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STX重 증자, 최대주주 불참...STX 참여 포석 STX, 최대주주 부상 예상...주식시장 통해 자금 지원 성격

정준화 기자공개 2011-05-17 14:00:33

이 기사는 2011년 05월 17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000억원 규모의 STX중공업 유상증자에 최대주주인 STX조선해양이 불참했다. 대신 STX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STX가 실권주를 인수하며 대주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번 거래로 인해 STX그룹의 지배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7일 STX그룹에 따르면 STX중공업 지분 94.06%를 보유한 STX조선해양은 유상증자대금 납입일인 전일 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조선 경기 침체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STX조선해양의 순차입금은 1조7966억원(부채비율 296%, 2010년말 기준)으로, STX중공업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만큼 자금 사정이 넉넉치 않다.

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 "STX조선해양이 타법인에 출자하기보다 본연의 사업에 집중해야할 때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STX 유상증자 대금으로 STX중공업 증자 참여

관련 업계에서는 STX조선해양의 불참을 STX중공업 지분을 STX에게 넘기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이에 앞서 STX가 20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한 것도 중공업 증자 참여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실제 STX측은 "증자 자금의 일부를 지배구조 강화에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그룹의 자금 위기설 등이 나도는 상황에서 금융권 차입이 여의치 않은 STX그룹이 주식시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계열사 지원에 나서는 모양새다.

작년 말 기준 STX 지분 12.99%를 보유한 강덕수 회장은 언론을 통해 STX 증자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며 강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포스텍(지분율 23.12%) 및 특수관계인도 S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46.93%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참여가 증자 성공 여부의 관건이다.

STX 측은 할인율 20%(발행예정가 2만500원)를 적용하는만큼 일반 주주들의 참여가 적극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관사인 대우, 동양, 우리투자증권도 잔액인수가 아닌 모집주선 역할만 한다.

이렇게 주식 시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STX가 1000억원 규모의 STX중공업 실권주를 인수할 경우 STX중공업의 지배구조는 STX와 STX조선해양이 양분하는 구조로 바뀐다.

지난해 말 기준 STX중공업 자본금 규모가 959억원인 점을 감안할 때 증자가 마무리 된 후 STX는 중공업 지분 48%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반대로 기존 최대주주인 STX조선해양의 중공업 지분율은 50%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STX-STX조선해양-STX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STX를 정점으로 STX조선해양과 STX중공업을 거느리는 모양으로 변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거래가 이뤄지면 STX그룹의 지배구조가 바뀌게 된다"며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STX를 중심으로 지주회사 체제가 구체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STX중공업이 곧바로 3자 배정 방식의 증자를 택하지 않은 것은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 희석이 될 수 있는 3자 배정 방식을 주주배정 과정을 거치지 않고 실행할 경우 배임 등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img2.gif

◇ STX 중심으로 지주사 체제 구축...상장에 따른 차익 기대

STX가 STX중공업 증자에 직접 참여한 것은 비상장사인 STX중공업 지분을 상장 전 저렴하게 취득하면서 계열사를 지원함과 동시에 상장을 통한 거액의 차익을 누릴 수 있는 '이중효과' 때문이다.

2004년 설립된 STX중공업은 지난 2008년 상장을 목표로 IPO 작업을 진행해 왔으나 짧은 업력과 실적 악화로 인해 여태껏 상장이 지연되고 있다. 연매출 1조3000억원에 달하는 STX중공업의 2009년 당기순이익은 15억원에 불과했고, 지난해에는 4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계획했던 Pre-IPO(상장 전 지분매각)도 투자자와의 가격에 대한 이견 탓에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또 STX조선해양은 최근 지분매각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투자자와 협상을 진행했으나 투자자측의 사정으로 단기간 내 확정이 어렵다"고 밝혀 지분 매각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이 늦춰지고 새로운 투자자 유치에 애를 먹자 STX는 증자를 통해 주식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STX중공업 지원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STX중공업이 글로벌 수주를 따내기 위해 자본금 확충이 필수적인 상황이라는 점도 더이상 자금 지원을 늦출 수 없었던 이유다.

선박용 엔진과 조선기자재 사업이 주력이던 STX중공업은 신성장동력인 산업플랜트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달 총 3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발전설비 수주를 따내는 등 플랜트 분야에서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는 STX중공업 연매출(약 1조3000억원)의 3배에 가까운 수주 규모다.

STX는 비상장사인 STX중공업 지분을 상장 전 저렴하게 취득해 향후 상장차익을 얻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STX중공업의 증자 발행가액은 액면가인 2500원에 불과하다.

지난 2009년말 STX중공업 지분 30% 가량을 산은금융지주 사모투자펀드(PEF)에 매각하려 했을 때 매각 대금이 1000억원 이상에서 논의됐음을 감안하면 액면가는 당시 가격의 3분의 1 수준이다.

지분법 이익 외에 대규모 자금을 마련하기 힘든 STX 입장에서는 STX중공업 상장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규모 수주를 따낸 데 이어 추가적인 수주가 이어지면서 실적이 쌓일 경우 STX중공업의 상장 작업이 빨라질 수 있다"며 "STX가 액면가에 지분을 인수하게 되면 상당한 상장차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STX 관계자는 증자 참여 여부와 관련, "이사회 결의 사항이기 때문에 아직 아무 것도 얘기할 수 없다"며 "조만간 중공업 측 이사회를 통해 실권주 처리방안에 대해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