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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사들 "건설사 등급 어찌하오리까" 정기평정 앞두고 심적부담 극에 달해.."유동성 검토 강화할 것"

김효혜 기자공개 2011-04-13 18:29:49

이 기사는 2011년 04월 13일 1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부토건의 예상치 못한 법정관리 신청으로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공황상태에 빠졌다. 한솔건설 진흥기업 LIG건설에 이어 삼부토건까지 채무 상환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앞으로 건설사 신용평가를 어떤 기준으로 해야 할 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건설업종에 대한 정기 신용평가를 막 시작해야 하는 시점. 지금까지 하던 대로 자체적인 채무상환능력과 모기업의 지원가능성을 보고 등급을 줬다가는 언제 배신을 당할 지 모를 판이다.

그렇다고 당장 신용평가 방법론을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바꾸려고 해도 뾰족한 방법을 찾기도 어렵다. 돈이 없어 못 갚는 것이 아니고 갚을 생각이 없는 것인데, 그 마음 속을 어떻게 알겠느냐고 하소연한다.

일단은 현재 가능한 선에서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는 노릇. 신평사들은 모든 건설사의 상환능력을 재검토하기로 하고 그 중에서도 유동성과 재무융통성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솔·진흥·LIG건설 사태로 불거진 그룹의 계열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도 최대한 꼼꼼히 평가하겠다는 방침이다.

건설사 전반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에 대해서는 극도로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기준을 강화해 일괄적인 재평가에 나설 경우 엄청난 후유증을 감당하기 두렵다는 것이다.

◇ "등급 내리면 더 큰 화 부를 수 있다"

신평사 3사는 현재 건설업종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한 상태다. 건설사 평가 담당 부서인 한국신용평가의 평가2실, 한국기업평가의 평가1실, 한국신용정보평가의 기업3실은 연일 강도 높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내부 기준을 보다 확고히 정립하기 위해서다.

한국기업평가는 올 초 '건설업 평가방법론'을 한 차례 수정했다. 건설경기 침체와 업종 전반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현금창출력의 반영 비중을 높이고 수주잔고 대신 잔고회전율을 새로운 기준으로 제시했다. 주택사업 침체로 토목/플랜트/계열 비중이 높아진 것을 감안, 해당 부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변경했다.

한기평 관계자는 "결산 이후 첫 평가이기에 부담이 크다"며 "업종 전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신정평가는 등급 하향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현재 등급의 적정성을 더 많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신정평가 관계자는 "기존 등급을 내리기보다는 유지시키기 위한 더 많은 조치들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지금 등급을 내리면 PF ABCP 등의 롤오버가 정말 어려워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부분을 유심히 봐야할 업체가 몇 군데 있어 관련 자료를 많이 요청해놨다"고 덧붙였다.

한신평은 이번 건설사 등급 평정이 7인 조정회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등급 평정을 위해서는 담당 평가실에서 의견을 제시하면 위원회가 열려 부여 등급이 적정한 지를 결정한다. 3인 조정회부터 9인 조정회까지있는데 사안의 중요성에 따라 평정위원의 수가 늘어난다. 7인 조정회가 열린다는 것은 해당 사안이 상당히 중요한 사안임을 뜻한다.

한신평 관계자는 "등급이 결정되려면 조정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한다"며 "중요한 사안일 수록 많은 이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결론이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 계열 지원 평가 골치아파.."우리가 점쟁이냐"

한솔그룹의 한솔건설, 효성그룹의 진흥기업, LIG그룹의 LIG건설 등 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신용등급에 상당 부분 플러스 요인으로 평가됐던 곳들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이에 대한 신평사들의 '기준' 또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신평사들은 새로운 기준 정립이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놨다. 일각에서는 "우리가 점쟁이냐"는 한탄도 터져나왔다. 특히 LIG건설과 삼부토건의 경우는 '완전히 뒷통수를 맞았다'며 배신감마저 느낀다는 반응이다.

신평사들은 우선적으로 '실질적 지원'과 '지급보증' 여부를 놓고 그룹의 계열 지원 가능성을 판단한다. 그 다음은 '그룹의 지원 여력'과 '지원 의지'다. 이 '지원 의지'를 판단하기 위해 평가위원들은 경영진과 인터뷰를 갖기도 한다. 하지만 이 부분이 워낙 가변적인 탓에 기본적으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신정평가 관계자는 "인터뷰에서는 다들 계열사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얘기한다"며 "나중에 말이 달라져도 어쩔 수 없는 것이라 평가하기가 정말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신평사들은 건설사 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에서도 그룹의 '꼬리 자르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전 업종에 대한 모니터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3사 모두 지금까지의 관행과는 다르게 적용할 것을 분명히 했다.

한기평 관계자는 "계열 지원 여부에 대해 보수적인 접근을 하려한다"며 "국제 신평사들은 과거의 지원 사례를 많이 보는데, 우리도 이 같은 경험적 기준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신평 관계자는 "그룹의 지원 가능성보다는 단독 기업(Stand Alone)으로서의 상황을 더 비중있게 평가할 것"이라며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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