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분석]금호HT, 'M&A 손바뀜' 2년만에 '가족 경영' 본궤도모친 조경숙 전 대표 이어 아들 김두인 대표이사로 '선임'…36세 CEO 시대 '활짝'
김서영 기자공개 2020-12-28 13:28:00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3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부품업체 금호HT의 '2세 경영'에 막이 올랐다. 2018년 인수합병(M&A)를 통해 주인이 바뀐 이후 2년 만에 가족 경영이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조경숙 전 대표이사의 아들인 김두인 사내이사가 36세의 나이로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조 전 대표의 신임을 받는 김진곤 부사장과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꾸렸다.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금호HT는 지난달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김두인 사내이사와 김진곤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앞서 김 부사장은 사내이사 선임 절차를 거쳤다. 이로써 금호HT는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 돌입했다. 이전까지는 조 전 대표가 단독으로 CEO를 맡았다.
금호HT는 1988년 한일 합작회사로 설립된 자동차용 램프 및 LED 전문 제조업체다. 금호전기(51%)와 일본 TLT사(49%)가 합작해 설립됐다. 크게 LED 모듈 사업부문과 백열전구 사업부문을 영위한다.
금호HT는 금호전기그룹에 속해 있었지만 2018년 12월 최대주주가 화합물 반도체 제조업체인 루미마이크로로 변경되면서 그룹에서 분리됐다. 그 후 올해 3월 에스맥이 루미마이크로가 보유하던 지분 23.29%를 포함해 30.24%를 사들여 최대주주에 올랐다. 올해 9월 말 기준 금호HT의 최대주주는 지분 27.69%를 보유한 에스맥이다.
2018년 말 금호HT에 입사해 기획팀장을 맡았다. 이듬해 이스트게이트인베스트먼트 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스트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금호HT의 최대주주인 에스맥의 손자회사다. 김 대표는 올해 다시 금호HT로 돌아와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김 대표는 사내이사 선임 8개월 만에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김 대표는 경영 수업을 받은 지 2년 만에 '2세 경영'에 나선다. 금호HT 관계자는 "원래부터 가족경영을 해오던 회사는 아니다"라며 "조경숙 대표이사의 아들이 그다음 대표이사에 오르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어머니 조 전 대표는 다른 대표이사직에 전념하기 위해 사임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 전 대표는 2018년 12월부터 금호HT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조 전 대표는 에스맥, 에스맥웰스매니지먼트, 다이노나는 물론 이스트버건디의 대표이사다. 화일약품의 각자 대표이사기도 하다.
조 전 대표는 플라스틱 필름을 제조하는 오성첨단소재에서 아들 김 대표와 함께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오성첨단소재는 에스맥의 지분 13.61%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또 조 전 대표는 코스닥 상장 바이오기업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사내이사기도 하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화일약품의 최대주주다. 에스맥의 종속회사 다이노나는 화일약품의 2대주주다.
김 대표의 2세 경영에 이어 '승계'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금호HT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이스트버건디가 있다. 이스트버건디는 조 전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경영컨설팅 업체다. 이스트버건디는 각각 오성첨단소재(12.48%)와 에스맥(13.61%)의 최대주주다. 조 전 대표가 김 대표에게 이스트버건디 지분을 전량 넘겨주는 방식으로 승계가 가능하다.
김진곤 부사장은 김 대표와 함께 대표이사에 올랐다. 1964년생인 김 부사장은 성균관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2016년까지 삼성전자 LCD 사업부 구매파트장을 맡았다. 2019년까지는 매그나칩 반도체에서 상무를 지냈다. 이후 금호HT로 적을 옮겨 부사장에 올랐다.
김 부사장은 조 전 대표의 '오른팔'과 다름없다. 김 부사장은 조 전 대표가 대표이사로 있는 에스맥에서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또 조 전 대표와 함께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사내이사다. 이스트버건디를 정점으로 조 전 대표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는 셈이다.
금호HT는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되지만 달라지는 건 없다. 금호HT 관계자는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지만 김두인 대표이사와 김진곤 대표이사 간 역할 분담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금호HT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내 자동차용 백열전구 시장의 94%를 웃도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용 램프사와의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세계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주요 매출처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에스엘과 현대IHL, 현대모비스 등이다.
금호HT는 올해 9월 말까지 1563억6957만원의 매출을 벌어들였으나 영업손실로 29억1078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47억7491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에 비해 160.9%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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