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IPO 회계 점검]런드리고, 커지는 '운반비' 멀어지는 '손익분기점'매년 300% 성장 불구, 영업손실 규모 매출액과 비슷…"세탁 운반 비용 조절 힘들어"
남준우 기자공개 2023-01-19 13:30:19
[편집자주]
밀리의 서재, 쏘카 등 플랫폼 기업들이 공모주 수요예측에서 좋지 못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시장 호황기였던 작년까지 조 단위 몸값을 부르며 IPO 기대감을 드러내던 것과는 상반된다. 플랫폼 기업을 표방하는 곳 대부분 좋지 못한 실적이나 기대 이하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일부 기업은 플랫폼이라는 허울 속에 사업의 본질을 숨겨 재무제표에서 '착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벨은 플랫폼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각 기업들의 현 상황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6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의식주컴퍼니가 운영하는 비대면 세탁·수선 서비스인 런드리고(Laundrygo)는 현재 시장에서 약 4000억원의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IPO나 M&A 등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는 않았으나, 주주 중 재무적투자자(FI) 비중이 높아 업계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매출액과 맞먹는 영업손실이 걱정거리다.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세탁을 운반하기 위한 비용도 덩달아 커지는 구조다. 회계업계에서는 결국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하기 위해서 이용료를 올려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2년 투자 라운드서 기업가치 4000억 평가

의식주컴퍼니의 실적은 사실상 런드리고 사업 성과에 따라 움직인다고 봐도 무방하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의식주컴퍼니의 매출은 약 130억원이다. 2021년 신설한 종속회사 런드리24의 매출이 약 2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런드리고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런드리고 매출은 대부분 서비스매출에서 나온다. 고객이 모바일 앱으로 '세탁물 수거'를 요청하고 '자체 빨래 수거함(런드렛)'에 두면 밤부터 아침 사이 런드리고 직원이 수거해가는 방식이다.
설립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년 300%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덕분에 작년 11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 베저스-K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페블즈자산운용, KB증권, 한화투자증권, 무신사 등으로부터 30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 과정에서 약 4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세탁 스마트팩토리 EPC(설계·구매·건설) 전문 기업인 에이플러스 머시너리(A+ Machinery) 인수 등으로 성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느 플랫폼 스타트업처럼 트래픽(이용자 수) 확대와 이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를 노리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균일한 세탁 품질을 보장한다면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 군포에 위치한 자동화 공장 투자 역시 이러한 논리의 일환이다.

◇운반비 매출원가로 편입하면 매출총이익 (-) 기록
런드리고의 재무제표와 사업 등을 검토한 회계사들은 장밋빛 전망보다,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변동비에 주목했다. 손익계산서를 검토해본 결과 흑자 전환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런드리고는 2021년에 매출액 130억원과 함께 영업손실도 13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대비 120%에 해당하는 판관비가 원인이다. 판관비를 높은 순서대로 나열하면 급여, 운반비, 외주용역비 순이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매출액 대비 약 26%의 비중을 차지하는 운반비다. 비대면 모바일 세탁서비스라는 비즈니스 특성 상 비중이 클 수밖에 없는 비용이다. 세탁물을 수거해가고 집에 가져다 주는 물류비의 일종인 셈이다.
회계업계에서는 런드리고의 운반비가 판관비로 분류되어 있으나, 매출에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만큼 매출원가로도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매출원가는 원재료비, 감가상각비, 생산직 직원 인건비처럼 생산 과정에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비용을 의미한다. 반면 판관비는 광고비, 본사 직원 급여, 지급수수료 등 제품이나 서비스 판매에 들어간 비용이다.
런드리고의 2021년 서비스 매출원가(110억원)와 운반비를 모두 고려하면 매출총이익은 -14억원으로 손실이다. 쉽게 말해 수익성이 없다는 의미다. 매출이 늘어날수록 운반비도 덩달아 커지는 것은 필연적이다. 형태나 디자인에 따라 분류하고 세탁하기 위해서는 사람 손을 거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결국 BEP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현재 책정한 서비스 가격에서 두 배 정도를 더 받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크린토피아, 세탁특공대 등 경쟁상대를 생각하면 가격을 올리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런드리고 역시 쏘카나 다른 플랫폼 표방 기업들과 비슷한 문제를 두고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며 "생산라인 자동화에 아무리 신경 쓴들 매출에 따라 늘어나는 운반비를 해결하지 못하면 BEP 도달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런드리고 유투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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