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APP그룹, 김치본드 조달 꾸준…국내 증권사 확장 속도 IKPP, 6500만달러 발행…신한·한국·KB증권 주관, 유동화 시장서 소화
피혜림 기자공개 2021-10-26 08:42:08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5일 1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도네시아 제지 기업 'PT Indah Kiat Pulp&Paper Tbk'(이하 IKPP)가 첫 김치본드(국내에서 발행되는 외화 표시 채권) 발행에 나섰다. IKPP는 세계 최대 종합제지그룹인 Asia Pulp&Paper Group(이하 APP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이번 발행으로 6500만달러의 자금을 마련했다.APP그룹은 2018년부터 주요 계열사의 김치본드 발행을 이어오고 있다. 국내 증권사와의 탄탄한 관계 등을 바탕으로 조달처 다변화와 달러화 자금 수요 대응 등의 이점을 모두 겨냥한 모습이다.
이번 발행에서는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이 주관 업무에 나서 인도네시아 기업에 대한 확장력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19발 국가간 이동 제한 등으로 크로스보더(cross border) 딜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기존에 구축해 둔 탄탄한 네트워크 등을 적극 활용해 명맥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IKPP, 첫 김치본드 발행…APP그룹, 국내 시장 활용도↑
IKPP는 이날 6500만달러 규모의 김치본드를 발행했다. 만기는 3년 단일물이다. 인도네시아 기업인 IKPP가 국내 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이 주관 업무를 맡았다.
해당 채권은 대부분 국내 유동화 시장에서 소화될 전망이다. 같은날 KB증권은 특수목적회사(SPC) 뉴스타시나를 통해 이중 2000만달러의 사모 김치본드를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유동화사채(3년물)를 발행했다. KB증권이 신용공여에 나서 ABS 등급을 AA+로 끌어올렸다.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역시 인수 물량을 유사한 방식으로 세일즈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인도네시아 기업의 김치본드를 기초자산으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찍어 장·단기 금리차를 활용키도 했다.
IKPP의 발행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관련 계열사들의 조달은 꾸준히 이어져왔다. IKPP가 속한 인도네시아 종합제지회사 APP그룹은 2018년부터 계열사의 김치본드 데뷔전을 이어왔다.
2018년 'PT Pabrik Kertas Tjiwi Kimia TBK(TKIM)'의 2500만달러 규모 김치본드 발행을 시작으로 2019년과 2020년 각각 'Lontar Papyrus Pulp & Paper Industry(LPPI, 9000만달러)', 'PT OKI Pulp&Paper Mills(OKI, 5500만달러)'가 국내 채권시장 데뷔전에 나섰다. 대표주관사로 활약한 신한금융투자와 꾸준히 관계를 이어온 결과였다.
국내 시장에 대한 친숙도가 높아지면서 점차 데뷔 이슈어의 펀더멘탈 역시 우량해지고 있다. 이날 김치본드 발행에 나선 IKPP는 인도네시아 기업과 두 곳의 대만 기업이 합작해 탄생한 곳으로, 2019년 기준 자산 규모가 85억달러(약 10조원)에 달한다. APP그룹 첫 김치본드 발행사인 TKIM의 자산(30억달러) 규모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APP그룹은 세계 최대 종합제지그룹으로, 전세계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이어가고 있다. 모그룹 Sinar Mas는 인도네시아 현지 3대 기업으로 꼽힌다. APP그룹의 경우 회계 기준 자체가 달러로 설정돼 있어 싱가포르와 홍콩 등 해외 시장을 활용한 자금 마련에 앞장서고 있다. 조달처 다변화 등을 위해 김치본드 발행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한계에도 명맥 꾸준…국내 증권사, 인니 영향력 확대
APP그룹을 필두로 한 인도네시아 기업의 김치본드 발행은 코로나19발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어 보인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국가간 이동이 제한된 탓에 국내 증권사의 해외 진출에는 제약이 뚜렷해진 상황이다.
하지만 APP그룹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이어온 국내 증권사와의 네트워크 등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시장성 조달을 지속하고 있다. 2018년부터 신한금융투자와 맺어온 관계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등 다양한 국내사로 네트워크를 넓혀가는 모습이다.
김치본드의 경우 국가간 금리차를 활용한 새 수익원이 된다는 점에서 국내 증권사 입장에서도 이점이 상당해 보인다. APP그룹의 경우 웬만한 국내사보다 회사 규모가 크지만 인도네시아 기업인 탓에 조달금리가 높다. 이를 겨냥해 국내 증권사는 사모 김치본드를 인수해 신용공여한 후 유동화 딜로 쏠쏠한 차익을 누리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딜
-
-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M&A]LOC 낸 에어인천·이스타, LOI 낸 에어프레미아
- M캐피탈, 투자금융자산 담보 3000억 대출 추진
- 부방 '테크로스환경서비스' 매각 시동, 주관사 삼정KPMG
- IS동서, 폐기물 처리업체 ‘코엔텍’ 우선매수권 행사하나
- [Market Watch]'조달 난항' 중견 건설사, P-CBO가 대안될까
- [IB 수수료 점검]한국증권, 샤페론 유증 모집주선만으로 '억대 수익'
- [HD현대마린솔루션 IPO]해외 확약 '6%'...반복되는 국내 투자자 역차별 논란
-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M&A]MBK 손잡은 에어프레미아, 다크호스 등극
-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M&A]본입찰 마감, 제주항공 불참
- [2024 캐피탈마켓 포럼]"한국물 신규발행 랠리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