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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늦어지는 11번가, '플랜B' 매각으로 선회하나 2월 거래소 예비심사 청구 잠정 보류, 증시침체 대안 마련 고심

김선호 기자공개 2023-02-03 08:12:18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1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의 계열사인 국내 1세대 이커머스 11번가가 상장 일정을 미룬 가운데 매각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마켓컬리가 상장을 무기한 연기하는 등 증시 전반에 한기가 감돌면서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올해 2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려 했지만 관련 절차를 장점 중단키로 했다. 증시침체 장기화로 기업공개(IPO) 시기를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가 상장을 추진하기 시작한 건 2018년 국민연금·MG새마을금고중앙회·H&Q코리아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5년 내 상장'을 약속하면서부터다. 그로부터 5년이 되는 시기가 올해다. 이 과정에서 아마존과 협업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2020년 하반기 세계 최대 이커머스업체인 아마존이 SK텔레콤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를 통해 11번가는 아마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채널인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했다. 아마존은 상장 등 일정조건이 충족되면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이를 통해 2021년 매출은 2.9% 증가한 561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매출이 증가와 함께 영업손실도 69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10.3% 늘어났다. 2019년 14억원의 영업이익을 발생시킨 이후로 줄곧 적자경영이 지속되고 있는 중이다.

물론 이러한 사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11번가는 2023년 '11번가 2.0'을 본격적으로 실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직매입 슈팅배송, 우주패스, 마이데이터, SK페이 결제 등 각 사업영역의 변환을 의미한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기업가치 제고 결실을 맺어야 하지만 시장 여건이 충분히 뒷받침되고 있지 않다는 게 문제다. 먼저 마켓컬리가 증시침체 등으로 기대한 몸값을 받아내지 못하면서 상장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고 나섰다.

11번가도 마켓컬리의 상장 연기에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커머스업체에 시장 기대가 낮아지고 있고 증시침체가 장기화되면 올해 중에 상장을 이뤄내지 못할 수도 있다. 때문에 매각 가능성이 다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2018년 이전 11번가 일부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나서기도 했다. 이커머스 사업을 키우기 위해 매물을 검토하던 롯데·신세계그룹과 접촉을 했었던 이유다. 다만 경영권 인수를 원했던 롯데·신세계그룹과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신세계그룹은 2018년 말 에스에스지닷컴을 설립하고 2021년 지마켓(옛 이베이코리아)을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사실상 신세계그룹으로서는 11번가를 추가로 인수할 이유가 사라진 셈이다. 때문에 남은 원매자로 롯데그룹이 남아 있었다.

최종 결렬되기는 했지만 롯데그룹은 2019년 티몬을 인수하고자 했다.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 롯데온이 운영되고 있지만 대기업 이커머스업체와 경쟁을 하기 위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덩치를 키울 수 있는 인수합병(M&A) 전략을 포기할 수 없었다.

때문에 지난해 롯데그룹은 11번가 인수를 재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물 밑 협상이 있기는 했지만 성사되지는 않았고 이를 대신해 영국에 위치한 글로벌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맞손을 잡기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11번가는 롯데그룹과 물밑 협상이 중단된 후 상장 추진과 맞물려 매각을 위한 원매자 물색을 병행하고 있다"며 "이는 증시 침체로 인해 원하는 기업가치를 책정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11번가 관계자는 "상장 연기와 중단 등에 대해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고 시장상황을 고려해 기업공개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며 "매각 가능성은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이 또한 구체화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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