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30년, 코스닥 3000 비전]기술기업 혁신무대, 초라한 30년 성적표①IT 붐 당시 2800 포인트 도달 후 '천스닥' 신세
전기룡 기자공개 2025-11-03 08:00:49
[편집자주]
코스닥(KOSDAQ) 시장이 올해로 개장 30년차에 들어섰다. 미국 나스닥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설립된 성장주 시장의 현주소는 초라한 편이다. IT버블 시절 한때 2800포인트를 넘어선 적도 있지만 이후로는 '천스닥' 구경도 힘들 정도로 늪에 빠졌다. 새정부 들어 벤처·코스닥·VC협회 수장들이 '코스닥 3000 시대'를 향한 목소리를 냈다. 더벨이 코스닥 성장을 위한 비전을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9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개장 30년차를 맞이한 코스닥(KOSDAQ) 시장을 향한 질타는 하루이틀 있었던 얘기가 아니다. 최근 코스피가 400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대조적인 상황은 더 극명화되고 있다.코스닥은 '천스닥'을 넘어 3000포인트를 향해 갈 수 있을까. 지난 7월 유관협회 수장들은 '코스닥 3000 시대'를 열려면 구조적인 개혁이 불가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인위주의 단타거래, 1800여개 종목의 난립, 연기금의 외면, 모호한 정체성 등 고질적인 문제가 선결과제로 지적됐다.
◇물가상승률 감안시 실질수익률 마이너스, 외국인·기관 외면
코스닥은 1996년 7월 '제2의 나스닥'을 목표로 출범했다. 지수는 1000포인트로 시작해 지난 30년간 단순 추이만 보면 약 9% 역성장했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이 110%를 상회한 점을 감안하면 제대로 시장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
연간으로 따져도 물가상승률을 밑돈 횟수가 훨씬 많아 실질수익률은 마이너스에 머물러 있다. 출범 초기 IT 붐으로 지수가 2800선을 넘은 적도 있지만 이후로 천스닥도 구경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진 탓이다.
같은 기간으로 따지면 나스닥은 지수가 1800% 이상 올랐다. 나스닥 역시 IT 붐 시기 5000선까지 올랐다가 역풍을 맞았다. 하지만 절치부심한 끝에 혁신기술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로 자리매김하면서 지수는 꾸준하게 상승했다.

◇1800개 종목 난립, 미국·일본·대만 대비 지수상승률 가장 열위
코스닥은 종목수는 많지만 시가총액은 기대치를 밑도는 기형적 구조를 갖추고 있다. 1800여개 종목이 상장돼 있지만 전체 시가총액 합산은 474조원에 불과하다. 종목당 평균 시가총액이 2000억원대 정도인 셈이다. 실제로 코스닥 상위 60위권 밖으로는 시가총액이 모두 1조원을 하회한다.
반면 나스닥은 3300여개 종목에 약 4경6000조원(32조2730억달러) 상당의 시가총액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에 비해 종목수는 1.8배 수준이고 시장규모는 10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코스닥 규모는 코스피와 비교해도 열위에 있다. 코스피의 경우 843개 종목에 시가총액이 3200조원에 육박한다.
평균거래대금과 투자자보유비중을 살펴보면 코스닥이 얼마나 폐쇄적인 시장인지 단번에 드러난다. 코스닥의 최근 5일간 평균 거래대금은 7조원에 불과하다. 나스닥은 같은 기간 568조원이 거래됐다. 거래대금이 미미한 이유는 코스닥이 개인위주의 단타시장으로 전락해 있어서다. 최근 1년간 거래 추이를 봐도 80% 이상을 개인투자자가 주도했다.

외국인 보유 비중도 아쉬운 대목이다.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밖에 안된다. 나스닥은 별도로 외국인 보유 비중을 공개하지는 않지만 대략 18~20% 정도로 알려진 상태다.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 보유 비중이 각각 40%대로 투자자 비중이 균형을 맞추고 있다.
국가별로 따져도 한국은 종목수만 많고 시가총액 상승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5년간(2019~2024년) 코스피·코스닥을 합친 상장사 증가율은 17.7%로 미국(3.5%)보다 높은 편이다. 반면 지수 상승률은 3.8%로 미국(82.6%)·일본(65.4%)·대만(110.4%) 등과 비교해 가장 열위에 있다.

◇한국거래소·금융투자협회, 제도개선 침묵…벤처·코스닥·VC협회 '외목소리'
정치권에서 '코스피5000특별위원회'를 만들 정도로 코스피 주가 부양에 적극적인 반면 코스닥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를 비롯한 금융투자협회와 유관기관도 코스닥에 대해선 언급을 회피했다.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관계자는 "코스닥 쪽은 깊이 들여다보질 않아서 딱히 코멘트 할 아이디어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역시 공식적인 멘트가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 역시 코스닥 제도 부분에 대해서 코멘트하기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동안 정책적 지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기술특례상장 허들을 낮추는 '코스닥 활성화 대책'이나 '소재·부품·장비' 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방향성을 발표했지만 단기 모멘텀에 그쳤다. 성장주 전용 시장으로 자리잡기 전에 불공정거래의 온상으로 여겨지며 이미지가 훼손되는 사건도 발목을 잡았다.
벤처기업·코스닥·한국벤처캐피탈협회는 지난 7월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제안 기자간담회'에서 '코스닥 3000 시대'를 처음으로 언급했다. 혁신기업들이 코스피로 이전상장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성장주 전용 시장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병준 벤처기업협회장은 "코스닥은 1996년 출범 이래 벤처기업들에게 자본시장 진입의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통로 역할을 수행했다"면서도 "최근 지수 정체와 함께 제도적 획일성으로 본연의 기능이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창업·투자·회수·재투자'라는 선순환 고리를 위해선 코스닥의 구조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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