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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절차 비앤비시스템, 무리한 할부 마케팅 탓 치과의사 5곳 중 1곳 쓰는 물방울 레이저 업체…파격 할부에 해지 늘어 자금경색

조영갑 기자공개 2019-02-15 08:24:41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4일 1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치과용 레이저수술기 업체인 비앤비시스템이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레이저 기기를 리스하거나 구매했던 치과의사들에게 피해 전가가 우려된다. 비앤비시스템의 경영난에 대해 캐피탈 업체와의 무리한 할부 프로그램 운용이 원인으로 지목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비앤비시스템은 지난 1월 23일 서울지방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고, 보전처분결정을 받았다. 이어 2월 8일 개시결정을 받아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비앤비시스템은 자금경색이 온 상황에서 무리하게 기존의 리스 할부 마케팅을 이어가다 결국 법원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2002년 설립된 비앤비스시템은 이른바 '물방울 레이저' 수술용 기기를 출시하면서 치과 시장에서 큰 인기몰이를 했다. 기기당 견적이 6000만원 수준인데,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약 3000여 대가 팔린 걸로 추산된다. 전국의 치과수가 대략 1만5000여개인 점을 고려했을 때 치과 5곳 중 1곳에서 비앤비시스템의 제품을 사용했다.

비앤비는 파격적인 할부 프로그램으로 치과 시장을 석권했다. 비앤비와 리스를 대행한 메리츠캐피탈, 한국캐피탈 등은 36개월 분납 조건으로 1년 간 사용하면서, 유저가 원치 않을 경우 1년 뒤 아무런 조건 없이 반납이 가능한 할부 마케팅을 진행했다. 메리츠나 한국을 통해 리스비를 결제하면 비앤비에서 5만원을 제외한 거의 전액을 보전해주는 방식도 겸했다.

한 치과의사는 "렌탈비는 기계값 6000만원에 대해 할부금액 196만원을 캐피탈을 통해 납부하면 회사에서 지원금으로 191만원을 입금해주는 방식"이라면서 "사실상 1년 간 월 5만원으로 렌탈하는 셈이었는데 1년 쓰고 장비를 반납했음에도 해지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앤비시스템의 자금경색은 리스 후 정식 계약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1년 사용 뒤 만족하지 못한 치과의사들 다수가 반납을 요청하면서 비앤비 측에서도 리스할부비를 지원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업체 측은 "현재 기기와 관련된 AS등의 서비스는 계속 진행하고 있지만 기기 반납은 받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반납을 할 수도 없고, 반납한 후 리스할부비를 계속 납부하게 되면 치과의사들에게 피해가 전가된다. 현재 피해액 총액은 16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 과정에서 이성창 대표를 대신해 3개월 간 경영을 맡았던 김철용 대표의 책임회피도 있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치과용 현미경 사업을 하면서 동일한 프로모션을 진행해왔다.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던 김 대표가 구원투수로 경영을 맡게 됐으나 무리한 마케팅으로 불어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경영에서 다시 손을 뗐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일방적으로 이 프로모션을 중지했다.

다시 경영에 복귀한 이성창 대표는 회생신청을 통해 회사를 인수할 원매자를 찾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채권자를 정리해 법원에 제출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우량 회사가 비앤비를 인수하는 것인데 한 군데서 문의가 들어오기도 했으며 사태수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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