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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운용 실태 점검]상여 지급·조달 수단으로 다시 풀리는 자사주⑤주주 환원 외에도 취득 목적 명시한 한화솔루션, 처분 활발한 네이버·카카오

김형락 기자공개 2023-01-27 07:37:57

[편집자주]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자사주를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주요 업무가 되고 있다. 자사주를 소각하거나 제3자 교환, 우호세력에 매각하는 등 처분 방식에 따라 회사의 경영과 재무상태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자사주에 대한 규제는 다양한 법안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 왔다. 새해 금융당국이 자사주 관련 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THE CFO가 우리나라 기업들의 자사주 운용 실태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9일 17:0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자사주는 활용처가 정해져 있지 않은 '백지 수표'와 같다. 필요하다면 임직원 보상에 쓰거나 조달 수단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자사주 소각이 즉각적인 주주 환원 방안이라면, 이 같은 자사주 처분은 간접적인 주주 환원책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물론 자사주 처분이 기업가치 향상으로 귀결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완벽한 주주 환원 활동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자사주를 다채롭게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상장사는 네이버와 카카오다. 사업 제휴와 인수·합병(M&A)를 위한 지분 교환부터 이익 소각, 교환사채(EB) 발행, 상여 지급까지 자사주를 놀리지 않고 재무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자사주를 활용한 재무정책은 네이버가 먼저 썼다. NHN 시절부터 CFO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물량을 자사주로 지급했다. 자사주를 매입할 때는 사용처를 따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2008년 최휘영 NHN CFO는 주가 안정, 주주가치 환원 목적으로 자사주 130만주(2860억원)를 취득했다. 그해 11월 자사주 4000주(4억원)는 스톡옵션을 행사한 직원에게 처분했다.

2013년 당시 NHN이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현 NHN)으로 인적분할된 뒤에도 자사주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 네이버의 자사주 매입 목적은 모두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환원이었다. 이렇게 취득한 자사주는 임직원 상여 지급에 썼다.


네이버의 성과 보상 제도는 크게 스톡옵션과 스톡 그랜트(Stock Grant)로 나뉜다. 스톡옵션은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을 사서 일정 기간이 지난 뒤 팔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고, 스톡 그랜트는 무상으로 주식을 지급하는 제도다. 기업 성장과 임직원의 성과 보상을 연계한 인센티브 방안이라는 점은 같다.

네이버는 지난해 1~3분기 스톡옵션 행사 등으로 자사주 67만587주를 처분했다. 지난 1월에는 자사주 21만743주(378억원)를 스톡 그랜트로 지급했다. 이후 자사주 1385만6624주(지분 8.45%)를 보유 중이다.


카카오도 자사주를 임직원 보상 수단으로 정착시켰다. 2014년 12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그해 10월)한 직후 자사주 16만8637주(240억원)를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합병 법인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자사주와 연동한 동반 성장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카카오가 주식 취득금액을 일부 지원해 직원들에게 자사주를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당시 자사주를 취득한 직원들에게는 최소 6개월 이상 보유하도록 권고했다.

카카오는 네이버와 달리 계열사 합병 과정에서 자사주가 늘었다. 잔여 자사주 872만4627주 중 합병 등으로 취득한 기타 보유분(869만8687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 12월 카카오엠 합병에 따라 취득한 자사주 1만355주(5억원)는 임직원 상여로 처분했다.

재계에선 SK그룹이 자사주를 임직원 보상에 풀고 있다. 지주사인 SK(주)는 임직원 스톡옵션 행사와 사외이사,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의 스톡 그랜트를 자사주로 부여하고 있다. 스톡 그랜트는 별도 가득 조건을 두지 않는 대신 임기 내에는 양도하지 못하도록 했다. 지난해 1~3분기에는 자사주 3만3531주를 SK(주)와 자회사 임원 상여금으로 지급했다. 자사주 1412주는 사외이사 보수(스톡 그랜트)로 썼다.


한화그룹도 자사주를 연계한 보상 체계를 수립해두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2020년 양도 제한 조건부 주식(RSU) 제도를 도입했다. RSU로 쓸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순차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RSU 제도는 임원의 성과, 평가, 직급, 직책에 따른 성과(예상)금을 양도 제한 조건부 주식(50%)과 주식 연동형 현금(50%)으로 부여하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귀속(Vesting) 기간 후에 지급한다.

한화솔루션은 다른 상장사들과 다르게 자사주를 취득할 때부터 활용처를 명시하고 있다. 2020년 2~5월 자사주 201만4793주(380억원)를 취득하면서 이익 소각(161만4793주)과 임직원 보상(40만주)에 쓰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2~5월에도 자사주 60만주(203억원)를 사들이며 취득 목적은 RSU 등 임직원 보상용이라고 공시했다.


지난해 9~10월 물적분할을 앞두고 주주 권익 보호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공개매수도 진행했다. 경량복합소재 사업 부문 및 태양광소재 사업 부문 물적분할을 진행하면서 보통주 136만2800주(695억원), 우선주 1만500주(5억원)를 공개매수해 자사주 보유량이 늘었다. 보통주 265만1990주(지분 1.39%), 우선주 1만500주(지분 0.93%)를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다.

당시 금융위원회가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과 관련해 일반 주주 권익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물적분할 시 주주들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제도 개선을 준비하고 있었다. 한화솔루션은 금융당국의 제도 개편 취지를 고려해 자발적으로 자사주 공개매수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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