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의 변신 Before&After]‘멈춰버린 10년’ 넥스트 스텝을 위한 시간이었나[LS그룹]②10년간 매출 10조대 정체...글로벌 투자·R&D 확대, 에너지 중심 전환의 밑거름
임효진 기자공개 2025-11-11 07:22:15
[편집자주]
재계는 변신 중이다. 그 어느 때보다 경영환경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한다.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신규투자에 나서는 것은 물론이고 그룹의 모태인 주력사업을 팔아 전혀 새로운 미래를 그리는 곳도 있다. 10년 전과 비교해 주력사업과 캐시카우가 크게 변한 곳도 부지기수다. 더벨은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는 국내 대기업들의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10년을 조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06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S그룹은 2000년대 초반 수직계열화를 통해 자급하는 생태계를 만들었지만 2010년을 넘어서면서 정체기에 들어섰다.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었다. 내수 시장도 포화상태에 이르며 약 10년간 매출은 10조원 수준에 머무르며 성장하지 못했다.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회사는 버티기에 들어가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에 나섰다.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며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이 시기의 투자는 훗날 에너지 중심 기업으로 변신할 기반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자재 가격·내수 시장 정체 ‘성장 멈춘 10년’
LS그룹은 2010년 매출 16조원을 돌파한 뒤 약 10년 동안 이 기록을 깨지 못했다. 겉으로는 안정된 산업재 그룹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안정기에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다르게 보면 정체를 겪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구리·전력소재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외형 성장에는 기여했지만 경기 순환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구조적 한계를 노출한 셈이었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원자재 가격 하락이었다. LS그룹의 핵심 계열사 LS니꼬동제련(현 LS MnM)은 구리 제련을 주력으로 하는데 2011년 톤당 1만달러에 달했던 구리 가격이 2015년 450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LS MnM은 LS 총매출의 60~70%를 차지하고 있었다. LS전선 또한 구리 가격에 연동된 단가 구조 탓에 매출은 커 보이지만 실질적인 수익성은 제한됐다.
같은 기간 LS산전(현 LS일렉트릭)은 내수 중심의 산업자동화 시장에서 성장 정체를 겪었다. 국내 제조업 투자 위축, 공공 프로젝트 감소, 수출 확장 한계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09년 2196억원에서 531억원 수준으로 급락한 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1000억원대 초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본업으로 실제 벌어들인 현금을 나타낸다.
이 같은 사실은 영업이익률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LS의 2005년 매출은 5조원, 영업이익은 4108억원으로 영업이익률 7.9%를 기록했다. 그러나 2009년에는 매출 13조원을 넘어섰음에도 영업이익은 5107억원에 불과했다. 이때 영업이익률은 3.8%였다. 이후 약 10년 동안 매출 성장 없이 영업이익률 2~5% 수준을 유지했다.
◇R&D와 글로벌화 병행…기술 중심 산업재로 재편 시도
LS그룹은 외형 성장 정체 속에서도 구조 개선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이어갔다. 이 시기의 핵심 과제는 산업재 중심 사업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체질을 만드는 것이었다. 전선·전력기기·소재라는 기존 3대 축을 고도화하고 해외 시장에서의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화와 기술 혁신이 병행됐다.
대표적인 예로 LS전선은 베트남 생산법인을 키운 것이 있다. 1997년 설립한 전력 케이블 법인 LS비나는 베트남 현지 케이블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매년 규모를 키워가고 있었다. 이 기세를 이어 2007년에는 베트남 제2공장을 설립했다. 또 2008년에는 중국의 전선회사를 인수해 LSHQ를 설립했다.
R&D 역량 개발에 집중했다. LS전선은 2009년 R&D 비용은 289억원 수준으로 전체 매출의 0.93%를 차지했다. 이후 비슷한 추세를 이어가다가 2015년 R&D 비용을 410억원으로 키우며 전체 매출의 1.19%를 지출했다. 이후 400억원 내외의 지출을 유지하며 전체 매출의 1% 이상을 R&D에 사용했다.

LS산전은 2010년 부산공장을 준공했고 같은해 베이정연구소를 개소했다. 2012년에는 LS전선과 LS엠트론이 기존 안양 R&D센터를 군포로 이전해 확장된 R&D센터 준공식을 가졌다. 그룹 차원에서도 2015년 이후 R&D 중심 경영을 선언하며 각 계열사의 연구조직을 강화했고 스마트팩토리 및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를 본격화했다.
소재 부문에서는 LS니꼬동제련이 제련 및 리사이클 기술 고도화를 추진했다. 2010년 자원기술소를 출범시키면서 리사이클 기업을 인수했다. 비슷한 시기 온산제련소 전기동 생산능력을 증설하는 등 설비를 고도화했다. 이 과정에서 제련 부산물을 활용한 귀금속 회수, 환경안전 설비 강화, 공정 자동화 등으로 효율성을 높였다.
이러한 구조 개선은 당장의 실적 향상으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LS그룹이 이후 에너지 전환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적 자산과 생산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기반이 됐다. 2011~2020년은 LS그룹이 정체 속에서도 체질을 전환하며 향후 폭발적 성장을 준비한 내실 강화의 시기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에는 실적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이 시기 투자들은 단기 실적보다 체질 개선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며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가 경기 순환에 취약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장기적으로는 소재·전력·전동화로 이어지는 기술 기반을 쌓아둔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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