mg과 350mg에서 각 1명씩 관찰됐다. 치료 중 발생한 이상반응(TEAE)은 전체 환자 중 92.9%인 26명에서 나타났으며 이 중 3등급 이상은 13명에서 보고됐다. 가장 흔한 TEAE는 오심으로 15명으로 나타났고 혈소판감소증 14명, 설사 12명, 빈혈과 구토가 각각 10명 순이었다.

치료 관련 이상반응(TRAE)은 75.0%인 21명에서 발생했으며 3등급 이상은 9명에서 보고됐다. 가장 흔한 TRAE는 혈소판감소증 14명, 오심 12명, 무력증 11명, 구토 9명, 빈혈 7명 순이었다. 이상반응으로 인한 용량 조절은 46.4%인 13명에서 필요했으나 치료 중단으로 이어진 사례는 없었다.

임상적 유효성 측면에서는 더욱 고무적인 결과가 관찰됐다. 300mg 투여군에서 SMARCA4 결핍 자궁육종 환자 1명이 확인된 부분반응(PR)을 보였으며 5주기에 종양이 35% 축소됐다. 200mg 투여군의 난소암 환자 1명은 안정병변(SD)을 달성해 18개월 이상 치료를 지속하고 있으며 종양이 26% 축소됐다. 전체 질병 조절률(DCR)은 75.0%를 기록했다.

이번 결과는 EZH 계열 약물 개발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전 EZH2 저해제들이 고형암에서 낮은 반응률을 보인 것과 달리 HM97662가 난소암, 자궁육종, 췌장암, 비소세포폐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 지속적인 임상 활성을 나타낸 점은 EZH1/2 이중 저해의 치료 잠재력을 입증한다.

연구진은 "HM97662가 치료 중단으로 이어지는 이상반응 없이 관리 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으며 다양한 진행성 고형암에서 지속적인 임상 활성을 나타내 추가 임상 평가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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