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ELS 열전]'큰손' 은행 ELS 판매 초읽기…시장 활기 기대감①상품 구상 고민 시작…판매고 확대 전망에 신중론도
이지은 기자공개 2025-11-10 16:27:30
[편집자주]
주가연계증권(ELS) 판매를 중단한 은행권이 내년 판매 재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 신탁에 ELS 상품을 공급하던 증권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콩 H지수 사태로 시장이 정체된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ELS를 취급해온 증권사들의 행보와 고민, 그리고 이들이 내놓는 시장 전망을 담아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05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권의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재개가 내년 초부터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 신탁에 ELS를 공급하던 증권사들로선 기회의 시장이 다시 열리는 셈이다. 은행마다 다르던 ELS 판매 한도 규정도 내년부터는 사실상 없어지면서 판매 잔고가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증권사들은 상품 공급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을 고려, 상품 구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는 분위기다. 일부 증권사들은 은행 신탁에 ELS를 공급하는 것보단 그간 키운 리테일 채널을 통해 자사 ELS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선호하는 모습도 연출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도 불구, 아직 홍콩 ELS 과징금 관련 결론이 나지 않는 등 규제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해 시장 상황을 살필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규정 개정안 시행 이후에도, 은행별 규제 반영 현황에 대한 금융당국의 확인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 재개 시점을 예상하기 쉽지 않은 셈이다.
◇ 내년초부터 판매 재개 기대감, "큰 손 은행 통해야 판매량 늘어"
지난 10월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어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감독규정 일부 개정 고시안을 의결했다. 올해 2월 발표한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불완전판매 예방 종합대책 수립에 따른 후속 조치다. 시행일은 내년 1월 1일이다.
은행권은 내년 초부터 ELS 판매가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준비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유일하게 ELS 판매가 중단되지 않은 우리은행은 거점점포 공사에 착수했다. 아직 은행별 ELS 판매가 가능한 거점점포가 정해지진 않았으나 일부 지점에 대해 선제적으로 공사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은행 신탁에 ELS 상품을 공급하는 증권사들에게도 반사이익이 돌아갈지 여부에 주목되고 있다. 통상 은행들은 증권사가 발행한 ELS를 신탁 계정으로 편입한 주가연계신탁(ELT) 형태로 판매를 해온 까닭에서다.
은행권이 ELS 시장의 큰손인 만큼 은행을 판매처로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홍콩 H지수 사태 이후 이뤄진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ELS 판매 현황 조사에 따르면 은행을 통해 최초로 ELS에 투자한 계좌 수가 증권보다 많았다. 주로 리테일을 통해 온라인 전용 ELS를 판매하던 키움증권이 은행 대상 세일즈에 나서기 위해 최근 은행권 출신 인력을 채용한 것 또한 이를 잘 보여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LS는 고난도 금융상품으로 분류돼 광고가 어렵다"며 "시장 큰 손인 은행을 통해서 ELS 상품을 노출시킬 수 있게 되는데 증권사 입장에선 간과하기 어려운 부분이다"고 말했다.
수익성 측면에선 큰 차이는 없지만 전체 판매고에서 차이가 난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임원은 "이론적으로는 증권사가 리테일로 판매하나 은행 신탁에 공급하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동일하다"며 "가령 은행과 증권사에 똑같은 ELS 상품을 건다고 가정하면, 은행이 원금의 약 1% 정도를 선취 수수료로 가져가고 손님이 6% 정도를 취하게 되는 반면 은행을 거치지 않으면 손님이 7% 수익률을 누리는 것이라 똑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 S&T(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은 상품 구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는 분위기다. 은행권 입장에선 손실 위험이 낮은 ELS 상품을 선호할 것이란 판단에 따라 만기를 5년 이상으로 늘린 상품을 구상하는 등 상품 개발을 고민하는 모습도 포착된다. 증시 급락을 경험하던 2008년에도 이같은 아이디어가 제시된 적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 판매고 순증에 회의론도, 규제 이후 시장 분위기 살펴야
증권업권에서는 판매 재개에 대비하되, 개정안 시행 이후의 시장 상황을 우선 살펴야할 필요성은 있다고 지적한다. 절대적인 판매고는 늘겠지만 상품 가입의 절차가 까다로워진 만큼 높아진 진입장벽에 상품 가입을 꺼리는 등 성장성에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홍콩 H지수 사태 이후로 ELS는 아는 사람들만 아는 상품이 되어버렸다"며 "국내 파생상품 시장이 활발했던 과거가 다시 올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장이 많이 침체돼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ELS 판매를 반드시 검토하겠지만 홍콩 H지수 사태 과징금 결론이 나오면 향후 규모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별로 정해져있던 판매 한도가 없어지더라도 은행들이 과거보다 ELS 판매량을 크게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이 내년 ELS 판매 재개를 하며 시장 수요 변동이 있으면 대응하겠지만 당장은 새로운 상품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며 "이미 공모로 판매가 되고 있지만 상환 가능성을 높여 안정성을 제고하는 리자드 구조 등을 제외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고 자체는 늘 것으로 보여지나 각 은행별로 어느정도 판매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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