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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빗썸 오너의 귀환]IPO 지연 불가피, 지정감사·회계기준 '숙제'⑤오너 '상장 의지' 여전…지역·시점 두고 '고심'

노윤주 기자공개 2025-11-03 07:52:56

[편집자주]

이정훈 빗썸 오너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그간 내부에서 '감사'라고 불리며 공식 직함을 달지 않았던 그였다. 대외 행사 참여는커녕 그의 이름으로 공식 메세지도 전달된 바 없다. 하지만 올해부터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적분할해 신설된 자회사 대표이사를 맡았다. 네이버가 두나무 인수를 선언하면서 가상자산거래소 시장에도 긴장감이 감도는 상황 속에 이뤄진 일이다. 빗썸은 두 회사의 연합전선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미션을 안게 됐다. 오너 이정훈의 경영 행보를 통해 빗썸의 달라진 전략 방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0월 31일 14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빗썸이 내년 상반기 증시 상장을 외쳤지만 뚜렷한 진척 사항은 보이지 않는다. 주관사 선정은 2년 전에 마쳤다. 본래 계획대로라면 내년 1월 상장 예비심사청구를 진행해야 한다. 2017년 프리 IPO 투자 유치에 참여한 VC들은 8년째 엑시트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 기초 공사가 끝나지 않았다. 회계기준 전환, 지정감사 등이 숙제로 남아 있다. 오너인 이정훈 빗썸에이 대표의 의지는 변하지 않았지만 내부서도 일정 지연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이미 번복, 지연이 발생한 만큼 추후 오너 중심으로 속도를 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주관사 선정 후 2년…K-IFRS 도입 '아직'

빗썸은 2023년 11월 삼성증권을 IPO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후 내년 1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고 3월 초 증권 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월 중 국내 시장에 상장하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아직 기본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가장 급한 건 회계기준 전환이다. 빗썸은 현재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을 사용하고 있다. 비상장사는 K-GAAP과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중 선택할 수 있지만 상장사는 선택지 없이 K-IFRS를 적용해야 한다.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때 제출하는 재무제표도 마찬가지다.

지정감사도 마찬가지다. 금융당국이 지정하는 회계법인이 감사를 실시하는 데 상장을 앞둔 기업인 만큼 꼼꼼히 따져본다. 일례로 IPO를 준비 중인 메가존클라우드는 첫 지정감사를 받으면서 9월말에서야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회계기준 전환과 지정감사는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과거 재무제표를 소급해서 다시 작성해야 하고 자산 평가 방식도 달라진다.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가상자산거래소는 상장 사례가 없기 때문에 더욱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 시점 빅4 회계법인의 외부감사를 받는 곳은 삼일회계법인을 선임한 두나무가 유일하다.


◇순수 거래소 분리 완료, 이제 남은 건 '실행'

빗썸이 최근 단행한 인적분할도 IPO를 위한 작업 중 하나였다. 투자 사업 부문을 빗썸에이로 떼어내고 빗썸 본체에는 가상자산거래소 사업만 남겼다. IPO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다.

그간 빗썸은 거래소 사업과 함께 이정훈 대표 관심사에 따른 다양한 투자 사업을 병행해 왔다. 베트남 리조트 개발, 벤처투자 등이다. 이런 복합적 사업 구조는 거래소 사업의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을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게 만들었다.

빗썸은 인적분할로 비거래소 부문을 빗썸에이로 넘기면서 거래소와 블록체인 관련 기능만 남긴 기업이 됐다. 핵심 사업을 시장에 명확하게 제시하고 경영 책임성과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IPO 주체가 될 사업 부문을 명확히 발라냈다.

일단 구조 정비는 마쳤지만 시행이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돌면서 VC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17년 프리 IPO를 통해 빗썸에 투자한 이들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 신한벤처투자 등이 빗썸 지분을 들고 있다. 8년이 지났지만 아직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빗썸도 곧 IPO 일정 조정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내부서는 지정감사, 회계기준 변경 등 사안으로 인해 당초 약속했던 내년 1월 예비심사 청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뜻이 모아졌다. 그럼에도 IPO를 추진하겠다는 이 대표의 의지는 바뀌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빗썸의 IPO 진행 의지는 아직 확고한 것으로 확인된다"라며 "다만 국내와 미국행을 두고 아직 고민 중인 데다 시점 역시 조율이 늦어지면서 아직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착수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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