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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 vs KCGI]MBK-유니슨 연대한 최규옥, 방어인가 엑시트인가잠재의결권 및 콜옵션 포함 총 17%대 지분, 당분간 공동경영 불가피

최은진 기자공개 2023-01-26 11:04:04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5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6일 오스템임플란트 경영진은 KCGI측 인사들을 만났다. 그리고 5일 뒤인 21일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은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에 지분 절반을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최 회장의 퇴사를 종용하는 행동주의 펀드의 압박, 소액주주의 집단소송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이 지분매각을 고민한 건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횡령사건이 벌어지고 주식거래가 정지된 후 최 회장은 유동성 압박에 시달렸다. 이 때부터 사모펀드는 물론 증권사 및 컨설팅펌 등 주요인사를 만나며 대안을 찾았다.

그리고 작년 하반기 오스템파마에 근무하던 장녀를 퇴사시키고 유학을 보낸 것을 기점으로 경영에 대한 의지를 내려놨다는 얘기가 시장에 돌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최대주주 지위를 내려놓는 최 회장은 이번 지분매각으로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걸까.

◇보통주 기준 10% 지분, 콜옵션 등 고려하면 확고한 '2대주주' 지위

최 회장이 보유한 오스템임플란트의 보통주는 294만3718주, 이 중 약 절반인 144만2421주를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에 넘긴다.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사모투자펀드운용사(PE)인 유니슨캐피탈코리아와 MBK파트너스가 조성한 사모투자합자회사다. 지분 거래금액은 2741억원, 거래 직전 영업일 종가인 16만2500원 대비 약 17%의 프리미엄이 부여됐다.

이외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추가로 최소 239만4782주, 최대 1117만7003주의 보통주 공개매수에 나선다. 이렇게 되면 최소 25.6%, 최대 84%의 지분율을 확보하며 2~3대 주주 지분율을 압도하는 최대주주로 등극한다.

반면 최 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20.6%에서 10%로 내려앉는다. 보유하고 있던 전환사채의 콜옵션은 그의 자녀인 최정민·규옥씨에게 각각 절반씩 증여했다. 이들 특수관계자 지분까지 고려하면 최 회장의 지분율은 13.4%대다.


여기에 투자계약에 따라 최 회장은 매각 지분에 대한 콜옵션 권한도 갖는다. 일정한 행사기간 동안 3회 이내의 범위에서 전체 지분율 4%에 해당하는 주식의 범위에서다. 이러한 잠재적 지분까지 고려하면 지분율은 대략 17%까지 확대할 수 있다.

기존 2대, 3대 주주였던 라자드에셋운용, KCGI보다 높은 지분율로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 다음인 2대주주 입지를 확고하게 다지는 셈이다.

◇각각 이사지명권 확보, 최규옥 회장 경영개입 정도에 '관심'

이처럼 최 회장은 최대주주 지위를 내주긴 하지만 영향력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긴 어렵다.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가 추진하는 공개매수가 최소 수량 이상으로 모이면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와 최 회장은 각각 이사지명권도 갖는다.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사외이사 포함 4인을, 최 회장은 2인의 후보자를 각각 지명할 수 있다. 1인의 후보자는 합의를 통해 지명해 총 7인의 이사회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일정한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선 의결권을 공동행사하기로 했다.

이를 고려하면 경영권은 전적으로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가 확보한다고 볼 수 있다. 최 회장은 2대주주로서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된다. 현금이 필요한 최 회장 입장에선 일정부분 경영에 영향을 미치면서도 지분을 엑시트 하는 기회가 된 셈이다. 오스템임플란트 입장에선 그동안 경영리스크로 지적되던 '오너전횡'을 해소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업가치 정상화의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업계서는 임플란트는 물론 치과업계서 최 회장이 갖는 영향력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인 만큼 실질적인 경영에 있어선 당분간 최 회장의 입김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최대주주가 된 사모투자펀드가 관련 업계의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최 회장의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최 회장이 사모투자펀드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는 셈이다.

또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가 추후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매각할 경우 최 회장은 우선협상권을 갖는다. 사실상 최 회장의 경영권에 대한 의지가 오스템임플란트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셈이다.

최 회장과 직접 딜을 논의했던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최 회장이 오랫동안 이 문제에 대해 고민했지만 결과적으로 사모투자펀드에 지분을 넘긴 것은 여러가지 의미하는 바가 있다"며 "완전히 경영에서 손을 떼는 엑시트로만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최 회장이 경영 전면에 드러나긴 쉽지 않다. 기업 거버넌스 개편이 이번 거래의 핵심 배경인 만큼 경영자로 등극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최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난다, 경영한다'고 말하기 명확치 않다는 설명이다.

다만 한동안 이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지금처럼 회장 직함으로 미등기임원을 지내면서 주요 의사결정을 자문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란 얘기다.

오스템임플란트 내부 관계자는 "갑작스레 일어난 일이긴 하지만 당분간 현체제가 변경되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며 "감시자 역할을 할 인물이 투입되긴 하겠지만 회장 직함으로 어느정도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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